김설탕과 도나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3
허정윤 지음, 릴리아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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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수북
#김설탕과도나스
#허정윤작가 #릴리아

어릴적 동네에는, 동네마다 하나쯤은 바보오빠가 있었어요. 그 오빠가 동네 냇가에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들을 빠뜨려 죽이고 있더래요. 동네 아저씨가 마지막 하나남은 새끼강아지 한마리를. 간신히 구해 우리집 문을 두드렸어요.(그 오빠 가만안둬! ~~부들부들)
우리집은 딸만 다섯에 마당이 엄청 넓은 집이니 그냥 이집에 주고 가면 살리겠다 싶었대요. 대학교 1학년에 막 입학해 주구장창 술만 마시며 다니느라 낮에 집에 있던, 내가 얼떨결에 그 강아지를 받고는 막 귀가한 동생에게 맡기고는 아무 생각없이 또 그렇게 술마시러 나가버렸죠. 그렇게 키우게된 우리집강아지. 동생은 그 생명을 죽일까 무서워 오들오들 떨며 돌봤대요. 진짜 아무 개념없던 저였죠. ㅜㅜ
그때만해도 산책이란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어요. 그래도 엄마아빤 뒷산으로 우리 강아지를 매일 데리고 다녔어요. 딱히 이름도 없이 애기라고만 불렀고, 방에서 키운다는건 생각지도 못하고 동물병원도 가까운곳에 없던 그런 시절이었죠. 그래도 정말 건강하게 딱 십년을 살고는 심장사상충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병원에서 약만 타다 발라줬어도 훨씬 오래 살았을텐데, 시대의 그리고 우리의 무지함은 오랫동안 자매들에게 상처가 됐었나봅니다.
우리 자매들은 각자 독립 후 모두 길냥이나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고 있어요. 단한번도 그럴 생각없었던 저마져 2년전 우연히 하천에 버려진 커다란 개를 개인구조하여 살고 있지요.
그뒤로 털복숭이들을 보는 마음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사실 너무 괴로워요. 인간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생명들에게 더이상의 손을 뻗을 수 없는 내가 너무 괴로워요.
이사를 가면서 버려진 김설탕은 들개 취급을 당하며 굶주리고 돌을 맞고•••••• 처음부터 들개가 어디있나요. 좋다가 싫어지면 버린 인간들의 이기심일 뿐인데•••••. 도나스도 그렇게 들개가 된 개에요.

아무도 이 생명들을 지키고싶지 않아하지만, 둘은 서로를 지켜줍니다. 도나스엔 설탕이 꼭 필요하지요!

<인어아빠><아빠를 빌려줘><손을 내밀었다> 의 허정윤 작가의 글만으로도 믿음이 가는데, <파랑오리>의 릴리아 작가의 그림이 너무도 감사하기까지 하네요. 선뜻 책을 열기 어려운 얼어붙은 내 마음을 표지의 그림만으로도 따뜻하게 녹여줍니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허정윤작가와 악어도 꼭 안아주고 싶게하는 릴리아 작가님의 따스함이 흘러넘치는 책입니다.

보는내내 눈물이 줄줄 나온건 그냥 제가 갱년기라 그럴거에요. 그쵸? 아유 또 눈물이 나오네……
눈물이 줄줄 나오면서도 어휴, 그 따뜻함에 몇번이고 다시 책을 펼쳐요.

#그림책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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