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디자인하라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개념 확장판
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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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이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를 찾아간 까닭은?

관점을 디자인하라 개념 확장판 리뷰

 

전대미문의 관점 디자이너, 자기만의 브랜딩(branding)으로 세상에 랜딩(landing)하다

 

나는 니체는 나체다에서 이름 석 자로 버틸 수 있는 힘을 나력(裸力, Naked Strength)이라고 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명품 브랜드, 이름만 들어봐도 그 브랜드의 의미와 가치가 선명한 이미지로 부각된다. 애플과 구글, 샤넬과 루이뷔통은 브랜드 이름만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명품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수한양대학교 교수를 빼면 유영만이름 세 글자만 남는다. 세상 사람들은 한양대학교 교수를 빼고도 유영만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미지수다. 한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색깔이 결정한다. 오랫동안 고민 끝에 대학교수보다는 지식생태학자라는 퍼스널 브랜딩으로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브랜딩(branding)은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 나만의 색다름을 드러내기 위해 네이밍(naming)하는 과정이다. “네이밍을 전문용어로 콜링(calling)”(20)이라고 한다. 콜링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소명이다. 자신의 존재이유를 깨닫고 신성한 목적이 이끄는 대로 나를 다시 포지셔닝 할 때 소명은 다시 사명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당신은 뭐 하는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세계적인 향수 개발자 크리스토프 로다미엘은 나는 공간에 부유하는 공기 입자에 감정을 입혀 재조각하는 일을 넘어서 향기 음계로 향기를 작곡하는 향기 작곡가”(203)로 업의 본질을 재정의한다. ‘향기 개발자라는 네이밍과 향가 작곡가라는 네이밍에는 헤아릴 수 없는 소명의 차이가 존재하며, 소명이 달라지면 이를 구현하기 위한 사명감도 남다르게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향기 작곡가라는 브랜드는 이미 자기만의 색다름으로 자신의 아이덴터티(identity)를 성공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관점 디자이너를 검색해보면 박용후라는 이름이 나온다. ‘관점 디자이너는 박용후이고 박용후는 관점 디자이너로 브랜딩되어 있다. 전세계에 관점 디자이너는 박용후 혼자 뿐이듯 지식생태학자도 전세계에 유영만 한 사람 뿐이다. 이것이 바로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대표가 제안하는 ‘one of them’이 아니라 ‘only one’이다. 홍보 전문가나 마케팅 전문가는 많지만 관점 디자이너는 오직 한 사람뿐이고 대학교수나 작가는 많지만, ‘지식생태학자역시 오직 한 사람뿐이다. ‘관점 디자이너지식생태학자는 세상이 정한 기준과 틀을 따라가기보다 자기만의 생각과 관점으로 세상을 이끌어가겠다는 자기 정체성 선언이자 나만의 색다름으로 남다름을 능가하겠다는 자기다운 브랜딩 출발이다. “인상적인 방법으로 자기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만이 현대를 살아갈 수 있는 열쇠가 된다”(129). 그렇게 나는 오래전부터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대표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워왔다. 틀에 박힌 생각이 고정관념에 갇힌 타성에서 벗어나 당연함을 부정하고 일상에서 비상하는 상상력의 날개를 만들어내는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대표는 언제나 뒤통수를 내리치는 색다른 발상의 은하수 같았다. 그는 이미 자기만의 아이덴터티를 갖고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을 만들며 범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광채”(131)를 만들어가고 있다. 내가 그를 찾아간 까닭이다.

 

나만의 관점, 나만의 정의에서 비롯된다!

 

관점을 디자인하라가 세상에 나온 것은 2013년이었다. 나는 그 때 이 책을 읽고 한 잡지에 이런 내용으로 리뷰를 쓴 적이 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수많은 경쟁자 중에서 Best One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수많은 경쟁자 중에서 Only One이 되는 비결, 그래서 경쟁하지 않고도 유일함과 독특함으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가 되는 저자만의 숨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배울 수 있는 Only One Book이다”(참고 2013년판 북리뷰 https://kecologist.blog.me/70173471025). 5년 동안 바뀐 세상이 모습도 중요하지만 바뀐 세상의 모습을 이전과 다르게 보는 관점이 더 중요하다. 저자는 5년 전의 책을 전면 개정하면서 개념 확장판으로 다시 출간했다. 특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나만의 정의를 가지라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없는 것이 아니라 못 본 것은 당연함을 부정하고 질문을 던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만의 정의를 내릴 때 다른 사람이 지니고 있지 못한 나만의 관점으로 세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마케팅을 고객의 관점을 바꾸어 서비스나 제품을 달리 보이게 하는 것”(18), 창의성을 당연함에 던지는 왜?”(31), 신제품을 고객이 새롭다고 느끼는 제품”(231), 한 방향으로 일방적 진행성만을 갖는 진보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진화를 구분한다. 배려가 배어 있는 진심이 없는 막해팅과 배려와 배어 있으면서 진심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알리는 마케팅을 구분한다. 그리고 소셜은 인간이다”(146)로 정의하면서 나만의 관점으로 세상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재정의한다. 이런 모든 노력은 관점 디자이너가 같은 것을 다르게보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과정이다.

 

관점은 관심을 갖고 관찰해서 생기는 관능(官能)이다. 관능은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기관의 기능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그 기능은 틀에 박힌 방식대로 기능적으로만 돌아간다. 관능이 그저 그런 기능으로 전락하지 않고 세상 사람을 유혹하는 매혹적인 재능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유발하는 질문으로 사람들을 새로운 관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때 관점은 자기만의 색깔로 세상의 경계하는 마음을 무너뜨리는 관능으로 승화, 발전된다. 관점 디자이너의 관능은 기능을 넘어서며 재능을 능가하고 예능을 초월한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 중의 하나는 본질에 다가서는 질문을 던져 핵심을 파고들고 남이 내린 수많은 개념을 나의 관점으로 다시 정의를 내려 보는 것이다. 정의를 내리지 않으면 누군가 내린 정의 속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을 적어보라. 그리고 그 단어들에 대해 자신만의 정의를 나름대로 만들어보라. 그러다 보면 지금까지 나 자신의 삶을 나의 관점, 나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내린 정의에 따라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107-108).

 

관점 디자이너는 흐름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을 바꾸는 사람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세상의 흐름이 만들어낸 관성대로 살아가는 사람과 성공을 위한 자신만의 관성을 만드는 사람으로 나뉜다”(88). 세상의 관성대로 흘러가는 사람과 나만의 관성을 만들어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세상이 바뀌고 난 다음에 변화를 아는 사람과 바뀌는 과정에서 그것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사람”(86)이다. 전자는 세상의 흐름대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후자는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이다. 물고기도 죽은 물고기는 물의 흐름대로 떠내려가지만 살아 있는 물고기는 급류를 거슬러 올라간다. 강풍에 맞서 자신의 목적지로 날아가는 새는 살아 있는 새고 강풍에 휩쓸려 날리는 새는 죽은 새다. 흐름을 따라가는 사람은 관성과 습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흐름을 읽어내고 변화를 감지하는 사람은 습관의 코드를 읽어내서 세상의 습관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 위대한 성취를 이룬 모든 사람은 습관대로 살지 않고 습관을 창조한 사람들이다.

 

관점 디자이너는 습관의 물길이 향하는 곳에 존재하는 답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이기는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나와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가 사람들의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185). 세상은 다시 두 가지 사람으로 재분류된다.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습관을 바꾸거나 재창조하는 사람이다. 관점 디자이너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점은 다음 질문 중에서 후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이다. “흐름을 느끼지 못한 채 그 흐름에 그냥 휩쓸려갈 것인가, 멈추어 서서 흐름을 만들어내 성공할 것인가?”(89) 흐름에 휩쓸려가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습관을 바꾸거나 재창조하는 사람이다. “습관의 관성에 따라가는 사람, 습관의 관성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아는 사람, 습관이 가진 관성의 방향을 바꾸어 새로운 흐름으로 만드는 사람 가운데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189).

 

기상천외한 관점도 인지상정을 보는 다른 관점일 뿐이다

 

기상천외(奇想天外)한 관점도 모두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 인지상정(人之常情)에서 비롯된다. 인지상정 없는 기상천외는 허무맹랑(虛無孟浪)한 생각일 뿐이다. “기상천외한 창조성은 당연한 것에서 비롯된다. 기발하다는 것은 인지상정을 바닥에 깔고 가는 당연함을 소스로 한다”(167). 그래서 기상천외는 인지상정을 보는 다른 관점이자 확장판”(169)이다. 결국 관점 디자이너는 인지상정에서 기상천외함을 끄집어 내 발상전환을 유도해내는 전대미문의 디자이너다. 인지상정에서 기상천외한 생각을 끄집어내는 관점 디자이너는 언제나 고객과의 밀접한 연관성(relevance)을 강조하고 쓸모가 있으며(useful) 재미있는(fun)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강조한다. 이것을 약자로 RUF라고 한다. RUF가 있는 상품과 서비스는 또 다른 특징, SED를 갖고 있다. SEDsimple, easy, different의 약자다. 즉 고객은 단순하면서 사용하기 쉽지만 뭔가 차별적인 가치가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런 통찰은 결국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그들이 원하는 본질과 핵심과 가치를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에서 비롯된다.

 

관점 디자이너는 경쟁자를 바라보는 관점도 특이하다. 경쟁자를 인지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집중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것이다. “경쟁자에 집중할 때 고객은 경쟁자에게 떠난다”(219). 집중의 대상은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본질과 가치다. “경쟁사를 이기는 힘은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나오는 것이지 경쟁사를 압도하는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220). 경쟁사와 경쟁하다 경쟁력을 잃고 고객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관점 디자이너의 색다른 관점이다. 이 책은 시종일관 관점이 바뀌면 내가 바뀌고 내가 꿈꾸는 세상이 바뀐다고 강조한다. “독자들이여, 남들은 당연히 이렇다고 생각할 일을 저렇게도 생각해봐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라. 그러면 여러분은 놀라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251). 회사의 주인은 한 사람이지만 회사에서 일을 하는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다. 회사를 물질적으로 소유한 주인(owner)는 누구나 될 수 없지만 내 일을 하는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다. 관점을 바꾸면 주인공으로 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는가? 지금은 별것 아니지만 미래에 너무 당연해질 것을 찾아 헤매라. 관점을 바꾸면 그 작업은 가능하다.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질문하고 많이 관찰해야 한다”(252).

 

나는 이 채을 읽고 관점 디자이너가 다른 디자이너와 다른 차이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관점 디자이너를 차별화시키는 다섯 가지는 오리무중했던 세상, 오색찬란하게 빛나게 만드는 5가지 비밀 병기라고 볼 수 있다.

 

오감(五感)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디자이너의 5()

 

관점 디자이너는 세상을 앉아서 관망(觀望)’하지 않고 애정으로 관찰(觀察)’한다.

 

관점 디자이너는 세상이 흘러가는 모습을 앉아서 관망하거나 관람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점 디자이너는 평범한 세상, 익숙한 세상에도 질문을 던져 낯설게 생각하면서 깊이 관찰한다. 관점 디자이너의 색다른 통찰은 모두 이런 관찰에서 비롯된 체험적 깨달음이다. 그들은 사소한 일상도 색다른 관점으로 관찰해서 비상하는 상상력을 얻는다. 세상은 관망하며 전망하는 사람보다 관찰해서 통찰력을 얻은 사람이 주도해나간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성(慣性)’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주관으로 관철(貫徹)’시킨다.

 

관점 디자이너가 가장 경계하는 점은 남들이 만든 관성대로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관점 디자이너에게 관행이나 관습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반복되어야 하는 관성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관성이 습관적으로 만들어온 고정관념이나 타성을 깨부수고(break) 새로 만들(make) 때 새로운 관점이 생긴다고 믿는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성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습관코드를 읽어내서 자신의 주관을 관철시키는 사람이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례(慣例)’대로 살지 않고 관통(貫通)’하는 원리를 찾아낸다.

 

관점 디자이너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관례에 없다는 말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관례에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나 저항을 표시하는 사람들이다. 관례대로 행동하는 사람, 판례대로 판결을 내리는 판사치고 창의적인 사람은 없다.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추가하는 사람은 원래대로 실행되어온 관례에 없던 새로운 사례를 추가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관통하는 원리에 비추어 전례없는 새로운 가치를 제안한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례를 파기하고 세상을 다르게 움직일 관통하는 원리나 패턴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관점 디자이너는 타인의 관념(觀念)’에 머무르지 않고 자기만의 관심(關心)’으로 살아간다.

 

세상에는 남의 관념대로 살아가는 사람과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남들의 좋은 생각에 빠져 살면서 자기 생각을 키우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에 반해 후자는 세상의 아무리 좋은 생각도 나의 신념으로 재무장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관심으로 세상을 재해석해내는 사람이다. 똑같은 현상도 누가 어떤 관심을 갖고 해석하는 방향과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관점 디자이너에게 관심은 언제나 심금을 울리는 관점을 출발점이다.

 

관점 디자이너는 관리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기만의 관록(貫祿)’으로 차별화시킨다.

 

관점 디자이너는 매뉴얼을 싫어한다. 매너있게 새로운 일을 시작했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서 매뉴얼을 참고하기 시작한다. 매뉴얼의 친구는 매너리즘이다. 매너가 매너리즘으로 바뀌는 순간 세상은 틀에 박힌 마침표로 얼룩진다. 관점 디자이너는 틀에 갇힌 사고방식대로 관리하는 스타일을 거부하고 자신의 주관으로 쌓아온 관록으로 밀고 나간다.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지니는 관록의 흔적을 세상 사람들은 기록하기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할 때 심장이 떨리지 않고 다리가 떨리는 사람, 내 이야기를 하는 시간보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사람, 미지의 세계로 도전을 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해서 안락함을 즐기는 사람, 호기심의 물음표가 없어지고 마침표가 많아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내 삶을 다르게 살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비상하는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쓴 박용후 대표에게 아직도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으로 금시초문의 생각을 잉태하고 있다. 남들과 다른 수준을 넘어서 자기만의 색다름으로 전대미문의 길을 걸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인생 교과서를 넘어 중독되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 수 없다.

"독자들이여, 남들은 당연히 이렇다고 생각할 일을 저렇게도 생각해봐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라. 그러면 여러분은 놀라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251쪽)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는가? 지금은 별것 아니지만 미래에 너무 당연해질 것을 찾아 헤매라. 관점을 바꾸면 그 작업은 가능하다.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질문하고 많이 관찰해야 한다"(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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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리더라는 브랜드 - 리더를 최고 브랜드로 만들 비밀 전략
허은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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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는 브랜드》: 리더를 최고 브랜드로 만들 비밀 전략

《좋은 기업을 넘어 훌륭한 기업으로》 책을 쓴 짐 콜린스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그저 그런 '훌륭한(good)' 기업이지만 어떤 기업은 '위대한(great)' 기업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지금 당장 수익창출을 위해 현안처리에 급급한 리더다. 반면에 위대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겉으로 보기에는 수줍어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대해서는 엄청난 집중과 몰입을 통해 세상을 위해 보람과 가치를 창출하는 리더다. 

허은아 박사가 이미지 전략가로서 그 동안의 생생한 경험과 체험적 통찰력으로 녹여낸 《리더라는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맥락에서 두 가지 리더를 구분하고 있다. 즉 세상에는 두 가지 리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냥 리더’와 ‘브랜드가 된 리더’다. ‘그냥 리더’는 고생 끝에 승진해서 리더 자리에 올랐지만 수많은 리더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때가 되면 언제 자리를 내주어야 될지 모르는 불안하지만 훌륭한 리더다. 반대로 ‘브랜드가 된 리더’는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로 브랜드 의미를 구축해서 자기다움을 드러내며 세상의 브랜드가 된 위대한 리더다.  

내가 보기에 짐 콜린스가 이야기하는 ‘훌륭한 리더’는 ‘그냥 리더’에 속하고, ‘위대한 리더’는 ‘브랜드가 된 리더’에 해당된다. 그냥 리더는 주어진 일을 잘하는 효율적인 방법에 매몰된 나머지 자기만이 해낼 수 있는 독창적인 색다름을 모르고 자리에 목숨을 거는 리더다. 당연히 자신만의 브랜드는 안중에도 없다. 하지만 브랜드가 된 리더는 자기만의 정체성, 독창적인 색다름으로 일을 하는 의미를 추구하면서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리더다. 그냥 리더가 많은 조직은 지금 당장 밥 먹고 살기 위한 사업에 목숨을 걸지만 브랜드가 된 리더는 회사가 추구하는 CI(Corporate Identity)와 자신이 지향하는 BI(Brand Identity)를 매칭시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보람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가슴뛰는 삶을 살아간다.

문제는 리더를 키우는 방법과 교육은 많지만 브랜드가 된 리더를 양성하는 방법과 교육에는 아직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구글의 리더와 삼성의 리더, 애플의 리더와 LG의 리더는 똑같은 리더지만 리더가 어떤 조직과 회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리더라는 브랜드가 탄생된다. 그런데 우리 기업은 회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에는 관심을 갖지만 해당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리더라는 브랜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진정한 리더, 허은아 박사가 책에서 말하는 리더는 리더라는 브랜드를 갖고 회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온몸으로 구현하면서 자기다운 정체성을 확고부동하게 구축해나가는 리더다. 따라서 브랜드가 된 리더는 평범한 리더십 교육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냥 리더를 브랜드가 있는 리더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그 비밀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가 허은아 박사의 《리더라는 브랜드》에 고스란히 숨어 있다.

리더의 성패여부는 리더라는 브랜드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미국 대선과정에 직접 참가해서 현장성을 살리면서 분석한 힐러리와 클린턴의 대결도 결국 힐러리 대선 후보가 추구하는 리더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트럼프 대선 후보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의 이미지는 두 사람이 소속된 정당의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브랜드 이미지 대결은 트럼프의 트라이엄프(triumph)로 끝났다.

리더는 자기다움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브랜드로 탄생한다. 리더가 자기다움으로 승부하지 않고 누군가를 벤치마킹해서 따라잡기 전략이나 모방을 통해서는 자기만의 독특한 칼라를 드러낼 수 없다. 〈색계(色戒)〉라는 영화의 핵심은 ‘색(色)’으로 ‘계(戒)’를 무너뜨리는 전략이다. 세상의 모든 경계(警戒)하는 마음은 자기 특유의 색으로 유혹하면 무너진다. 리더라는 브랜드 역시 자기다운 색다름으로 남다름을 창조한 리더의 유혹전략이다.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을 쓴 로버트 그린에 따르면 세상은 유혹천국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의미를 설명해서 골때리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심장을 공략해서 의미를 심장에 꽂아 의미심장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결국 마음을 움직여 감동시키는 리더다. 리더의 업의 본질은 마음을 움직여 감동시킨 다음 행동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의미를 이해시키려는 이성적 리더였다면 트럼프는 감성적으로 설득해서 의미를 심장에 꽂아 감동시켰던 감성적 리더였다. 결국 미국 대선의 승리는 국민의 입장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고급 지식을 활용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했던 힐러리보다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청중의 입장에서 설득될 수 있는 의미로 감동시킨 트럼프의 트라이엄프로 끝났다. 리더는 결국 구성원들의 마음을 훔치는 마음 사냥꾼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머리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심장을 뛰게 만드는 마음 도둑이다. 리더라는 브랜드를 추구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치밀하기도 하지만 감성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뛰어난 설득의 달인들이다. 설명하면 이해하지만 설득하면 감동받는다. 이해한 사람은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감동받은 사람은 행동할 확률이 더 높다. 브랜드를 가진 리더는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사람이라기보다 설득해서 감동시키는 사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강조했듯이 인간적 신뢰감을 의미하는 에토스가 60%의 설득력을 지니고 감성적 설득력을 말하는 파토스가 30%, 나머지 10%는 논리적 설명력을 의미하는 로고스가 담당한다. 미국을 바꿀 수 있다는 에토스가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 그리고 저돌적인 추진력을 보여주었던 트럼프는 일반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말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파토스, 즉 감성적 설득력으로 미국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바로 허은아 박사가 현지 참관 후 내린 결론이다. 반면에 힐러리는 자라온 배경과 학력에 비추어 볼 때 논리적 설명력은 뛰어났을지 모르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외모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언어 구사력에서 힘든 인생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공감이나 긍휼감은 내가 타자처럼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서는 가질 수 없는 능력이다. 리더라는 브랜드를 추구하는 리더일수록 불특정 다수,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기 맡은 분야를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가슴과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리더라는 브랜드》에는 왜 트럼프가 초기 열세에도 불구하고 힐러리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대부분의 미국과 전 세계 언론의 예측을 뒤집고 전세를 역전시켰는지를 리더라는 브랜드에 비추어 치밀하게 분석하고 그 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을 ABC, 즉 외모(appearance), 행동(behavior), 소통(communication) 측면에서 분석함으로써 남북한 최고 통치자가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사람의 리더는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은 물론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을 통해 자기다움을 드러내려고 한다. 허은아 박사에 따르면 브랜드를 갖고 있는 리더일수록 이런 모든 측면을 사전에 기획, 연습, 습관화시켜 대중들에게 일관된 메시지와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리더 특유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다. 결국 리더라는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이미지 메이킹은 이미지를 만들지 않는 것”(85쪽)이라는 저자의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브랜드를 가진 리더는 꼰대라기보다 멘토이며 왼손과 오른 손 외에 언제나 겸손으로 무장한 사람이다. 사르트르가 쓴 《구토》에 보면 “40대가 되면 그들은 작은 집착이나 몇몇 개의 속담을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들은 자동판매기가 되기 시작한다. 왼쪽 주입기에 2수를 넣으면 은종이에 싸인 일화가 나온다. 오른쪽 주입기에 2수를 넣으면 물렁물렁한 캐러멜처럼 이에 달라붙는 듯한 귀중한 충고가 나온다”(131쪽)는 문장이 나온다.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려는 자세나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는 사람은 절대로 리더가 될 수 없다. 언제나 자세를 낮추고 모든 사람과 소통하면서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사람들은 조언을 구하기 위해 몰려든다. 그런 사람이 바로 허은아 박사가 이야기하는 멘토이자 리더라는 브랭드를 만들기 위해 분투노력하는 사람이다.

허은아 박사에 따르면 자기다움으로 무장한 리더는 자기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지만 언제나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들은 언제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감하려고 노력하며 인간적 믿음으로 신뢰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간다. “브랜드는 내가 만들지만, 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타인이 결정한다”(139쪽). 리더라는 브랜드를 가진 사람은 리더다운 사람이다. 자기다움으로 자기답게 살아가는 리더다. 반면에 그저 그런 리더는 자기보다 뛰어난 리더를 벤치마킹하면서 언제나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노력하다 자기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리더다. 그들은 언제나 리더다운 생각과 행동을 보여주기보다 리더‘스러운’ 생각과 행동을 보여준다. ‘~답다’는 자기다움을 지칭하지만 ‘~스럽다’는 이류들이 일류를 따라하다 자기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남들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리더라는 브랜드는 ‘~스럽다’가 아니라 ‘~답다’를 추구하는 리더다.

리더가 만들어가는 이미지는 리더를 따르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미지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팀원이 리더를 따르는 이유는 저 사람을 따라가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때 리더는 불확실한 세계, 불안한 세상, 그리고 불편한 삶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꿈을 꾸면서 미지의 세계로 묵묵히 걸어가는 이유는 리더가 꿈꾸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강한 믿음과 동경 때문이다. 브랜드가 된 리더는 그래서 세상을 리드하는 코드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이 되는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전력투구한다. 허은아 박사의 체험적 깨달음에 따르면 브랜드를 추구하는 리더는 지위보다 선약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신뢰를 만들어 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리더는 선약보다 지위를 선택해서 자리에 욕심을 낸다. 진짜 리더는 자리에 목숨을 걸지 않고 의미에 목숨을 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와 가치가 우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지 않는가.

각계각층의 리더를 만나 PI(Personal Identity) 컨설팅을 해오고 있는 이미지 전략가 허은아 박사는 이 책을 통해서 최고의 브랜드가 되고 싶은 리더로서의 핵심 이미지와 자기다움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브랜드 가치를 격상시킬 수 있을지를 전략적으로 제시한다. CEO라는 리더는 한 사람을 지칭하는 개인차원의 리더를 넘어선다. CEO라는 리더의 브랜드는 한 회사의 브랜드를 대변할 뿐만 아니라 그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상징적 자본이다. 결국 《리더라는 브랜드》라는 책을 통해서 허은아 박사가 주장하는 리더라는 브랜드는 교육팀이 주도하는 리더십 교육을 통해서 길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리더라는 브랜드는 우선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가치관과 철학을 지향하며 나만의 색다름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신나게 생각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가운데 시작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리더라는 브랜드는 리더 개인의 외로운 노력으로 탄생되지 않는다. 리더라는 브랜드는 리더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관과의 일관성과 연계성 속에서 자란다. 리더라는 브랜드는 한 개인이 지향하는 미래의 이미지와 리더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바람직한 발전방향과 전략, 그리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리더상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1》에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p.11)는 문장이 나온다. 톨스토이의 위 문장을 《총균쇠》를 쓴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다음과 같이 번안해서 적용하고 있다.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가축화할 수 없는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p.234). 마찬가지 맥락에서 “브랜드를 갖춘 리더는 모두 엇비슷하지만 브랜드가 되지 못한 그저 그런 리더는 그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리더라는 브랜드는 TOP(Time, Occasion, Place)에 맞는 드레스 코드, 언행, 그리고 자세와 태도, 그 속에서 지속적으로 키워온 자기다움의 합작품이다. 그럴 때 리더는 TOP Leader라는 브랜드를 얻을 수 있다. 리더 중의 리더라는 브랜드를 얻은 리더는 그 이유가 엇비슷하지만 리더라는 브랜드를 얻지 못한 그저 그런 리더는 그 이유가 핑계가 너무나 많다. 그저 그런 리더가 아니라 리더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리더는 진공관 속에서 탄생되지 않는다. 모든 리더십(leadership)은 리더에게 영향을 미치는 직간접적인 인간관계 즉,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이 만든다. 리더는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 속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외로운 사람이다. 하지만 리더의 모든 행동은 리더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과 제도 및 시스템, 그리고 시대적 환경에 따라 영향을 주고받는다. 리더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리더 개인은 물론 리더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추구하는 미지의 이미지와 전략적으로 연계될 필요가 있다.

《리더라는 브랜드》는 바로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리더라는 브랜드를 추구하는 각계각층의 리더들에게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아닐 수 없는 숙제이자 삶의 축제를 풀어가는 데필요한 비밀의 열쇠를 품고 있다. 자기만의 색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꿈꾸는 사람은 물론 세상의 브랜드가 되고 싶은 모든 조직의 리더들에게 이 책은 시금석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알려주는 등대이자 나침반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리더라는 브랜드도 앉아서 말로만 한다고 이루어는 꿈이 아니다. 불언실행 지행합일(不言實行 知行合一)을 주창했던 공자처럼 말로만 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눈앞에 꿈꾸는 이미지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전문가 중의 이미지 전략가 허은아 박사는 황무지를 외롭게 걸어온 개척자이자 선구자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감동받은 이유이자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유일한 이유다.

세상의 모든 브랜드는 《리더라는 브랜드》가 만든다. 그런데 우리는 브랜드에는 관심이 있어도 브랜드를 만드는 《리더라는 브랜드》에는 관심이 없다. 《리더라는 브랜드》는 리더 고유의 독창적인 색다름으로 나다움을 창조함으로써 미지의 세계로 리드하는 리더의 이미지를 브랜드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접근한 국내 최초의 저술이다. ‘이미지 전략가’답게 리더의 칼라와 스타일과 브랜드는 결국 하나의 이미지로 통합할 수 있음을 저자 특유의 체험적 통찰력으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기존 리더십과 색다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품격 있는 리더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그 열쇠가 되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 역시 일독(一讀)하다 중독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수, 《독서의 발견》 저자의 추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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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고두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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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낳았다가 사람을 잃었던 시인들의 사랑열전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람을 놓고 살았다를 읽고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에게 보이는 것은

목표나 목적지다.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

목적지에 도달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假定)

행복한 가정(家庭)마저 파괴하는 능률복음과

속도지상주의가 낳은 병폐의 장본인이다.

 

나도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다

피곤함의 누적이 졸음운전을 불러오면서

순간적으로 죽음의 일보직전까지 갔던 교통사고를 경험하고

병원에서 고두현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늦게 온 소포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

남해출신 고두현 시인의 시적 감수성과 상상력으로 녹여낸

시의 세계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교통사고 후에 깨달은 교훈으로

고두현 시인은 곡선에 관한 시를 쓰고

나는 산문을 써서 운문과 산문을 융합,

곡선으로 승부하라는 에세이집도 같이 출간한 적이 있다.

 

고두현 시인과 나의 삶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곡선이다.

공고를 졸업하고 저마다의 파란만장함을 겪으며

우여곡절(迂餘曲折)’이라는 절에도 자주 들렸다.

고 시인은 삶과 시가 모두 시적이고 곡선적이다.

 

고시인은 무진기행 카페에 들려

통키타를 치는 모습을 보고

기타의 몸체에서 잘록한 여인의 허리를 연상하고,

풍만하게 이어지는 엉덩이의 곡선을 상상하며,

달빛에 엎드린 그대를 끌어들인다.

구름 같은 음악을 들으며 달무리 진 젖빛을

달큰하게 시적으로 표현하는 상상력은

고 시인만이 지닌 특권이 아닐 수 없다.

 

고두현 시인은 서해대교를 건너

만리포를 가다가도

부드러운 노을이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며

천천히 익어가는 풍경을 보면서

바알갛게 젖물리고

옷벗는 것(, 만리포 사랑)“을 보는 시인이다.

그에게 세상은

모두 관능으로 물들은 예능의 천국이다.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

몇 년 전에 사하라 사막 마라톤과

제주도 100Km 마라톤에 도전하면서

느낀 점 한 가지,

1등하는 사람에게는 사막의 적막한 사유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사실,

그들에 오로지 목표는 일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

그것이 그들이 달성하고 싶은 목표추구 욕망이었다.

 

1등한 덕분에 성취감을 맛보았지만

1등 했기 때문에 모래사막이 사유의 사막임을 잊었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나처럼 뒤에서 달리는 사람에게는

달리기로 일등하기보다

달리면서 사막과 제주도의 풍광을 감상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

 

멈출 때 마다 나는 듣네라는

미국 시인 랄프 왈도 애머슨의

명구를 필사하다가 느낀 깨달음으로 시작하는

고두현 시인의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사랑할 시간을 따로 뗴어놓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다 시를 놓고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사랑을 놓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울리는 한 편의 경종이자 각성제다.

 

시인은 시적이다.

삶도 시적이고 시를 통해 표현하는 문장도 시적이다.

평범한 사람은 사막에 가서 모래를 보지만

시인은 사막에 가서 모래와 모래 사이를 본다.

이문재 시인의 사막이라는 시에 보면

사막에는/모래보다/모래와 모래 사이가 더 많다는 표현이 나온다.

 

시인은 익숙한 장면을 낯설게 보고

당연함에 물음표를 던져 시비를 걸고

물론 그런 현상에 색다른 논리로 다시 보게 만든다.

 

시인들은 바로 그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명징한 언어의 불꽃으로 바꾸는 사람이다.

그 속에 우리가 하고자 했던 말이 응축돼 있다.

흥겨운 감성의 물굽이나

가슴 아린 비애의 뿌리까지 그 속에 들어 있다.

우리가 시를 읽고 감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6).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 괴로움,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는 속 터짐,

내 맘처럼 생각해주지 않는 답답함,

당장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한없이 추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

금방이라도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절망감,

지금 이대로 사랑이 끝나갈 거 같은 안타까움,

이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는 간절함,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으면서도

사랑에 대한 애정과 열정과 격정으로

격동기를 보내는 시인들의 사랑사건은

세상에서 가장 앓음다운사건이다.

 

시 한편은 시를 쓴 시인의 격정적인 삶의 단면이자

사랑을 갈구하다 애절함을 몸으로 기록하며

좌절한 비애의 한 페이지며,

이미 끝난 사랑의 뒤안길에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해낸

애잔함의 흔적이자 얼룩이다.

 

시 한편에는 책 한권으로 말할 수 없는

애틋한 사연과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 한 편은 그래서 시인의 삶이다.

 

고두현 시인의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이룰 수 없지만 사랑으로 가능성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좌절하고 절망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

사랑의 다양한 진면목을 시인의 삶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인들의 사랑 고백서다.

 

아일랜드의 국민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면서 나타난

모드 곤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꿈꾸다 삶의 비의를 느낀 사연,

 

573통의 지극한 사랑이 담긴 편지를 주고받다

여섯 살 연하의 무명시인 로버트 브라우닝과 결혼하기까지

사랑이 보여줄 수 있는 위대함을 몸소 보여준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불편한 몸으로 시를 쓰고 있는 한 여인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로버트 브라우닝이 쓴 연애편지는 끝내 내 것이 될 수 없는

대상을 향한 달콤한 밀어를 빙자한 절규이자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는 헛소리이며,

펄펄 끓는 내 욕망으로 진동하는 메아리이다“(170).

이화경(2017)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에 나오는 말이다.

 

내 심장을 막아주소서,

그러면 나의 뇌가 고통칠 것입니다.

내 뇌에 불을 지르면, 나는 당신을

피에 실어 나르겠습니다로 끝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내 눈의 빛을 꺼주소서

릴케가 스물 두 살 때 열 네 살 연상의 여인,

루 살로메를 열렬히 살랑하면서 바친 연시다.

격정적인 사랑으로 나눈 것도 잠시

결국 각자 다른 사랑의 길로 접어든 사연을 읽노라면

차라리 사랑은 운명의 장난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인은 자신이 원하는 사랑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수록

시심은 더 깊어지고 삶에 대한 관조는 깊은 성찰로 이어지고

삶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파격적인 절정으로 가다가

어느 순간 돌연 세상과 이별하면서

깊은 여운과 애잔한 비의(悲意)를 남긴다.

 

비극은 남의 것을 대신 체험할 수 없고

단지 자기 것밖에 체험할 수 없는

고독한 1인칭의 서술이라는 특질을 가지며

바로 이러한 특질이 그 극적 성격을 강화하는 한편

종내에는 새로운 '' '아름다움' 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283).”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오는 말이다.

 

저마다의 시인들이 겪은 비극적 사랑은

고독한 1인칭 서술이기에

더욱이 시적 표현의 함축성으로

시인이 겪은 상황적 맥락을 읽어내지 못하면

더욱더 이해하기 어려운 그 시인만의 1인칭 서술이다.

 

고두현 시인의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시인들이 겪은 저마다의 애절한 사랑의 뒤안길에서

건져 올린 사랑열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일한 사랑이지만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을 맛보았고

금방이라고 세상을 뜨겁게 달굴 것처럼 격정적인 사랑이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끝나는 비운의 사랑을 목격했다.

 

때로는 금지된 사랑이기에 불륜을 무릅쓰고

위험한 사랑을 나눴던

시인들의 절박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으며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을

온몸을 다해 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들의 긴장과 비애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고두현 시인의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꽃피던 시절을

상상으로 이끈 시인들의 사랑열전을 시적으로 소개하면서

세계는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전진한다

괴테의 말처럼 사랑을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격렬하게 불붙었던 뜨거운 사랑의 뒤안길을 열어주었다.

 

시인들의 처절한 드라마 같은 사랑을

읽으면서 전두엽에는 천둥과 번개가 치고

심장에 갑자기 북을 두드리듯

요동과 파동 치는 순간을 비켜갈 수 없었다.

 

갑자기 숨이 막히고 호흡이 가빠지다가

멈출 줄 모르고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몸을 던지며 자신의 전부를 걸었던

그들의 전투적인 사랑을 추체험하고 반추하기에는

내 경험이 부실했고 언어가 부족했다.

 

하지만 고두현 시인은 사랑의 당사자 입장에서

마지막까지 시적 상상력으로 뜨거운 사랑의 격정을

온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시인들의 사랑시에 담긴

저마다의 사연을 시적으로 담아냈다.

 

책을 읽다가 온몸이 싸늘해져

어떤 불덩이로도 녹일 수 없을 때,

그것이 바로 시다.

머리끝이 곤두서면 그것이 바로 시다.

나는 오직 그런 방법으로 시를 본다(182).”

고두현 시인이 인용한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대한 정의다.

 

이 책을 읽다가 중간 중간에

어떤 불덩이로도 녹일 수 없는 사랑을 목격했고

머리끝이 곤두서면서 극도의 긴장과 비애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시인들의 절망적인 사랑을

시에 담긴 시인의 격정과 애정과 온정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비극은 우리들이 무심히 흘려버리고 있는

일상생활이 얼마나 치열한 갈등과 복잡한 얼개를

그 내부에 감추고 있는가를 깨닫게 할 뿐 아니라

때로는 우리를 객석으로부터 무대의 뒤편 분장실로

인도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인식평면(認識平面)을 열어줍니다(283).”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오는 말이다.

 

결국 사랑에 실패하면서 겪은 시인들의 비극은

시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보여줄 수 없는

복잡한 삶의 얼개를 이해할 수 있는 인식의 지평을 여는

매개체이자 촉진제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의 백미는 고두현 시인이 쓴

참 예쁜 발에 고스란이 드러나 있다.

 

정신 맑던 시절

한 번도 제대로 뻗어보지 못한 두 다리

가지런하게 펴고 무슨 꿈꾸시는지

담요 위에 얌전하게 놓인 두 발

옛집 마당 분꽃보다 더

희고 곱네, 병실이 환해지네.“

 

이 시를 쓰고 스스로 해설하는 대목에서는

우리는 모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 맑은 시절에는 한 번도 제대로 뻗어보지 못한 두 다리,

평생 가난 속에서 혹 사람 도리 못할까

가슴 졸이며 헤쳐 온 구비길,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어머니는

행여 애비 없는 자식 소리 듣지 말라고

각별히 당부하셨다.

그리고는 발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길을

묵묵히 걸어오셨다“(249).

 

어머니에 대한 시인의 사랑을

그 어떤 표현보다도 눈물겹게 시적으로 표현한 시인다움에

우리는 시를 통해 이렇게 가슴 저미는

앓음다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시를 놓고 살다가 고두현 시인의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를 읽으며

시를 놓고 살았던 삶은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을 놓고 살아온

헛된 삶을 살아온 것이 아닌지를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삶이란

문명의 깃털로 된 침대를 빠져나와

날카로운 부싯돌로 섞인 화강암을

발밑에 혼자 느껴보는

고요하고도 꿈같은

야생의 여행“(185)이다.

 

나는 오늘부터 그 야생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

놓았던 시를 읽고 식었던 사랑을 뜨겁게 달구는

격정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각오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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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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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 쓰임이 달라진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고 나서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고

회장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회장님의 글쓰기를 냈고,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어 그분들의 입맛에 맞는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대통령의 글쓰기가 나왔습니다.

 

저자는 이제까지 글을 썼지만 내가 쓰고 싶어서 쓴 게 아니라

남이 원하는 칼라와 스타일에 맞는 글을 썼습니다.

마라톤에서 자신의 레이스를 펼친 것이 아니라

주전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즉 남을 위해 달리는 페이스 메이커로 달리는 사람처럼.

 

이렇게 남의 입맛에 맞는 글을 쓰다

자신의 칼라와 스타일을 반영하는

자기다운 글쓰기를 시도하면서 축적된 내공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그 책이 바로 강원국의 글쓰기입니다.

이 책은 그 동안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면서

몸소 깨달은 체험적 교훈과 깨달음을 글쓰기라는 이름으로

집대성한 그야말로 강원국의 글쓰기 방식입니다.

 

방식(方式)은 아무 때나 나오지 않습니다.

숱한 방랑(放浪)과 방황(彷徨)을 거쳐

자기만의 방향(方向)을 잡은 사람이

방도(方道)를 찾아서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비로소 자기만의 길을 가는 방식(方式)이 나옵니다.

 

글쓰기 참고서같기도 하고

글쓰기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게

세세한 지침과 충고를 주는 안내서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글쓰기 책이지만

사실은 나답게 살아가는 길이 행복한 삶이며,

그 행복한 삶을 글쓰기를 통해

어떻게 실현하는지를 보여주는

강원국 작가의 인생 고백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글 쓰는 원천기술과 응용기술,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본 자세와 준비,

글 쓰는 과정에서 몰입하는 방법과

글 잘 쓰는 다양한 체험적 노하우를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숨은 비결들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저는 그런 소소한 팁과 기술보다

이 책 전체가 전해주는 메시지를

네 가지로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글쓰기는 기법이나 기술의 문제보다

글쓰기에 필요한 경험적 재료로 나다움을 드러내는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글쓰기를 강연이나 글쓰기 책으로 배울 수 없다.

 

글쓰기는 글로 써야 배울 수 있다.

쓰는 게 곧 글쓰기의 왕도다“(318).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 책을 쓴 이유는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저자 역시 쓰면서 배웠음을

몸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결핍된 요구(NEEDS, 결핍, 필요조건)를 충족하고

욕구(wants, 욕구, 충분조건)를 채우기 위해서 쓰다가

이제 내가 좋아하는(likes, 선호, 필요충분조건)

찾아서 쓰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저자 역시 처음에는

총체적 난국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글을 잘 쓰겠다는 마음으로 노심초사(勞心焦思)하다가,

아는 것 하나만 써야 하는데 알고 있는

다른 무엇까지 붙이려다 보니 횡설수설(橫說竪說) 꼬이고,

주제와 상관없는 멋진 표현이 생각나 억지로 넣다보니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지며,

잘 못 쓴 문장 하나 지우면 될 것을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일파만파(一波萬波) 번지고,

찾아놓은 자료가 아까워

이곳저곳 쑤셔 넣다 보니 중언부언(重言復言)하게 되고,

쓰는 도중에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어떻게 꿰맞추려다 보니 점입가경(漸入佳境)에 이르러,

감동적인 마무리를 하려다가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끝이 났다”(293).

 

둘째, 글쓰기는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알게 되는 겁니다.

 

써 가면 알게 된다. 알아서 쓰는 게 아니다.

모르니까 쓰는 것이다”(17).

 

배워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배우는 겁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비슷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배워야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배운다.

 

쓸거리는 써야 나온다..

.쓸거리가 있어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 쓸거리가 생각난다.

처음 쓴 몇 줄이 실마리가 되어,

그것을 단서로 엉킨 실타래가 풀려나간다.

생각이 생각을 몰고 오고, 글이 글을 써나간다(234).

 

우리는 뭐든지 시작하기 전에

너무 완벽하게 준비합니다.

시작하는 방법은 그냥 시작하는 겁니다.

시작하는 방법에 관한 책은 그만 읽어도 됩니다.

시작하면 실행 과정 속에 방법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쓰기도 무조건 쓰기 시작하면 길이 보입니다.

 

셋째,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네가 살아온 경험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작가도 고백합니다.

쓰는 것은 겪은 것을 넘어서기 어렵다”(246).

 

이성복 시인도 무한화서에 주장합니다.

내가 쓴 글은 내 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확히 나의 글이다.

왜냐하면 내 글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p.123).”

 

이 책에는 그 동안 저자가 글을 쓰면서

밑바닥에서 닦은 글쓰기의 3기가 나옵니다.

글쓰기의 기틀에 해당하는 기본과

그 위에 세운 기둥,

그리고 기둥을 바탕으로 발휘하는 기술입니다.

 

글쓰기란 기본이란 기틀 위에,

기둥을 세운 후

기술을 써서 지붕을 얻고

내부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다.

기본이 튼튼하고 기둥이 굳건할수록,

또한 기술이 능숙할수록 좋은 글이 나온다“(115-116).

 

다양한 글쓰기 경험으로 농축해낸

글쓰기의 살아있는 깨달음의 보고입니다.

글쓰기 책도 글쓰기 경험을 자신만의

플랫폼과 플롯에 비추어 구조화시킨

채험적 산물입니다.

 

글 잘 쓰는 비결을 말하라면 나는 ‘3을 꼽는다.

학습, 연습, 습관이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습관이다.

단순 무식하게 반복하고 지속하는 것이다.

글쓰기 트랙위에서 자신을 올려놓고

글쓰기를 일상의 일부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밑 빠진 독에서도 콩나물은 자란다”(48).

 

지겹지만 반복해야 습관이 생기고

지루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매일 습관적으로 글을 쓰는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루틴은 자신만의 고독한 싸움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안간힘이다.

글 쓰는 어려움을 달래는

스스로의 위로이자 고무 의식이다“(44).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는

내가 삶의 무대에서 주연 배우로 연기하는 길입니다.

 

글쓰기는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올려놓고 연출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개성을 발산하며,

아우라를 형성하는 장이다.

그것이 글쓰기의 매력이다.

글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영웅도 될 수 있고, 신화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148).

 

이렇게 글쓰기를 통해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어제보다 나은 글을 쓰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애를 써야 합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애쓰기입니다.

 

글쓰기는 그 자체로서는 힘들고

지겨운 노동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노동은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남이 시켜서,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노동(labor)이 아닙니다.

글쓰기는 직업적 전문성을 살리는 작업(work)을 넘어

나의 재능을 발휘하고 보람과 재미를 느끼는 창조활동”(102)입니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자존감을 느끼고,

남에게 인정받으면서 성취할 때 행복하다고 합니다.

자기다움을 드러내며 내가 누구인지를

실존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나은 보람을 느끼기 위해

뭔가에 탐닉하고 경험을 축적할 때,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걸 알고 깨우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행복감을 주는 게

바로 글쓰기라고 주장합니다.

 

결론적으로 글쓰기를 배운다는 건 저자에 따르면

글을 잘 쓰기 위한 기법과 기교를 배우는 기술이라기보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나를 드러내고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진행형입니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고

강원국 작가가 하는 습관을 넘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글쓰기를 시도하는

나만의 리추얼과 루틴을 개발할 때

비로소 이 책은 독자에게 또 다른 저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책쓰기 #강원국의글쓰기 #강원국작가 #지식생태학자 #유영만교수 #글쓰기는애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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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수도꼭지 - 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
윤정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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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경영은 사람과 기업을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혁명이다!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을 읽고 나서

 

책 표지와 제목만 봐도 아우라가 감지되는 책이 있다. 그런 책과는 눈이 맞는다. 눈이 맞은 책은 읽지 않고 읽어버린다. 최근에 그런 책을 만나 읽고 말았다. 읽어버렸거나 읽고말았던 책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특히 책에 쓰여진 내용대로 삶을 살아가면서 온몸으로 깨달은 체험적 각성을 글로 녹여낸 책, 글쓴이의 진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읽는 순간 전두엽에 불이 켜지는 책이다. 대부분의 학문적 이론을 다루는 전공서적이나 학문 분야별 입문서에 해당하는 개론서를 읽으면 심장이 뛰기보다는 머리가 아픈 이유는 저자가 자신의 체험적 깨달음을 녹여내어 정리한 책이 아니라 남의 글을 인용해서 논리적 설명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영학자가 쓴 경영학 책이 와닿지 않는 이유는 경영현장에서 온몸으로 겪은 자신의 각성 스토리를 쓴 책이 아니라 다양한 이론서적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편집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책은 논리적 설명력은 있지만 감성적 설득력이 없어서 맞는 이야기지만 머리로 이해한 내용이 가슴으로 내려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교육학자가 양산하는 수많은 개론서나 이론서가 현장을 매개로 치열한 고뇌를 담아낸 책보다 다양한 이론적 관점을 일정한 논리체계에 따라 편집해낸 경우가 많다. 이런 책을 읽으면 지식을 쌓는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지식은 밖에서 오지만 지혜는 오로지 내면적 통찰력에서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윤정구 교수님의 황금수도꼭지라는 책은 목적경영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는 부제목을 갖고 있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종류의 책인지 잘 모를 수 있으나 부제목이 말해주듯 각성사건을 통해 깨달은 삶의 존재이유인 목적을 기반으로 근원적 변화를 추구하는 경영학 책이자 개인차원의 변신을 구체적으로 안내해주는 자기변혁서이기도 하다. 윤정구 교수님을 직접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으나 가까운 지인을 통해 그리고 자주 올리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진성 리더십과 목적경영을 추구하고 지향하는 분임을 익히 알고 있었다. 황금수도꼭지라는 책은 다른 책을 참고로 쓰시긴 했지만 참고한 책은 어디까지나 윤 교수님이 주장하시는 목적경영의 근간을 튼튼하게 만드는 인용일 뿐이다. 당신의 삶을 녹여내서 쓴 글을 일정한 논리체계로 엮어낸 책이기에 읽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책이 된 것이다. 글에는 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그 글을 읽고 나면 그 사람의 마음이 눈에 보인다." 소설가 이태준 작가의 말이다. 황금수도꼭지는 한 권의 경영학 책이라기보다 한 사람의 학자가 자신이 옮다고 믿는 신념체계에 따라 삶을 살아가면서 온몸으로 깨우친 교훈을 일정한 논리체계에 따라 몸으로 정리한 인생 지침서같다.

 

이 책이 다른 경영학 책과 다르게 깊은 감동을 주는 원동력은 저자를 넘어 작가적 정신으로 쓰신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쓰는 수많은 사람을 지칭하지만 작가는 자기만의 칼라와 스타일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글을 편집해서 글을 쓰지만 작가는 자신의 삶을 담아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저자는 삶과 글과 자신이 살아가는 길이 다를 수 있지만, 작가는 자신의 삶과 글과 살아가는 길이 하나로 맞물려 돌아가는 사람이다. 말과 글과 삶이 삼위일체가 돠어 돌아가지 않고서는,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목적과 역량과 일이 하나로 정렬되어 성장체험을 축적하는 삼원학습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책이 바로 황금수도꼭지.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는 저자를 읽고, 책이 주는 메시지를 읽은 다음, 나를 읽어보는 독서는 삼독(三讀)”이라고 하신 고 신영복 교수님 말씀이 생각났다. 목적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이것을 주변에 전파하면서 각성사건과 성장체험을 같이 나누시는 교수님의 삶을 읽어본 다음 책을 읽고 내 삶을 성찰해보니 책은 종이책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이 나에게로 다가오는 듯 했다.

 

운 좋게 이 책을 만난 것도 행운 중의 행운이다. 우연히 만난 책일수록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추천을 해주어도 사실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추천해준 사람의 의도와 관계 없이 읽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책을 소개해준 저의 절친 중이 한 분인 육현주 대표님의 성의는 물론 윤 교수님깨서 직접 싸인본을 보내주셔서 마음 먹고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특히 책을 펴드는 순간 목차를 바로 읽어보고 읽어보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강렬한 끌림을 받았다. 그렇게 된 이유는 목차만 봐도 그 동안 내가 고뇌하면서 화두로 잡고 있는 내용이 저자 특유의 문제의식으로 풀어낸 내면의 논리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틈나는 자투리 시간을 내서 읽다가 책에 담긴 철학적 성찰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다양한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며 녹여 내신 내공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느끼는 순간 책장을 덮고말았다. 그냥 틈틈이 읽어서는 도저히 이 책에 담긴 주옥같은 지혜를 내 심장에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같이 절대적고독을 벗삼아 읽어낼 수 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내서 통독을 해보았다. 하나의 컨셉과 철학적 신념인 목적경영을 기업경영과 개인차원의 삶에 녹여냄으로써 삶과 일이 결코 독립적인 별개의 활동이 아님을 보여준 책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보다 심장을 공략당한 이유는 부족하지만 평소에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과 부합되는 내용을 깊은 체험적 통찰력으로 일목요연하고 단순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형도 시인이 우리 동네 목사님이라는 시에서 말한 것처럼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나는 처음에 이 책에 밑줄을 치다가 너무 많은 페이지의 문장에 밑줄을 치고 그것도 모자라 형광펜으로 색을 칠해가며 읽다가 밑줄 친 문장을 그대로 다시 타이핑해서 그대로 내 삶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내 삶이 책에 밑줄친대로 변화되는 곳에 다시 밑줄을 치면서 목적경영대로 내 삶을 다시 재정비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재확인하고 인정하고 긍정하면서 느낀 점을 나 혼자 간직할 것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경영의 마지막 단계인 목적성과를 다른 사람에 퍼뜨려 공진화시키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다음 학기 교재로 황금수도꼭지를 채택해서 우리 학생들에게도 목적경영의 소중한 가치를 전파하기로 했다.

 

황금수도꼭지라는 책 제목은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던 유럽의 한 바이킹이 아내에게 선물로 황금수도꼭지를 선물한다는 만화 이야기에서 비롯된 내용이다. 사실 황금수도꼭지의 존재가치는 그것이 물이 흐르는 파이프 라인과 물이 솟아오르는 수원이 함께 연결되어 있을 때에만 드러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물이 솟아오르는 근원과 물을 흐르게 만드는 파이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황금수도꼭지는 오로지 겉으로 드러나 빛나는 수도꼭지와 같은 가시적 성과에만 매몰되는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우회적으로 빗대어서 삶의 교훈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황금수도꼭지는 근원을 파고드는 노력 없이 겉으로 드러난 황금빛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우화다. 우화는 우회적 화법을 통해 우연이지만 치명적인 깨달음으로 유도해서 각성하게 만들어주는 스토리 기법이다. 황금수도꼭지에 물이 나오게 하려면 물의 근원, 즉 수원(水源)을 찾아야 하는데 이 책으로 말하면 수원은 내 삶의 뿌리, 내가 살아가는 이유, 즉 목적에 해당된다. 수원이 어디 있는지는 한 번에 알 수 없다. 여러번의 시추와 노력 끝에 마침내 찾아낼 수 있다. 수원임을 깨닫는 과정, 비로소 그것이 내 삶의 목적임을 각성해 소명을 느끼면 그때부터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살아가는 험난한 도전을 감행한다.

 

이책에서 받은 감동을 어떻게 시작할까 하다가 신영복 교수님이 인용해서 유명해진 민영규 시인의 지남철(指南鐵)이라는 시를 음미하면서 리뷰를 써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전반을 대변해주는 강한 울림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니어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경영이든 개인의 인생이든, 제대로 된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두 가지 도구가 있다. 하나는 길을 잃었을 때 진북을 찾아주는 나침반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목표점을 정했을 때 거기까지 가장 빨리 도달하게 도와주는 지도다(216).” 오늘날 경영환경은 시시각각 변화되는 사막과도 닮았다. 사막은 자고 일어나면 지형이 바뀐다. 어제의 지도로 지금의 지형을 읽어낼 수 없다. 나침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는 이유다. 어디로 갈 것인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은 진북을 가리키기 위해 늘 긴장된 모습으로 떨고 있다. 떨리지 않고 정지된 나침반은 죽은 나침반인 것처럼 내가 존재하는 이유, 목적이 없는 사람은 전율하는 긴장감이 없다. 어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을 반복할 뿐이다. 당신은 직원입니까 종업원입니까? “직원(職員)은 직책을 맡아서 돈 준 만큼만 일하는 회사원이라면 종업원(從業員)은 소명의식을 갖고 왜 이 일을 해야 되는지를 아는 사람으로서 업의 개념을 각성하고 이 업을 따르는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자신이 하는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나선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213).”

 

내가 보기에 직원이나 직장인은 심장보다 다리가 떨리는 사람이고 종업원과 장인은 심장이 떨리는 사람이다. 심장이 떨리는 종업원과 장인은 이유가 있는 신성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다. 반면에 다리가 떨리는 직원과 직장인은 자발적 의지를 상실한 채 타인이 시키는대로 틀에 박힌 일을 반복하는 사람이다. 심장의 떨림은 지남철처럼 진북을 찾아갈 때 나타나고, 다리의 떨림은 목적을 잃어버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어쩔 수 없이 반복할 때 찾아온다. 심장이 떨리는 사람은 평범한 의학도였던 체 게바라가 남미 여행을 하다가 칠레의 가난한 농부 집에서 하루밤을 묵다가 목격한 각성사건을 체험한 사람이다. 혹한의 겨울 추위에도 이불 한 장 없이 서로를 껴안은 채 잠을 청하는 칠레의 가난한 농부를 목격한 이후 부유한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세상을 변혁시키는 혁명가로서의 소명을 찾은 다음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린다. 목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신성한 도전을 감행하는 사람에게 삶은 가슴뛰는 도전의 연속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구분한 쿨 버드(Cool Bird)’핫 버드(Hot Bird)’의 차이다. 쿨 버드는 도전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직원이나 직장인이다. 핫 버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능에 도전하며 어제와 다른 나로 변신을 거듭하는 종업원이나 장인이다. 쿨버드는 인센티브처럼 지금 당장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간접동기에 매몰된 사람이다. 이에 반해 핫 버드는 세속적인 이유를 넘어서 어떤 일이 있어도 도전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신성한 이유(calling)를 갖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직접동기로 무장한 사람이다. “신성한 이유는 목적에서 나온다. 난관을 뚫고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게 바로 성장체험이다. 성장체험은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온 몸으로 느끼고 깨닫는 체험적 깨달음이자 성숙해지는 각성이다.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성장체험만이 직접동기를 구성한다(74).” 부유한 변호사로의 길을 포기하고 압제에 저항하는 비폭력 도덕 정치가로 변신하게 해준 각성사건이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간디의 삶을 만들어준 것처럼 각성사건은 목적과 운명적으로 조우하는 경험이자 자신의 소명에 대한 체험이다(139).” 각성사건은 한 사람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자 자신의 존재이유를 깨달으며 다시 태어나는 제2의 탄생과정이다. 핫버드는 각성사건을 통해 목적을 찾은 다음 산과 바다를 건너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에 몸을 던지는 사람이다.

 

자신이 존재하는 목적을 찾은 사람은 신성한 도전을 통해 사명을 완수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핫 버드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사명을 완수하려면 부단한 혁신을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 “혁신은 목적을 검증해서 믿음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혁신이 없다면 목적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254).” 혁신은 난관을 돌파하고 두려움에 정면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두려움에 정면에 맞서는 용기다. “용기는 죽음에 제대로 직면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다(258).”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사람일수록 목숨을 거는 도전을 감행하고 혁신을 거듭한다. 목적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긍휼감(compassion)’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긍휼감이란 자신과 남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본능적으로 절연시키기보다는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이것을 풀어내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성향을 말한다(266).” 긍휼감은 타자의 아픔을 머리나 가슴으로 이해하는 연민이나 공감능력을 넘어선다. 긍휼감은 타자의 아픔이나 고통이 마치 나의 아픔처럼 온몸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행동지향의 도덕적 정서(267)”. 긍휼감을 느낀 사람이 신성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부단한 아이디어 실험과 혁신을 감행함으로써 사람과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는 목적지향적 삶과 사업을 영위한다.

 

결국 사회변화를 선도하는 혁신적 비즈니스는 인간의 문제를 고통의 뿌리부터 이해하는 사람들이 이끌어간다. 궁휼감이 없는 사람은 문제를 뿌리부터 이해하기보다는 곪아터진 결과만 보고 처방하는 데 골몰한다. 이들은 황금 수도꼭지만 찾는다(272).” 고통의 뿌리부터 치유하려는 안간힘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목적 스토리가 다시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이 감동을 받으면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런 목적 스토리가 보다 빠른 속도로 퍼지고 그런 스토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영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플랫폼이 이끌어가는 비즈니스 혁명 덕분이다. “플랫폼은 남들의 성공과 자신의 성공을 공진화시키는 운동장(61). 회사가 전문가들이 성장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경쟁력은 물론 회사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전문가의 놀이터라면, 플랫폼은 목적 스토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공생하고 협력하면서 서로의 능력을 무한대로 성장시켜주는 경연장이다. 플랫폼에서 서로가 서로와 연결하고 공유하면서 협업하는 기업은 자신이 도달할 사명의 목적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과격하고 장대하고 급진적이지만, 이를 구현할 때는 거북이처럼 꾸준히, 당장할 수 있는 것부터 발걸음 떼는 급진적 거북이다(312).“ 호랑이처럼 원대한 목적과 비전을 갖고 앞을 주시하면서 소처럼 우직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전략을 갖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일일이 다 정리하는 것은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너무나 많은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정리해놓으면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신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핑계로 리뷰는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대신에 윤정구 교수님의 황금수도꼭지책이 전해준 지적 충격과 감동을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하면서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과 의의를 이야기하고 싶다.

 

Basic: 기본 없이 기술과 기교도 없다

황금수도꼭지는 삶과 경영의 기본이 어디서 시작되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알려준 지침서다. 기본기를 알려주지 않고 지금 당장 돈되는 사업을 알려주는 기법과 기교로 무장한 책이 많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로 하면 왜 사업을 하는지 목적을 상실하고 지금 당장 돈되는 상품을 가성비 중심으로 팔아먹는 회사다. 모든 일이나 사물, 현상이나 사태, 학문적 탐구 노력이나 수행의 등에 대한 기본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일 수록 인간적인 면모는 물론 어떠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쉽게 자기 입장을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기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대로 확고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세상이 자꾸 기본과 원칙보다는 편법과 기교, 깊이와 무거움보다는 얄팍한 상혼의 가벼움을 부추기는 추세에서는 기본을 지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기본을 고수하는 사람과 기업만이 보다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 삶과 경영의 기본은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를 깨닫는 각성사건을 체험해야 그 목적이 부르는 소명을 따라 몸을 던지는 신성한 도전에서 비롯된다. 인생이든 경영이든 모멘텀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을알고(Know What) ‘어떻게를 알기(Know How) 이전에 를 알아야(Know Why) 함을 이 책은 시종일관 가르쳐주고 있다.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기본인지를 철저하게 알아야 그 위에 다양한 기술과 기교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 준다.

 

Fundamental: 근본 없이 본질을 파고들 수 없다

황금수도꼭지는 뿌리를 찾아가는 목적중심 삶과 경영이 무엇인지를 뿌리부터 파헤친 책이다. 기본은 어떤 일을 하는 순서상 심오한 전문가적 수준 이전에 알고 있어야 될 착안사항 또는 권장사항이다. 반면에 근본은 모든 일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권장사항이라기보다는 반드시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적인 의무조항이다. 근본적인 토대없이, 즉 정초(定礎)없이 집을 짓기가 불가능한 것처럼 어떤 일을 할 때 뿌리의 탄탄함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근방 무너지기 십상이다. 흔히 기본이 안 되어 있어라는 말은 사람이 갖출 것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예의가 없다는 말로 통용된다. 기본은 갖추고 있으면 될 권장사항이지만 근본은 권장 또는 장려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의무조항이다. 이런 점에서 근본은 있고 없고의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이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축적, 성사, 성취될 수 없는 필수조항이다. 근본은 뿌리의 본질이니까 뿌리와 같은 본질이 없이는 줄기도 가지도 꽃과 열매도 모두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생이든 경영이든 뿌리가 바로 목적이라는 가정 위에 쌓아올린 경영학적 건축물이자 인생 설계도다. 이 책의 핵심을 찌르는 한 마디 질문은 나는 나의 존재이유인 목적을 살려내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이 질문을 기업경영 맥락으로 바꿔도 그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인생과 경영의 근본을 파고들어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준 지침서가 아닐 수 없다.

 

Radical: 급진적 비판만이 진통을 통해 새로운 전통을 쌓을 수 있다

자기 입장이 뚜렷한 사람은 절충노선을 택하지 않는다. 마치 물과 기름은 성질이 전혀 달라서 섞을 수 없듯 진정한 철학과 세계관을 지칭하는 패러다임 역시 타협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황금수도꼭지는 기존 경영학이 주장하는 많은 주장의 이면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가정을 근본적으로 비판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기존 경영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뿌리부터 해체한다. 예를 들면 이 책은 전략경영이나 KPI 중심 전통경영학의 기본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충격적 교과서가 아닐 수 없다. “회사의 비전과 사명에서 논리적으로 도출된 KPI가 부서나 할당되는 순간, 회사의 비전이나 사명의 달성은 물 건너가고 오로지 KPI 달성에만 혈안이 되는 심각한 역기능이 나타난다. 비전달성의 지표로서 설정된 KPI는 조직의 비전과 사명을 죽이는 방식으로 반드시 달성(200)”되는 순간, KPI는 회사의 비전과 사명을 살해하는 주범이 된다고 비판한다. 한편 회사의 전략에 따라 일을 잘하면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전략적 인사관리도 심각한 문제점 투성이라고 비판한다. 전략적으로 인사가 관리될수록 구성원은 주인이 시키는대로 얼마나 잘 따라했는지를 근간으로 성과를 평가해 보상을 해준다. 전략적 인적자원 관리가 될수록 구성원은 관리되어야 할 자원으로 취급되어 점차 주인행세를 하거나 주인으로 연기하는 사람으로 전락된다. 그런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진통을 겪어야 새로운 경영학적 전통이 생길 수 있다. 황금수도꼭지는 비록 지금은 아픈 비판이지만 진북을 찾아 떠나는 경영학적 전통을 세우기 위한 진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 아닐 수 없다.

 

Critical: 비판적이지 않으면 비상할 수 없다

황금수도꼭지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준다. 개념은 생각의 양념이다. 개념에 체험적 열정이나 통찰력이 추가되지 않으면 관념으로 전락할 수 있다. 비판은 비난이 아니라 비교하고 분석해서 기존 개념이나 입장이 모호성이나 한계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이다. 이 책에 나오는 개념적 구분에 대한 명료한 구분은 모호했던 생각을 분명하게 정리해주는 청량제와도 같다. 마치 유리창에 끼었던 성에가 녹아 없어지면서 바깥 세상이 분명하게 보이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소명(calling)과 사명(mission)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소명이 목적으로부터 부름을 받아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적 체험에 가슴 떨림을 느끼는 상태라면, 사명은 아직 실현되지 못한 목적을 현실에서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을 말한다(115).” 결국 소명이 사명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심장 떨림을 거쳐 신성한 이유가 있는 도전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일러주고 있다. 또한 어렴풋하게 알고 있지만 그 차이를 오해하고 있는 개념에 대해서도 분명한 차이를 알려준다. 예를 들면 목표와 목적의 차이다. “목표는 시간을 따라가며 큰 표적을 만드는 것인 반면, 목적은 시간을 앞서가서 미래를 기다리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시간의 관계에서 목표는 시간을 따라가며 앞을 전망하는(looking forward)’ 방식을 택하는 반면, 목적은 시간보다 먼저 가서 기다렸다가 만나는, 뒤를 돌아보는(looking backward)’ 방식을 택한다(127).” “진정한 미래는 뒤따라가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목적을 가지고 먼저 가서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것이다(127).” 결국 세상의 변화를 일으키려면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쫒아가기보다 목적을 찾은 다음 미리 가서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그 어떤 책에서 읽었던 개념적 차이점보다 명쾌했다. 마지막으로 혁신과 변화의 차이도 색다른 비교를 통해 둘 사이의 의미심장한 차이를 알개 된 개념이다. “혁신이 성과에 이르는 길이라면, 변화는 성과의 결과다. 혁신을 통해 목적성과를 만들어냈다면 이 성과는 목적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화시키는 검증사건이 된다. 검증 사건들이 축적되어어 믿음이 자라나 구성원 모두가 이 믿음을 공유한다면, 결국 조직에는 근원적인 변화가 일어난다(252-253). 변화를 부르짖고 혁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생각과 행동을 유발하는지에 대해서 저자가 보여주는 비판적인 입장이 아날 수 없다. 비판적일수록 기존 입장과 비교가 되고 더 확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Classic: 고전(古典)을 읽지 않으면 고전(苦戰)을 면치 못한다

황금수도꼭지는 경영학의 고전을 넘어 목적 중심 삶의 전형을 보여주는 고전(古典)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는 단순히 경영학 관련 참고 도서나 논문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막스 베버와 같은 사회학자, 키에르케고르와 니체나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 간디나 체 게바라와 같은 혁명가, 파울로 코엘료나 빅터 프랭클 같은 인문학자가 등장한다. 문사철에서 축적한 지혜로 목적경영을 실험한 다양한 기업과 개인 사례를 녹여내 한 권의 인생과 경영의 지혜에 이르는 한 줄기 진리의 빛을 보여준 역작이 아닐 수 없다. 지식은 학교교육을 통해서 배울 수 있지만 지혜는 오로지 삶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사적 지식으로는 경지에 이를 수 없는 다양한 체험적 통찰력을 지혜로 승화시켜 간단한 명제나 그림으로 도식화시켜 보여준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처럼 이 책은 목적경영의 5단계를 개인과 조직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목적경영 5단계설은 생계형 삶이나 생계형 성과를 내던 개인이나 조직이 목적에 대한 소명의식을 느끼고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함으로써 마침내 성과를 달성하고 그것으로 공진화시키는 단계로 정리된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꽂아두는 경영학 개론서나 입문서를 넘어서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내가 사업을 왜 해야 되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중독되어 읽을 수밖에 없는 인생과 경영에 관한 고전이자 필독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앞으로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혼자 폼잡다가 그 어떤 고객도 품을 수 없는 비극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이기도 하다. 폼 잡다가 잡(job)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는 시대에 기업의 경영자는 물론 개인이 추진해야할 숙제는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기존 플랫폼을 잡아서 나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플랫폼을 잡는 순간 새로운 직업(job)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으며 나의 업의 본질도 새롭게 재발견할 수 있다. 멋진 책을 집필해주신 윤정구 교수님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어설픈 리뷰가 책의 본질을 해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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