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일과 가치없는 일. 가치있는 삶과 가치없는 삶.흔히 생각하기에 가치있는 일이란 세상을 변화시키고 크게 발전시키며, 돈과 명예가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기 때문에, 작은 상점의 운영자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우리와 사회에서 곧잘 격하되곤 한다. 하루하루가 그냥 무의미하며 지루하게 흐르도록 내버려 두면서 말이다. 하지만 정말 가치있는 일이란 자신과 그 누군가를 위해 자기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우동 한그릇'을 읽으면서 해본다.'우동 한그릇'과 '마지막 손님'에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힘과 따뜻함을 가진 주인공들이 있다. 그들은 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한마디 말은 큰 힘을 가지고 누군가를 격려할 수 있는 것이다. 평범하지만 빛나는 힘. 얼마나 멋있는 일인가?난 내일이나 모레면 또 이들을 잊어버리고 내 삶의 평범함을 못참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득문득 그들의 빛나는 힘이 생각날 것이다. 어디선가 그들과 닮은 이들을 보면서 아 이거구나 싶을 것이다. 그런 날들이 아주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명에 대해서, 태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특별히 떠오르는 것 없이 그냥 신비한 그 무엇이라는 생각이 드시다면 반드시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폭력없는 탄생은 우리가 그냥 스치듯이 여겨온 태아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경이로운 책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 아기를 가지면 사랑하게 되지만 '나와 같은 사람' '똑같은 하나의 인격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저 예쁜 인형과 같은 예쁜 아기라고 느끼기가 쉽습니다. 보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아기는 이미 완벽한 영혼과 육체를 소유한 인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람으로서 제대로 대접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이 책은 임신부나 산부인과 의사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한 필독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기는 그저 낳아서 기르면 길러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 너무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생명이니까요. 또한 바른 출산문화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다 바뀌지 않으면 안되니까 말입니다.
긴 바람이 가슴을 스쳐 먼 곳으로 사라집니다. 그 먼 곳 어딘가에 누군가가 몸을 불살랐던 청춘의 한때가 고스란히 남아 있겠지요? 그저 80년대의 끝자락에 아주 조금 발을 담갔던 기억만으로도 가슴이 이렇듯 먹먹한데 혁명에 일상을 빼앗겨 버린 그들은 어떠할지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오래된 정원>은 나직한 목소리로 그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그렇다고 무슨 새삼스러이 영웅적인 그들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세상을 너무 사랑했던 죄로 평범하게 누릴 수 있었던 감정들, 일상들을 고스란히 빼앗겨버린 그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것은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었는데 오히려 아주 사소한 일상조차 빼앗겨 버리다니 너무 아이러니 하지요? 그런데도 그들은 후회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삶 전부를 저당잡히며 한 일이었으니까요. 그 지울 수 없는 시간들이 이 소설에 차곡차곡 담겨 있습니다.좌익사범으로 장기수가 되어버린 오선생을 사랑했던 윤희는 그가 다시 세상에 나왔을때 그녀의 흔적들로 노트 몇권을 남겼습니다. 그 속에는 오선생이 알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딸아이 '은결'이가 있습니다. 아빠를 빼앗기고, 나름대로 시간을 견뎌야 했던 엄마로 인해 참다운 엄마의 모성조차 빼앗겨 버린 은결이. 전 사실 부모의 본성조차 어쩌지 못하게 차단당했다는 부분이 가장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것만큼 사실적인 상처가 어디에 있을까요? 채워지지 못한 긴 세월을 어찌하면 좋을지요? 그 잔혹했던 시대는 희미할 지는 몰라도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은결이가 있는 한 오선생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듯이, 이 땅에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들의 발자취는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희망은 존재하는 걸까요? 비록 세상에 현기증 나게 돌아간다고 해도 어딘가에선 아직 들꽃이 피고, 작은 사랑들이 피어나는 것처럼 말입니다.갈뫼에 남아 있는 실로 오래된 정원에 오선생은 은결이와 같이 작은 일년생 화초들을 심게 되겠지요. 그곳에 저도 한번 놀러가고 싶습니다. 비가 오는 날도 좋고 맑은 날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사고자 원한다면 일단 자신에게 한번 물어볼 것. 내가 지금 사랑에 빠져 있는지... 아니면 이별의 흔적으로 아직도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지.. 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절대 이책을 사서 읽는 오류는 범하지 마시길 권해 드립니다. 이책은 그저 그런 흔한 연애소설에 불과하니까요. 제 의견으로는.두사람이 집필했고 한사람은 여자, 또 한사람은 남자라는 출판사측의 마케팅 전략이 이 소설을 알리는데 한몫 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는.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라는 걸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평을 적었습니다. 그저 연애 이야기만 든 연애소설들이 그렇듯이 이 책도 그저 감정에만 무조건 호소하는 책입니다. 서가에 꽂아두고 오래도록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은 아닐듯 합니다.
이문구는 걸쭉한 입담을 가진 작가임이 틀림없다. 이문구의 소설을 처음 접해보는 내게 구비구비 느껴지는 감칠맛 나는 문장들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신선함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보다 더 다가오는 건 사람들에 대한 그의 관심과 따뜻한 시선이었다. 이문구라는 작가보다는 책 제목에 마음이 몹시 끌려서 책을 집어든 내게 ' 내 몸은 ... '은 바른 선택이었음을 입증하고도 남을만큼 재미있고도 근사한 책이었다.거리를 걸어가며 부딪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 어딘가 손해를 보고 살았을 것만 같은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들에게 들어가 그들의 마음을 끄집어 내고 세상을 괜시리 고단하게 만드는 힘있는 이들에게 보란듯이 훈계하는 그의 시선. 난 그런 그의 시선이 좋았다.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아 고생도 했지만 뭔가 정확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그 무엇이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