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배경은 100여 년 전, 영국의 시골마을입니다. 휴대폰도 없고 특별한 장난감도 없는 시골에서 대가족을 이루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주민들끼리 서로를 잘 알고 아이들도 친하게 잘 지내는 그야말로 '꿈의 마을'이죠.
이번 책에서는 밀리몰리맨디가 티 파티를 열게 되는데요. 삼촌이 찻잔 세트를 선물하는 방식도 웃음이 나고, 선물을 받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밀리몰리맨디를 보며 미소가 지어집니다. 밀리몰리맨디는 친구 수전과 티 파티를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데요. 마침 수전도 찻잔 세트를 받아 티 파티를 준비해두었다며 자신의 티 파티에 오라고 합니다. 둘은 서로 자신의 티 파티에 오라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데요. 지나가던 친구 빌리가 이 사태를 해결해 줍니다. 이렇게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참 좋네요. 이 장면에서 빌리는 자신도 티 파티에 초대해달라고 먼저 말하지 않고 기다립니다. 혹시 친구들이 불편할까 봐 배려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네요.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합니다. 이런 마을에서 자란 아이들은 행복할 것 같아요.
밀리몰리맨디가 고슴도치를 키우는 이야기, 자전거를 배우는 이야기, 친척과 편지를 주고받는 이야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아직 어린 소녀다 보니 작은 일도 가족이나 친구와 의논해서 결정하는데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 의견을 내고 도와주려고 하는 장면이 보기 좋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격언이 절로 떠오르는 책이지요.
이 책의 저자인 조이스는 그림을 그려 생계를 이어가던 중, '종일 집 안에만 틀어박혀 먹고살기 위해 일만 하는 삶 대신 햇살이 눈부신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고 밀리몰리맨디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저자의 바람이 담겨 시골마을에 사는 소녀에 대한 책이 나왔죠. 밀리몰리맨디는 가족과 친척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친구들과 매일 뛰어노는 행복한 아이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한가롭게 지내는 사람들이 부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