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스메타나 : 교향시 '나의 조국' 전곡
스메타나 (Bedrich Smetana) 작곡, 라파엘 쿠벨릭 (Rafael Kubelik / Supraphon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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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붕괴된 뒤 체코의 공산화가 끝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프라하의 봄' 음악제의 서두를 장식한 것은 체코 출신의 국민적 작곡가인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이었다. 체코 필하모니를 지휘한 사람은 다름아닌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인 라파엘 쿠벨릭.

조국의 공산화에 어쩔수없이 서방으로 망명하여 지휘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라파엘 쿠벨릭은 떠나온 조국을 그리며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여러차례 녹음하였다. 71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나의 조국'전곡반은 이미 이 음악의 교과서적인 연주로 알려져있을 정도로 쿠벨릭은 '나의 조국'을 그야말로 뜨거운 조국애를 가지고 사랑하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민가있는 교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리랑이나 애국가를 들으면 그렇게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하지 않던가. 아마 쿠벨릭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 음반은 역사적이고 감격적인 음악제에서 체코 국민들이 아마 가장 사랑하는 곡임에 분명한 '나의 조국'을 체코 출신의 대지휘자 쿠벨릭이 연주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가 대단한 음반이다. 실황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연주로, 쿠벨릭은 열정을 다해 체코 필하모닉을 지휘하고 있다.

물론 순전히 음악적인 면으로 보자면, 최상급의 음반은 아니다. 일단 1990년 실황임에도 불구하고 녹음 상태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며 이전의 보스턴 심포니와는 달리 체코 필하모닉의 사운드는 세련되거나 미려한 음향이 아니고, 어딘가 거칠고 투박하다. 템포 설정을 조금 늦게 잡고 장대한 사운드를 구축하려고 한 쿠벨릭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전 앨범에 비해, 또는 동곡의 다른 명반으로 생각되는 카라얀/베를린 필의 미끈한 연주에 비하면 확실히 거칠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저런 단점들을 다 제껴두고라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느꼈을 뜨거운 감동을 이렇게나마 간접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음반의 미덕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기존에 나의 조국 음반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이나 나의 조국 전곡은 아직 듣지 못하고, '몰다우'만 들어보셨던 분들이라면 이 음반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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