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시 - 김시종 시선집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37
김시종 지음, 유숙자 옮김 / 소화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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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自序)

혼자만의 아침을 너는 바라서는 안 된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절대 어긋날 리 없는 지구의 회전만을
너는 믿을 일이다.
네 발밑에서 해는 솟아오른다.
그리고 커다란 호(弧)를 그리며
뒤편 네 발밑으로 저물어 간다.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지평이 있는 게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그 지점이 지평이다.
바야흐로 지평이다.
머얼리 그림자를 떨구며
기우는 석양에게 작별을 말해야 한다.

새로운 밤이 기다린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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