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自序) 혼자만의 아침을 너는 바라서는 안 된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절대 어긋날 리 없는 지구의 회전만을 너는 믿을 일이다. 네 발밑에서 해는 솟아오른다. 그리고 커다란 호(弧)를 그리며 뒤편 네 발밑으로 저물어 간다.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지평이 있는 게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그 지점이 지평이다. 바야흐로 지평이다. 머얼리 그림자를 떨구며 기우는 석양에게 작별을 말해야 한다. 새로운 밤이 기다린다.-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