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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2007년 봄호 - 통권 4호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거실에 굴러다니던 잡지가 하나 있었다. 문학동네에서 발간하는 청소년문학잡지 <풋,>이라는 것이었다. 킬링타임으로 읽기 좋겠다 싶어 집어들었는데, 왠걸 이건 딱 내 수준이네. 스물다섯 살 언니는 조금 부끄럽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에 이은 '잠' 시리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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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특기이자 취미는 잠자기다. 불면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나는 잠을 잘 잔다. 내 잠은 오랫동안 내 주치의이기도 해서 마음이 고단하거나 아프면 특히 더 잘 잔다. 일 년에 두어 번 죽은 것처럼 몰아서 잠을 잘 때가 있었다. 꼬박 이틀을 한 번도 깨지 않고 잠들어 있다가 깬 적도 있고, 한 보름 내내 자다 깨어 간혹 햇살을 보고 아…… 예쁘구나, 하고 잠들고 또 자다 깨어 숭늉 같은 걸 몇 모금 마시고 다시 잠들기도 하며 겨울날을 보낸 기억도 있다. 그렇게 자고 나면 아픈 곳들이 그럭저럭 견딜 만해지거나 가벼워져 있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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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특기란에 즐겨 쓴다는 그것, '자기합리화'에 걸맞는 '잠'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 모으는 걸지도.
아무튼 김선우의 '어느날 시가 내게로 왔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