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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뭐예요? - Who am I?
김세준 지음, 김미진 그림 / 매직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아이들이 살면서 내가 누구인가 생각하는 것은 몇 살 때부터일까? 불우한 가정환경에 있는 아이일수록 자신의 출생과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많이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나 꼭 가정환경이 불우하지 않더라고, 어려서부터 학습량에 치여서 자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아이들이 한번쯤 자신이 왜 사는지 생각해 본다고 한다.
'내 이름이 뭐예요?'는 부쩍 세상에 질문이 많아진 아이와 그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책에서는 주인공인 씨앗이 여행을 통해서 자신이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씨앗이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세상의 여러 친구들에게서 씨앗은 자신과 다른 각자의 삶이 있다는 것을 듣게 되고, 결국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생각한다. 책 속에 배를 만드는 두 사람이 더 큰 배를 만드는데 만 목적을 두고 배의 쓰임을 잊고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의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과연 무슨 목적을 생각하면서 지금 공부를 하고 있을까? 자신이 해야 할 공부는 사실 따로 있다. 학교에서 외우라고 하는 지식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성취하는 경쟁의 결과를 자신의 인생의 목적으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다가 막상 사회에 나와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처음부터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책 속에 나오는 씨앗이 아이라면, 나비는 부모가 될 수 있다. 아이에게 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아이가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이를 통해서 아이의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단편적으로 세상 구경하는데 그치지 말고, 아이가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서 깊이 있는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삶의 목적을 자신이 정하고 살아가야 한다.
씨앗이 대도시의 화려한 모습에 반하고, 이러한 곳을 만든 인간을 동경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때 나비가 해 준 조언이 생각난다. 인간은 다양한 것을 만들 수 있지만, 그 원료가 되는 것은 다 자연에 있는 것이고,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눈에 보이는 환상에 이끌려서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씨앗과 같은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바로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매미, 개미, 사과나무, 쇠똥구리, 잡초, 야생화, 해바라기와 같은 다양한 만남을 갖는다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눈을 갖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지금 특별한 꿈 없이 마냥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고 자신아 지금 잘못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