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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 - 개정판
김기현 지음 / 복있는사람 / 2016년 7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3번 읽었다. 처음은 ‘김기현’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어 그의 책을 모조리 수집하여 닥치는 대로 읽었을 때이다. 다음은 내가 아비를 잃은 나이인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을 보며 다시 고난의 문제를 떠올리며 하박국을 설교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이번에 새롭게 나온 개정판이다. 그러고 보니 성경 다음으로 동일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것이 <하고노>가 된 셈이다.
먼저 <하고노>는 체험적이다. 고통의 문제라면 루이스가 떠오른다. 그는 고통을 “귀먹은 세상을 깨우는 하나님의 확성기”라고 얘기했다. 그랬던 그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후에 <헤아려 본 슬픔>에서는 하나님을 향한 분노와 원망의 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었다. 남의 고통은 고상한 언어로 말할 수 있어도 정작 자신의 문제가 되면 상황은 역전된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아버지의 부재, 목회의 현장에서 겪는 고통을 경험했기에 고난당하는 이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경험했기에 고통하는 이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묘사한다.
다음으로 <하노고>는 인간적이다. 저자는 내가 고난을 좀 안다고 거드름을 피우지 않는다. 즉, 고통을 단순화하여 간단하게 도식하지 않는다. 바로 고통의 유익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는 하박국은 물론이고 예레미야, 심지어 예수님까지 동원하여 고통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민낯을 들추어낸다. 또 ‘신정론’에서 말하는 대로 덮어놓고 하나님을 변호만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백미는 1부 “그대, 고난에 직면하거든”이다. 감히 하나님을 의심하고, 그분께 항의하라니. 허나 그것으로 인해 고통의 회복이 시작되었다.
마지막으로 <하노고>는 도전적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적 성찰, 하박국서의 성경적 연구, 폭넓은 독서의 힘이라는 세 가지 재료를 잘 버무려 멋진 걸작을 만들었다. 저자는 고통하는 이의 주특기인 신세한탄, 넋두리만 늘어놓지 않는다. 고난이 엄연한 현실이라면 고난을 도대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고난이 변장된 축복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 묻는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날이 오면’ 다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미래이니 지금 이 순간 <하노고>를 들고 곱씹으며 걷다보면 고통마저도 노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고통 때문에 나도, 성도들도 아프다. 또 계속 아플 것이다. 하지만 아팠지만 끝내 믿음으로 일어선 하박국이 있었기에, 그 과정을 잘 정리하여 소개해 준 저자가 있기에 고통의 길은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것 같다. 고통으로 눈물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에게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