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설교 룻기 읽는 설교 시리즈
조영민 지음 / 죠이선교회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목회자는 설교자다. 목회자에게 부여된 여러 역할이 있지만 으뜸은 설교다. 하여 목회자인 나 또한 설교에 관심이 많다. 설교를 준비할 때면 시중에 나와 있는 설교집을 샅샅이 뒤져서 살펴보는 편이다. 그럴 때면 아쉬움이 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설교자들의 설교 일색이다. 물론 검증되었으니 믿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출판사들이 앞 다투어 출판을 한다. 허나 살짝 진부하다. 어딘가 숨겨진 보석 같은 설교자들이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설교자의 책을 출판한 들 얼마나 찾을까? 출판사의 고민도 내 모르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읽는 설교 룻기”>는 고마운 책이다.

    조영민 목사의 룻기는 성경적 설교이다. 설교는 성경 본문을 기초로 하니 당연히 성경적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성도들이 알아듣기 쉽게, 실제적이어야 한다는 덫에 걸려 지자체 강좌와 분간하기 어려운 설교들이 많음을 부인할 수 없다. 허나 저자는 철저하게 성경에 천착한다. 단어의 의미를 따져 묻고, 배경적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부지런히 라는 질문을 던지며 본문의 원의미를 찾는다. 이것이 얼마나 고된 작업인지 설교자들은 잘 안다. 그래서 피상적으로 지나고픈 유혹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을 성공적으로 해 냈다.

    또한 본 서는 구속사적 설교이다. 필자는 구속사에 대한 일종의 알레르기가 있다. 성경은 구속사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설교가 구속사적일 수는 없다. 오히려 구속사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잘못된 알레고리가 나오고, 지나친 비약으로 인해 합리적이지 못한 설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저자는 나오미와 룻의 텅 빈 허기를 충만하게 채워주는 보아스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의 시선을 예수님에게로 훌륭하게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본 서는 현실적 설교이다. 현실적이라는 말은 실제적이란 말이며, 적용에 성공했다는 말이다. 저자는 룻기의 적용을 교회 공동체로 풀었다. 개인적 결단이 아닌 교회 공동체성을 구비하는 적용이어서 오히려 더 새로웠다. 덮어 놓고 교회를 비판하는 무책임한 설교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연히 비판하는 본인은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롭고, 완벽한 듯 행세하는 말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저자는 당시 베들레헴을 오늘의 교회와 일치하면서 그래도 교회이어야 하는 이유를 가슴 따뜻한 목회자의 심장으로 잘 연결했다.

    읽는 설교를 읽는 내내 저자의 설교를 듣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어느새 즐겨찾기 목록에 추가시켰다. 틈틈이 찾아 듣는 설교자의 목록이 하나 더 늘었다. 글과 말이 모두 좋은 설교자를 만나는 기쁨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저자의 연배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필자와 비슷한 것 같아 부러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가졌다. 여인들의 텅 빈 인생을 하나님이 생명의 떡으로 충만하게 채우셨듯이 저자의 강단 사역이 조국교회의 허기진 강단을 새롭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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