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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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까놓고 말하는데 자넨 노벨상 수상작가야!" 

 

한국인 할머니들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좀 안되겠니?

봄 바다에 풀이 돋고 있다. 식욕도 돋고 감수성도 솟구친다.
들판에 윤기 자르르한 봄나물 뜯어다가 고추장 듬뿍 풀고 양푼 비빔밥이나 한그릇 뚝딱 했음 좋으련만...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뒤집어 까보나 3단 백수인 내가 할 일이라곤
방구석에서 요리조리 뒹굴며 책을 먹고 사는 일밖에 없다. "(>_<)"

나이 서른, 에효~ 슬픈지로고! 하지만 더 슬픈 일이 있다.

노벨 문학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말이시,,, 한국의 김지하 시인은 알면서도,,, 
에헴,,, 나는 왜 모르는겨? 요럴수가 있는겨! 

,,,훔, 웃자고 하는 소리 맞다~_* 일본 작가라서 무작정 폄훼하는 독자도 아니다. 다만,
일본이 점령군인 미군에게 당한 멋 모르는 소녀(사쿠라)의 성적 고통은 치유하려 들면서
왜 한국의 위안부 문제는 그 어떤 책에서도 언급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제국적인 침략 전쟁은 누가 먼저 시작했었나?
세계 문학사에 그 정도의 걸출한 위치에 선 작가가 할 일이라면 인생 치유니 작가 인생 50년 찬양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자국의 지식인부터 이제는 좀 일깨우는 흐름으로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를 읽는 내내, 책속의 메인 테마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런 바램이 줄곧 들었다. 한국인이기 때문이겠지...그게 아니라면, 내 나라에 오에 겐자부로 당신처럼 뭘 좀 아는 위대한 작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허함에 대한 한 토막의 질투심의 발로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에는 70줄에 이른 당신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은 애통함, 그 슬픔을 간직한 이들이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반드시 기억해 주길 바란다......  

아하하! 이러니 꼭 오에 겐자부로에게 진정어린 팬레터 보내는 기분???

아무렴 어떨까, 좌우지간 미안하이! 꿉뻑~_*

미안한 기분으로다가 아직도 이 책을 살깜말깜 망설이며 반신반의하는 독자들을 위해
서두의 뜬금없는 우격다짐은 이제 접고 새 마음으로다가 책 감상이나 내 몇 마디 붙여봄세!

이 책은 총 6개의 섹터로 구성되어 있사와.
그 테마를 뚫어보자면,,,주인공인 내(오에 자신)가 친구인 영화제작자 고모리와 30년 만에 재회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일찌기 이 둘은 사쿠라라고 하는 국제파 여배우를 중심으로 독일 소설 <미카엘 코르하스의 운명>을 쓴 크라이스트 탄생 200주년 기념 영화로서 아시아권 독립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눙치게 됩죠.

그러나, 주연 여배우인 사쿠라가 어릴 때에 미군 병사에게 능욕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촬영 스탭조차 스캔들이 발각되면서 영화 제작 계획은 물거품이 되지 않겠수.
그리고 30년 후, 그 영화를 노련한 사쿠라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제작하려고 하는 이야기로서,,,,,, 그 구성이 휘황찬란합죠. 뭐 지금에야, 이처럼 초년, 중년, 말년의 세대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글쓰기 구성도 그리 드문 일도 아니지만서도,,, 뭐 암튼,,,

그 하나는 영화로 완성해 나가려는 시도가 한 축이고, 또 하나는 포의 시와 주연 예정 배우 사쿠라의 소녀시절 로리타적 성적 착종의 상처를 체험으로 꾸려가는 이야기가 또 한 축으로 교차하고 있으면서 그런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쿠라. 이미 그 진실을 알고 애너벨리 무삭제판을 소장하고 있는 코모리, 그리고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인 오에는 30년 전과는 다른 결말, 다른 출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거지.

복수의 요소를 만들어가면서 작품을 읽다보면 지적 호기심과 독서의 기쁨을 느낄수도 있지만,
시시틈틈 쏟아내는 인용문이 많은 관계로, 영화 로리타나 애너벨리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없이 본다면 가독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지요.  

이처럼, 이 책은 그 어떤 반전이나 꿈의 실현, 혹은 해설에 나오는 노인의 곤경을 이야기라기보다는 작중에도 화자가 몇 번이고 연발하는 -it's only life, but life it is! 그래봐야 인생, 그래도 인생!>
이라는 이야기로 함축됩죠. ('' 본래는 life 대신 movies(영화)인데 제가 내린 해석이야요!

사실, '이래사나 저래사나 죽는 건 똑같다'는 말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듣는 이야기입죠?
결말부에서도 주인공인 오에가 여배우인 사쿠라를 마주하며 지난 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주제를 암시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 나이가 먹도록 살아온 것은, 무대에서 재연하기 위해서일까? 영화로 남기기 위해서...",
"만약 영화가 완성되지 않더라도 말이야" 라며,,,

이걸 저대로는 이렇게 느꼈지요.

내 인생의 절정기는,,, 언제였을까?
만약 내가 여배우였다면,,, 최고의 인기와 팬레터를 먹고 살던 그 시절이였을까?
,,,,,,,

그 대답은 오에 겐자부로의 주제로 합일하면 간단하죠.
 
<선택은 자유다. 액션을 취하는 것도 선택이다.
지금 내가 백수로 지내는 것도 선택이고 언젠가는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으로 되새김되고,
사쿠라가 유년시절 악몽같은 능욕을 당한 것도, 늦게나마 그 진실을 알게된 사실도 기나긴 인생의 한 점일 뿐이다. 또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오에의 아들 히카루도, 나이 70줄에 그를 보살펴야 하는 오에 자신도, 그걸 고민하고 근심하고 걱정하며 우울해했던 그 모든 시간들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눈물도 서러움도 한 송이 꽃이 된다. 한바탕 웃으면 그만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

('' 아이쿠야, 오늘은 서평이 어째 좀 백수의 우울 증세처럼 되부럇당게~_* 다시 한 번 꿉뻑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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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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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그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위대한 스토리텔러가 분명하다. 이 소설 역시 그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출간 되자마자 왜 영화화 될 수밖에 없는지를 충분히 짐작케 하는 작품이다.

러시아와 조선을 무대로 총 79개로 구성된 각 섹터마다 전개되는 사건 자체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선 미사여구를 최대한 배제하고 필요 없는 문장들은 적확한 단어들로 가려뽑은 절제로 일궈낸 스피디한 그의 작풍이 단연 백미다. 그 누가 읽더라도 단 두 시간만에 독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그의 말 달리는 필치. 한 문장 한 문장 얼마나 많은 러시안 커피와 니코틴을 주입시켰을지를 생각하면 자못 건강이 염려될 지경이다. ^___^(이젠 커피 담배 여자 술? 끊으시고 저한테 압수당하셔도 됩니다 ㅋㅋ )

아무튼 그런 문장들의 간략성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반감없이 가독되는 한 편의 대하 사극을 보는 듯했고 그 각각의 섹터들도 영화 시나리오로 환산하면 10씬은 족히 나올법한 드라마틱한 사건과 반전을 저마다 지니고 있어, 마치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해 두고 쓴 것처럼 원작 그대로 각색해도 7할은 대박날 상상까지 품게하는 마력까지 지니고 있다. ,,,그러니 모 영화사가 바로 콜 했겠지만 말이다... (^_^) 에험,,,

서평치고 너무 진부한 칭찬들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아무렴 어떠하리!
이런 작가와 동 시대를 살아서 좋고 또 같은 한국 사람이라서 더더욱 좋을 뿐이다.

그건 그러하옵고,,, 올 여름 태양빛이 쪼아대는 어느 해변에서 오일로 등짝을 태우며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아직도 감이 서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서 과감히 이 놈을 잡으라고 호언할 수 있는 그 얼개를 좀 더 섬세하게 이실직고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얼씨구!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말해서 열차를 테러해서 폭파하는 모험 소설이요, 개성의 박연 폭포에서 정분 통한 두 남녀가 재회를 기원하는 연애 소설이며, 구구절절 서스펜스가 가미되어 독자들의 흥분도를 조절하는 스릴러이기도 하고, 미스터리와 추리를 적절히 버무린데다,, 또,,, 또,,,, 또,,,,,,더는 말로 줘 담을 수도 없을 정도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멀티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총체적 표본임이 분명하닷! 하악하악~ 그야말로 한 마디로 굿! 으로 한정할 수 없는, 읽지 않고서는 이 희열을 느낄 수 없는 바로 그 책!    

게다가 등장인물은 또 어떠한가? 그가 창조해낸 따냐와 이반이라는 두 인물은 낯선 고유명사임에도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나 종이커피처럼 단 열 페이지만 넘기다보면 어느새 눈에 철썩 달라 붙는 정감이 느껴진다. 키 훤철. 제복 갈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않을 것 같은 통역관 뾰도로이자 이반. (<--- K1의 표도르를 생각하면 더 감흥이 와닿을 듯), 그 동안 꿈 속에서만 한 두번 만날 수 있었던 러시아의 순수 미가공 미녀, 중에서도 미녀 따냐! 정말이지 그가 특별히 감성적인 묘사에 치중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은 태생이 조선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우리와는 너무나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였다. 고얀지로고~

누가 그러더냐?
아무개 소설을 읽다보면, 그 작가의 성품까지 조심스레 엿보게 된다고...
이 책을 통해 나는, 작가 김탁환님의 품성은 시종일관 경쾌하다고, 천성적으로 말 타고 담배피고 커피까지 입에 물 낭만과 여유 그리고 배포를 지닌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노벨상이 안나온다 안나온다 운운 하지만, 그 소재나 스케일이 너무 반도틱 하지는 않았나?
세계화 세계화 절규하면서 뉴욕을 헤집고 런던을 폭파하며 러시아를 횡단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적이 있었나? 적어도 허구라는 소설 속에서라도 말이다.   

나는 이 노서아 가비를 통해 마치, 소년시절 외계인의 침공을 다룬 미제 드라마 브이(V)를 보는 것처럼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 떨어진 것 같은, 잃어버린 내 안의 환타지를 되찾은 것 같았고, 최대치와 여옥이 등장했던 '여명의 눈동자'가 그리울만큼 따냐와 이반의 사랑 향기에 도취되어 또 다른 양다리를 걸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_<)" 

흠,,, 마치 오늘은 김탁환이라는 작가의 예찬론자가 된 듯한 심정이지만, 그것조차 외려 감사할 따름. 그만큼 이책을 통해 느낀 점도, 찾은 것도, 돌려받은 것도 무릇 많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내 안의 청춘 환타지를 얻은 기분!!!
하지만,,, 더 많은 칭찬들은 아직 책을 읽지 못한 독자 제현에게 외려 반감을 살 우려도 있거니와,,, 그가 책 서두에 옮겨적은 뿌시킨의 경구를 나도 가만가만 따라 보며,,, 이쯤에서 서평은 마친다.

,,,,,, "<나의 이야기여. 빨리 빨리 나아가라... 새로운 인물이 우리를 부른다...>"

P/s
적어도 국내에서 스토리텔링의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저자 김탁환님! 더 걸출한 인물들을 소생시켜 주시옵고....... 또 한가지. 혹시 작품 구상하실 때,,, 커피하고 구름과자하고 동시에 먹다가 담배를 후후 불곤한 적 없나요? 정말 주의해 주세요~  
"작가가 손가락 타면 큰일난다!" 
(''<---- 2009년 7월 복날이 다가오는 어느 골방에서 환생한 내 안의 초등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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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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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저 그놈이랑 잤어요!!! 

 

서른이 넘은 세상 중력에도 이런 성장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아련한 10대 적의 첫경험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닐런지......

소시적에 멋 모르고 사고친 경험이 있던 사람들은 이 책 제발 내 말 좀 들어주세요를 읽는 내내 주인공 디에나가 외치는 함성에 가만히 귀를 귀울이며 자신의 경험에도 비추어 보았으리라 예단해마지 않는다. 내가 이랬거던, 딱 내가 그랬거던 하면서 왜 세상의 아버지들은 죄다 자식들의 실수 하나쯤 대범하게 웃어 넘기지 못하고 가족의 화목을 해치는 존재로만 생을 연명해야 하는 것인지를 질타하며 그때는 진정 몰랐거던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철이 들면 자연스레 알게되는 것도 아니란 걸 이 책 저자인 세르자르는 말하고 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불문곡직하고 내 한 가지만 이 서평을 읽는 독자 제현에게 묻겠다.

 당신은 지금 대한민국의 10대로 살아가는 소녀이고 남자친구까지 있는 아주 평범한 부모를 둔 가정의 딸이라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지극히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그 남자친구는 요즘 사춘기의 질풍노도에 빠져 당신이라는 소녀보다 당신이 지닌 육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너는 달라, 특별히 이뻐." 하면서 당신의 젖은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는 감미로운 말을 속삭인다. 그러더니 한 손으로 어깨를 슬며시 끌어당기더니 입맞춤을 한다... 
당신은 나이가 어렸고, 순수하게 남자친구를 좋아했고 그런 나머지 가벼운 스킨쉽은 물론 입맞춤 정도는 스스로도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원했던 바이었고 자연스레 당신도 입술을 마주한다.

달콤하다. 감미롭다. 하지만 하지만,,, 
 
"우리 한번 할래?"  그 말에 그제야 당신은 덜컹 겁이 난다.

 거기에서 멈췄다면 그 누구도 당신을 원망하거나 그 이성교제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요즘의 부모들도 그 쯤은 애들이라면 하고,,, 그냥 듣고 넘길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의 젖무덤을 남자친구의 손가락 침공을 허용했음은 물론 거웃까지 허락하고야 말았다. 

 
,,,당신은 그것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남자친구에게 늘 착하고 귀여운 소녀였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비쳐져야 하고
그렇기에 내심 거부하고 싶은 맘은 들었지만 순순히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 일 때문에 남자친구와 헤어질까봐, 그 일 때문에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친구를 사귀게 될까봐. 온갖 상념들을 끌어안은 당신은 차라리 몸을 허락하는 편이 편하다고 생각했을 뿐인 것이다.

 ,,,원치 않은 임신을 생각하면서도 피임 어쩌고 하는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제서야 성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당신은, 당신은,, 당신은,,,

이 책은 바로 이런 책이다.
  
그 작은 선택 하나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로부터 혹은 집안의 화목을 해친 존재로 소녀는 부각된다. 이뿐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관계로 얽혀진 이 사회는 그런 추문을 퍼트리며 급기야 당신이 마시는 공기, 이동하는 모든 공간으로부터 당신을 '헤픈소녀' 로 매장시키려 한다.

당신은 어느새 아주 그저 주는 헤픈 아이가 되어 있었고, 어딜가나 그 한 번의 선택으로 그 업보를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랬기에 당신은 더 꿋굿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어차피 질 나쁜 아이로 낙인찍힌 마당에 일자리를 구하면서도 부모님의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었고 애인이 있는 남자친구란 걸 알면서도 빼앗으려고도 한다. 
그래서 자신이 안고 사는 고통을 조금이나 덜어보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그것은 스스로를 더 죄는 족쇄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래서 슬프다. 당신은 슬프다. 울고 싶다. 운다.
눈물이 난다. 눈물이 흐른다. 당신은 혼자 잘도 울고 혼자 일기를 쓰며 달래본다,,,,,,
"나 그놈이랑 잤어!" 하고 아버지에게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내 보려고도 한다.

누구나 바꾸고 싶은 작연 사연이나 고민 속에,,, 
이 책의 주인공이자 10대소녀인 디에나의 입을 빌어 작가 세르자르가 하고 싶은 말은 ,,,
미안하다고 말하고, 괜찮다고 말하고, 용서한다고 말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끌어 안는... 그것은 당신과 내가 매일매일 마주하는 소박한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라고 말하는 건 아닐지 촌평해 보며,,, 경건하게 이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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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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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형씨 진짜로 매트릭스 같았다니까!"

으아아우웨엑! 이 책 완전 웃겨웃겨. 이 책 웃겨 죽어요. 저는 배꼽똥꼽 다 잡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문득문득 내가 기존에 좋아하던 오쿠다 히데오의 걸이나 오기와라 히로시의  
유괴랩소디풍의 웃음과 잔혹성이 떠오르데요?   그렇다고 그 책들과 느낌이 비슷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 이상이었습니다. 적어도 그 형식만은 말이죠.  

어쩌면 작가분이 산전수전 다 겪은 코믹극단 KGB의 극자가 출신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독자들 

이 원하는 바를 완벽하게 대사로 캐치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토해 주었다는 느낌입니다.

왠지 읽고 나면 나름 관광 당했다는 느낌일까요? 하하, 아무렴요.

혹시 희곡이나 뮤지컬 대본은 물론 영화 각본을 준비중이신 분들에게는 필독서가 아닐까란  

생각도  뚱딴지처럼 들었답니다. ^^ 


그렇다면 제가 왜 이렇게 칭찬 만발하며 입이 찢어져라 웃은걸까요?

살짝 한 번 내용물을 분석 해 볼까나요?

우선, 독자들을 웃겨 주검으로 몰고가는 공통 분모같은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악몽에서는 1.2.3장을 구성하는 주요 화자에 끼지는 못했지만 제가 꼽건대 단연, 백치소녀  

가오루라는 여자입니다. 그런 그녀가 탐정 조수역을 한다는 설정부터가 이미 화끈한 코미디를  

예고한거죠. ^_^ 그럼, 그녀가 또 얼마나 화끈상쾌 재기발랄 엉뚱몸치 개그한지 맛도 좀  

보셔야죠? 킈킈~~

우선, 토막난 시체의 처리방법으로 '사체를 돼지 모이로 줘야 할까요' 하고 의견 개진을 하는가  

하면, 아주 앙징스럽게 '잘게 다져서 공구리를 치는 건 어때요' 하고 잔학할 정도로 가냘픈  

제안을 하기도 하는 연약한 여자랍니다. ^^,,,그러고도 평생동안 햄버거를 못 먹을 우려가 있대나

워쨌대나? 마치, '자, 교실 청소하자' 하고 말하는 반장처럼 '시체를 처리하자' 말하는 이 스무살 

짜리 백치아가씨. 한편으로 불쌍하기도 하답니다. 왜냐고요? 그건 말씀 못드립니다. 

누가 이 책의 작가인 기노시타 한타가 각본가 아니랄까봐, 마지막 반전의 에필로그를 위해 아주  

계획적으로 숨겨놓은 트릭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의 띠지처럼 웃음과 공포의

절묘한 롤러코스터라고 붙여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요,,,  

아무튼 전 앞서 예로 들던 작가들의 깊이와는 비교할 순 없겠지만 완전히 헛방귀 웃음 절로나는  

이런 책은 근래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야말로 잘 짜여진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캐릭터들이 펄떡펄떡 뇌리속에 살아 숨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서두에 꼽은 백치 아가씨는 물론, 이 책을 구성하는 총 3명의 해괴한 남자들!

호모는 6할이 수분에다 3할은 히스테리로 이뤄졌다 티박을 일삼는 사부로. 자신은 사람을 살해

하고도 '미안, 시체하나 더 만들었어' 라고 말하면서 인생 참 가볍게 사는 주제에 말이죠. 

쓰다보니 등장 인물 소개가 너무 길어져서 이 쯤에서 영문도 모르고 살해당하는 오가와와  

호모 마키는 생략해드리는게 아쉬울 뿐이군요. 

  

그나저나 자, 다음!  웃음 만발속에 등장하는 소품은 또 어떤지 아세요?

,,,비디오데크 안에 든 테이프의 제목이 뭔 줄 알아요?

"숙녀 뒤늦은 만개." 래! 나 원참, 이런 앙징스런 소품조차 한 몫 단단히 하는 구성이옵니다요~

 

저 정말 두서없이 숨차게 지껄여 댔는데요?
 
정말이지  제가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동안 이사카 고타로, 오쿠다 히데오, 

오기와라 히로시의 전권을 섭렵하고, 더 이상 해학과 스릴의 절충된 소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동안 식상해 있었는데 말이죠. 그러던 찰나에 이 기노시타 한타를 발견한 거라서요...  

너무 외롭고 적절했었거든요~~ 참말로 다행중 다행이고요~!~

그 다행스러움이 앞으로 악몽시리즈 2.3편이 살림 출판을 통해서 또 나온다고 해서 더욱 다행!! 

반드시 읽어 볼 생각입니다. 굳이 웃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제가 극작가 지망생이라서요... 

... 너무 필요한 교과서처럼 소중히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 독자나 관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아이디어가 딸릴 때마다 혼자만 간직하고 엿보고 또 엿보고 싶더라고요..


뭐, 그렇다고 이 책이 100점 만점인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랍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나 소품 설정, 또한 이미지화 하기 쉬운 대사들로 구성해서 단박에  

읽히는 장점도 있지만 도중에 반복해 나오는 느낌이 나른함을 주기도 했답니다.

특히, 1장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2장부터는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롤러코스트를 타는것처럼  

읽혀지지만 1장의 오가와의 악몽이 마키의 안목이라는 정 반대의 시각으로 하는 구성은  

좋았지만 2장에서는 1장의 스토리가 중복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많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또 한 가지를 지적하자면,,, 

주인공 오가와를 너무 쉽게 죽인다는 점이에요. 사실, 사람들은 히치콕처럼 죽이는 장면을  

더 궁금해 하지 않나요? 킈킈킈~~~ 나도 오가와처럼 아프지 않고 감쪽같이 죽임을 당하길 

바라면서,,, 서평을 마침니다용~~~ 용용~~읽고 싶어 죽겠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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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은 제가 좋아하는 작품 중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지금 이 리뷰를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이미 명작이라는 평판은 자자하게 들었을 것입니다.
일본에선 이미 종전이후 미스터리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을 만큼 신선합니다.

정말이지 읽으면 읽을수록 현혹되는 책에다 두 번 다시 이만한 추천작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엽기적인 살인을 소재로 하는 호러작품에다 여성들의 거웃을 도려내는 그로테스크한
묘사는 청소년들에게 조금의 인내심을 요하기도 할테지만 라스트로 치닫는 과정중의
하나이고보면 분명, 마지막 한 줄을 읽고나면 아연한 감동 그 자체임에 틀림없습니다.

전, 솔직히 현대사회의 병리이기도한 그런 범인의 광기들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 
제가 이상한건지 원,,, 뭐 암튼,,,
여성의 성기를 도려내는 적나라한 성적인 묘사라고 하면, 왠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지만
1962년생이면서도 20대 감각을 유지하는 작자의 코믹한 필치와 역량이 독자들에게 전혀
구토를 동반하지 않도록 해주는 센스까지 돋보입니다.

자 그럼, 얼마나 재미난지 맛뵈기로 살짝?

뜬금없이 초반부터 미노루라고 하는 청년이 체포되는 에필로그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여기서 범인을 단번에 알아버리기 때문에 여느 추리소설처럼 범인의 알리바이나 트릭등을
운운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 다섯장 안팎의 각 장(총 10장으로 구성)들이
범죄자인 미노루, 또 그가 살인을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미노루의 어머니
마사코, 그리고 퇴직한 전 형사 히구치의 삼자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렇게만보면 단순한 구성일수도 있겠지만 작자는 의도적으로 시간축(?)을 뿔뿔이 흩어놓아
독자들의 추리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시키며 앞뒤를 맞추다보면 어느새 종국에 치닫는
아주 능숙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지루할 틈도 없이 감쪽같은 흡인력이더군요.

     <군침도는 스포일러,,,,,,>
   
    - 정월 초하루 가부키쵸의 한 러브호텔에서 여성의 목 졸린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는 양쪽 모두의 유방이 도려진 참상 그 자체였다.
    그로부터 1개월 후, 아오야마의 호텔에서도 똑같이 여성의 교살 시체가 발견되는데
    이번의 사체는 한 쪽 유방은 물론 하복부의 거시기도 사라져 있다,,,
     
      길거리, 술집 등지에서 여자를 꼬셔서 따먹고는 살해하는 연쇄 살인마. 죽인 여성의
      유방이나 하복부를 잘라내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그것을 애무하는 기행을 반복하는
      살인범,,, 그리고 모든 독자들이 경악한 그 반전이란것은 과연,,,,,, 


<참고 - 맹점 두 가지>

하나.
굳이 위에서 약간 쌘 스포일러를 알려 드린것도,,,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는 제목처럼
어찌보면 묘사가 좀 과격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말인데 호러에 약한 사람이나
도덕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 생리적으로 송곳이나 신체절단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독자들에게는 절대로 비추! 하지만, 평소 엽기적인 호러물을 사랑하고 현재 구매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조금 얄궂은 망상(?). 아무튼
또다른 자신의 발견에 새로운 흥분을 느끼게 되시리라,,, 확신해 드립니다!
  
둘.
솔직히 마지막 반전 부분을 잘 이해가 안된다는 분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저 역시 한번 읽었을땐 좀 의외이기도 했구요. ^^
출판사측에서도 그런 점을 사전에 감지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에 해설까지
곁들여 있더군요. 사실 해설보고 아하. 하고 이해한 사람들이 더 많을껄요?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반전이 없었다고 치더라도 전혀 괘씸하지 않은
행운의 7천냥 안팎의 가격이라는 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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