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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오에^.^ 까놓고 말하는데 자넨 노벨상 수상작가야!"
한국인 할머니들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좀 안되겠니?
봄 바다에 풀이 돋고 있다. 식욕도 돋고 감수성도 솟구친다.
들판에 윤기 자르르한 봄나물 뜯어다가 고추장 듬뿍 풀고 양푼 비빔밥이나 한그릇 뚝딱 했음 좋으련만...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뒤집어 까보나 3단 백수인 내가 할 일이라곤
방구석에서 요리조리 뒹굴며 책을 먹고 사는 일밖에 없다. "(>_<)"
나이 서른, 에효~ 슬픈지로고! 하지만 더 슬픈 일이 있다.
노벨 문학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말이시,,, 한국의 김지하 시인은 알면서도,,,
에헴,,, 나는 왜 모르는겨? 요럴수가 있는겨!
,,,훔, 웃자고 하는 소리 맞다~_* 일본 작가라서 무작정 폄훼하는 독자도 아니다. 다만,
일본이 점령군인 미군에게 당한 멋 모르는 소녀(사쿠라)의 성적 고통은 치유하려 들면서
왜 한국의 위안부 문제는 그 어떤 책에서도 언급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제국적인 침략 전쟁은 누가 먼저 시작했었나?
세계 문학사에 그 정도의 걸출한 위치에 선 작가가 할 일이라면 인생 치유니 작가 인생 50년 찬양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자국의 지식인부터 이제는 좀 일깨우는 흐름으로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를 읽는 내내, 책속의 메인 테마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런 바램이 줄곧 들었다. 한국인이기 때문이겠지...그게 아니라면, 내 나라에 오에 겐자부로 당신처럼 뭘 좀 아는 위대한 작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허함에 대한 한 토막의 질투심의 발로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에는 70줄에 이른 당신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은 애통함, 그 슬픔을 간직한 이들이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반드시 기억해 주길 바란다......
아하하! 이러니 꼭 오에 겐자부로에게 진정어린 팬레터 보내는 기분???
아무렴 어떨까, 좌우지간 미안하이! 꿉뻑~_*
미안한 기분으로다가 아직도 이 책을 살깜말깜 망설이며 반신반의하는 독자들을 위해
서두의 뜬금없는 우격다짐은 이제 접고 새 마음으로다가 책 감상이나 내 몇 마디 붙여봄세!
이 책은 총 6개의 섹터로 구성되어 있사와.
그 테마를 뚫어보자면,,,주인공인 내(오에 자신)가 친구인 영화제작자 고모리와 30년 만에 재회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일찌기 이 둘은 사쿠라라고 하는 국제파 여배우를 중심으로 독일 소설 <미카엘 코르하스의 운명>을 쓴 크라이스트 탄생 200주년 기념 영화로서 아시아권 독립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눙치게 됩죠.
그러나, 주연 여배우인 사쿠라가 어릴 때에 미군 병사에게 능욕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촬영 스탭조차 스캔들이 발각되면서 영화 제작 계획은 물거품이 되지 않겠수.
그리고 30년 후, 그 영화를 노련한 사쿠라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제작하려고 하는 이야기로서,,,,,, 그 구성이 휘황찬란합죠. 뭐 지금에야, 이처럼 초년, 중년, 말년의 세대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글쓰기 구성도 그리 드문 일도 아니지만서도,,, 뭐 암튼,,,
그 하나는 영화로 완성해 나가려는 시도가 한 축이고, 또 하나는 포의 시와 주연 예정 배우 사쿠라의 소녀시절 로리타적 성적 착종의 상처를 체험으로 꾸려가는 이야기가 또 한 축으로 교차하고 있으면서 그런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쿠라. 이미 그 진실을 알고 애너벨리 무삭제판을 소장하고 있는 코모리, 그리고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인 오에는 30년 전과는 다른 결말, 다른 출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거지.
복수의 요소를 만들어가면서 작품을 읽다보면 지적 호기심과 독서의 기쁨을 느낄수도 있지만,
시시틈틈 쏟아내는 인용문이 많은 관계로, 영화 로리타나 애너벨리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없이 본다면 가독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지요.
이처럼, 이 책은 그 어떤 반전이나 꿈의 실현, 혹은 해설에 나오는 노인의 곤경을 이야기라기보다는 작중에도 화자가 몇 번이고 연발하는 -it's only life, but life it is! 그래봐야 인생, 그래도 인생!>
이라는 이야기로 함축됩죠. ('' 본래는 life 대신 movies(영화)인데 제가 내린 해석이야요!
사실, '이래사나 저래사나 죽는 건 똑같다'는 말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듣는 이야기입죠?
결말부에서도 주인공인 오에가 여배우인 사쿠라를 마주하며 지난 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주제를 암시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 나이가 먹도록 살아온 것은, 무대에서 재연하기 위해서일까? 영화로 남기기 위해서...",
"만약 영화가 완성되지 않더라도 말이야" 라며,,,
이걸 저대로는 이렇게 느꼈지요.
내 인생의 절정기는,,, 언제였을까?
만약 내가 여배우였다면,,, 최고의 인기와 팬레터를 먹고 살던 그 시절이였을까?
,,,,,,,
그 대답은 오에 겐자부로의 주제로 합일하면 간단하죠.
<선택은 자유다. 액션을 취하는 것도 선택이다.
지금 내가 백수로 지내는 것도 선택이고 언젠가는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으로 되새김되고,
사쿠라가 유년시절 악몽같은 능욕을 당한 것도, 늦게나마 그 진실을 알게된 사실도 기나긴 인생의 한 점일 뿐이다. 또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오에의 아들 히카루도, 나이 70줄에 그를 보살펴야 하는 오에 자신도, 그걸 고민하고 근심하고 걱정하며 우울해했던 그 모든 시간들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눈물도 서러움도 한 송이 꽃이 된다. 한바탕 웃으면 그만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
('' 아이쿠야, 오늘은 서평이 어째 좀 백수의 우울 증세처럼 되부럇당게~_* 다시 한 번 꿉뻑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