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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가히 그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위대한 스토리텔러가 분명하다. 이 소설 역시 그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출간 되자마자 왜 영화화 될 수밖에 없는지를 충분히 짐작케 하는 작품이다.
러시아와 조선을 무대로 총 79개로 구성된 각 섹터마다 전개되는 사건 자체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선 미사여구를 최대한 배제하고 필요 없는 문장들은 적확한 단어들로 가려뽑은 절제로 일궈낸 스피디한 그의 작풍이 단연 백미다. 그 누가 읽더라도 단 두 시간만에 독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그의 말 달리는 필치. 한 문장 한 문장 얼마나 많은 러시안 커피와 니코틴을 주입시켰을지를 생각하면 자못 건강이 염려될 지경이다. ^___^(이젠 커피 담배 여자 술? 끊으시고 저한테 압수당하셔도 됩니다 ㅋㅋ )
아무튼 그런 문장들의 간략성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반감없이 가독되는 한 편의 대하 사극을 보는 듯했고 그 각각의 섹터들도 영화 시나리오로 환산하면 10씬은 족히 나올법한 드라마틱한 사건과 반전을 저마다 지니고 있어, 마치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해 두고 쓴 것처럼 원작 그대로 각색해도 7할은 대박날 상상까지 품게하는 마력까지 지니고 있다. ,,,그러니 모 영화사가 바로 콜 했겠지만 말이다... (^_^) 에험,,,
서평치고 너무 진부한 칭찬들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아무렴 어떠하리!
이런 작가와 동 시대를 살아서 좋고 또 같은 한국 사람이라서 더더욱 좋을 뿐이다.
그건 그러하옵고,,, 올 여름 태양빛이 쪼아대는 어느 해변에서 오일로 등짝을 태우며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아직도 감이 서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서 과감히 이 놈을 잡으라고 호언할 수 있는 그 얼개를 좀 더 섬세하게 이실직고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얼씨구!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말해서 열차를 테러해서 폭파하는 모험 소설이요, 개성의 박연 폭포에서 정분 통한 두 남녀가 재회를 기원하는 연애 소설이며, 구구절절 서스펜스가 가미되어 독자들의 흥분도를 조절하는 스릴러이기도 하고, 미스터리와 추리를 적절히 버무린데다,, 또,,, 또,,,, 또,,,,,,더는 말로 줘 담을 수도 없을 정도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멀티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총체적 표본임이 분명하닷! 하악하악~ 그야말로 한 마디로 굿! 으로 한정할 수 없는, 읽지 않고서는 이 희열을 느낄 수 없는 바로 그 책!
게다가 등장인물은 또 어떠한가? 그가 창조해낸 따냐와 이반이라는 두 인물은 낯선 고유명사임에도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나 종이커피처럼 단 열 페이지만 넘기다보면 어느새 눈에 철썩 달라 붙는 정감이 느껴진다. 키 훤철. 제복 갈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않을 것 같은 통역관 뾰도로이자 이반. (<--- K1의 표도르를 생각하면 더 감흥이 와닿을 듯), 그 동안 꿈 속에서만 한 두번 만날 수 있었던 러시아의 순수 미가공 미녀, 중에서도 미녀 따냐! 정말이지 그가 특별히 감성적인 묘사에 치중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은 태생이 조선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우리와는 너무나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였다. 고얀지로고~
누가 그러더냐?
아무개 소설을 읽다보면, 그 작가의 성품까지 조심스레 엿보게 된다고...
이 책을 통해 나는, 작가 김탁환님의 품성은 시종일관 경쾌하다고, 천성적으로 말 타고 담배피고 커피까지 입에 물 낭만과 여유 그리고 배포를 지닌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노벨상이 안나온다 안나온다 운운 하지만, 그 소재나 스케일이 너무 반도틱 하지는 않았나?
세계화 세계화 절규하면서 뉴욕을 헤집고 런던을 폭파하며 러시아를 횡단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적이 있었나? 적어도 허구라는 소설 속에서라도 말이다.
나는 이 노서아 가비를 통해 마치, 소년시절 외계인의 침공을 다룬 미제 드라마 브이(V)를 보는 것처럼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 떨어진 것 같은, 잃어버린 내 안의 환타지를 되찾은 것 같았고, 최대치와 여옥이 등장했던 '여명의 눈동자'가 그리울만큼 따냐와 이반의 사랑 향기에 도취되어 또 다른 양다리를 걸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_<)"
흠,,, 마치 오늘은 김탁환이라는 작가의 예찬론자가 된 듯한 심정이지만, 그것조차 외려 감사할 따름. 그만큼 이책을 통해 느낀 점도, 찾은 것도, 돌려받은 것도 무릇 많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내 안의 청춘 환타지를 얻은 기분!!!
하지만,,, 더 많은 칭찬들은 아직 책을 읽지 못한 독자 제현에게 외려 반감을 살 우려도 있거니와,,, 그가 책 서두에 옮겨적은 뿌시킨의 경구를 나도 가만가만 따라 보며,,, 이쯤에서 서평은 마친다.
,,,,,, "<나의 이야기여. 빨리 빨리 나아가라... 새로운 인물이 우리를 부른다...>"
P/s
적어도 국내에서 스토리텔링의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저자 김탁환님! 더 걸출한 인물들을 소생시켜 주시옵고....... 또 한가지. 혹시 작품 구상하실 때,,, 커피하고 구름과자하고 동시에 먹다가 담배를 후후 불곤한 적 없나요? 정말 주의해 주세요~
"작가가 손가락 타면 큰일난다!"
(''<---- 2009년 7월 복날이 다가오는 어느 골방에서 환생한 내 안의 초등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