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형씨 진짜로 매트릭스 같았다니까!"

으아아우웨엑! 이 책 완전 웃겨웃겨. 이 책 웃겨 죽어요. 저는 배꼽똥꼽 다 잡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문득문득 내가 기존에 좋아하던 오쿠다 히데오의 걸이나 오기와라 히로시의  
유괴랩소디풍의 웃음과 잔혹성이 떠오르데요?   그렇다고 그 책들과 느낌이 비슷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 이상이었습니다. 적어도 그 형식만은 말이죠.  

어쩌면 작가분이 산전수전 다 겪은 코믹극단 KGB의 극자가 출신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독자들 

이 원하는 바를 완벽하게 대사로 캐치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토해 주었다는 느낌입니다.

왠지 읽고 나면 나름 관광 당했다는 느낌일까요? 하하, 아무렴요.

혹시 희곡이나 뮤지컬 대본은 물론 영화 각본을 준비중이신 분들에게는 필독서가 아닐까란  

생각도  뚱딴지처럼 들었답니다. ^^ 


그렇다면 제가 왜 이렇게 칭찬 만발하며 입이 찢어져라 웃은걸까요?

살짝 한 번 내용물을 분석 해 볼까나요?

우선, 독자들을 웃겨 주검으로 몰고가는 공통 분모같은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악몽에서는 1.2.3장을 구성하는 주요 화자에 끼지는 못했지만 제가 꼽건대 단연, 백치소녀  

가오루라는 여자입니다. 그런 그녀가 탐정 조수역을 한다는 설정부터가 이미 화끈한 코미디를  

예고한거죠. ^_^ 그럼, 그녀가 또 얼마나 화끈상쾌 재기발랄 엉뚱몸치 개그한지 맛도 좀  

보셔야죠? 킈킈~~

우선, 토막난 시체의 처리방법으로 '사체를 돼지 모이로 줘야 할까요' 하고 의견 개진을 하는가  

하면, 아주 앙징스럽게 '잘게 다져서 공구리를 치는 건 어때요' 하고 잔학할 정도로 가냘픈  

제안을 하기도 하는 연약한 여자랍니다. ^^,,,그러고도 평생동안 햄버거를 못 먹을 우려가 있대나

워쨌대나? 마치, '자, 교실 청소하자' 하고 말하는 반장처럼 '시체를 처리하자' 말하는 이 스무살 

짜리 백치아가씨. 한편으로 불쌍하기도 하답니다. 왜냐고요? 그건 말씀 못드립니다. 

누가 이 책의 작가인 기노시타 한타가 각본가 아니랄까봐, 마지막 반전의 에필로그를 위해 아주  

계획적으로 숨겨놓은 트릭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의 띠지처럼 웃음과 공포의

절묘한 롤러코스터라고 붙여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요,,,  

아무튼 전 앞서 예로 들던 작가들의 깊이와는 비교할 순 없겠지만 완전히 헛방귀 웃음 절로나는  

이런 책은 근래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야말로 잘 짜여진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캐릭터들이 펄떡펄떡 뇌리속에 살아 숨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서두에 꼽은 백치 아가씨는 물론, 이 책을 구성하는 총 3명의 해괴한 남자들!

호모는 6할이 수분에다 3할은 히스테리로 이뤄졌다 티박을 일삼는 사부로. 자신은 사람을 살해

하고도 '미안, 시체하나 더 만들었어' 라고 말하면서 인생 참 가볍게 사는 주제에 말이죠. 

쓰다보니 등장 인물 소개가 너무 길어져서 이 쯤에서 영문도 모르고 살해당하는 오가와와  

호모 마키는 생략해드리는게 아쉬울 뿐이군요. 

  

그나저나 자, 다음!  웃음 만발속에 등장하는 소품은 또 어떤지 아세요?

,,,비디오데크 안에 든 테이프의 제목이 뭔 줄 알아요?

"숙녀 뒤늦은 만개." 래! 나 원참, 이런 앙징스런 소품조차 한 몫 단단히 하는 구성이옵니다요~

 

저 정말 두서없이 숨차게 지껄여 댔는데요?
 
정말이지  제가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동안 이사카 고타로, 오쿠다 히데오, 

오기와라 히로시의 전권을 섭렵하고, 더 이상 해학과 스릴의 절충된 소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동안 식상해 있었는데 말이죠. 그러던 찰나에 이 기노시타 한타를 발견한 거라서요...  

너무 외롭고 적절했었거든요~~ 참말로 다행중 다행이고요~!~

그 다행스러움이 앞으로 악몽시리즈 2.3편이 살림 출판을 통해서 또 나온다고 해서 더욱 다행!! 

반드시 읽어 볼 생각입니다. 굳이 웃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제가 극작가 지망생이라서요... 

... 너무 필요한 교과서처럼 소중히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 독자나 관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아이디어가 딸릴 때마다 혼자만 간직하고 엿보고 또 엿보고 싶더라고요..


뭐, 그렇다고 이 책이 100점 만점인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랍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나 소품 설정, 또한 이미지화 하기 쉬운 대사들로 구성해서 단박에  

읽히는 장점도 있지만 도중에 반복해 나오는 느낌이 나른함을 주기도 했답니다.

특히, 1장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2장부터는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롤러코스트를 타는것처럼  

읽혀지지만 1장의 오가와의 악몽이 마키의 안목이라는 정 반대의 시각으로 하는 구성은  

좋았지만 2장에서는 1장의 스토리가 중복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많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또 한 가지를 지적하자면,,, 

주인공 오가와를 너무 쉽게 죽인다는 점이에요. 사실, 사람들은 히치콕처럼 죽이는 장면을  

더 궁금해 하지 않나요? 킈킈킈~~~ 나도 오가와처럼 아프지 않고 감쪽같이 죽임을 당하길 

바라면서,,, 서평을 마침니다용~~~ 용용~~읽고 싶어 죽겠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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