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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각시 방귀 소동 ㅣ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9
김순이 글, 윤정주 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7월
평점 :
방귀라는 소재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며느리 방귀시합>, <단방귀장수>, <방귀시합> 등 다양한 이야기에서 방귀를 과장되게
다루고, 일명 방귀효과로 아이들은 참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즐긴답니다.
<노랑각시 방귀소동>은 대단한 방귀쟁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갓 시집온 새색시 갑순이
가 방귀를 참다가 얼굴이 노래지자, 부끄러워 말고 마음껏 방귀를 뀌라는 식구들 말에 갑순이는 마음편히 방귀를 뀝니다. 그 방귀바람이 얼마나 센지 세간살이 뿐만 아니라 닭과 돼지들도 날아가고 몰래 숨어 구경하던 옆집 영감님도 날아가버리죠.
그야말로 한바탕 방귀소동을 유쾌하고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방귀소동의 현장을 생생함하게 전하는 입말체와 웃음이 절로나는그림까지 재
미를 더해줍답니다.
그 옛날 중매쟁이를 통해 결혼을 했을 때, 아무도 몰래 사랑을 나누던 갑돌이와 갑순
이. 방귀쟁이라는 사실을 미쳐 말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며 얼굴까지 노랗게 된 갑순이를
보며 아무것도 모른 채 꽃과 맛있는 음식 등을 사다주며 그 마음을 달래려는 갑돌이의 모습
에서 각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져 참 짠합니다.
자신의 방귀는 대단하여 모두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다소곳이 말하는 갑순이,
그러면서 방귀뀌기전 준비운동을하고, 시원스럽게 방귀를 뀐 후, 다시 아무일 없다는 듯 조용히 장독대를 닦는 새색기 갑순이를 보면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 뒤로 가족들은 흩어진 집안살림을 정리하고, 멀리 날아간 돼지를 끌고오며
심지어 닭과 병아리들은 달나라에서 오지도 못한채 마당을 내려다보고 있지요.
구경하던 이웃집 영감님은 도시까지 날아가 구경실컷하고 흥겹게 다시 집에 오는 모습
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과정된 표현과 그림에 우리집 남매들은 낄낄대며 웃음을
그치지 못하네요.
며느리의 마음을 생각해서 마음편히 방귀를 뀌라며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시댁식구들
의 넉넉한 마음도 느껴지고, 어렵다는 시댁식구에게 괜찮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자신의 방귀에 대해 설명하는 갑순이를 보면서아무도 몰래 연애하여 결혼까지 성공한 그녀가 방귀소리와 힘처럼 참으로 당찬 성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 표정이 살아있고 그 표현이 재미있어 숨은그림찾기 마냥 어느 것
하나 놓칠 수가 없어요.
방귀소리를 부끄럽게 여겨 뀔 때마다 남이 눈치챌까 긴장하는 그 마음을 누구나 경험
한 일이기에 노랑각시의 마음도 충분히 공감하고, 대단한 방귀에 그 엄청난 긴장감이 해소되면서
박장대소 할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