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일 - 재수 x 오은 그림 시집
재수.오은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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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마음을 토닥이는 다정한 위로, 마음시툰
만화가 재수님과 시인 오은님이 함께 만든
우리들의 마음이야기.
만화책도 그림책도 시도 아닌 새로운 장르라고 해야 하나...
두 사람의 합작품이지만 한사람의 글과 그림인 듯하다.
아마 두 작가가 친구라서,
마음을 함께 나누는 사이여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나를 찾기 위한 방황으로 문을 찾고
불확신 속에 움직이며 마주하는 다양한 문 속에서
문이 곧 책이 된다.
그러다가 책 속에 또다른 수많은 문으로 서두와
마음의 일을 계속하다가
"그럼에도 나는 오늘 살아가
나는 오늘 피어나
나는 오늘 나야
내내 나일 거야"라며
책을 덮는 마지막이 인상깊다.

흑백의 연필그림을 통해 보여지는 화자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 어릴 적 읽어주었던
레이먼드 브릭스의 부드러운 파스텔형식의 그림책
<The Snowman>이 떠오르며
마치 눈사람의 환상여행처럼
과거 학창시절의 나로 투영되며
당시의 내 마음을 위로해본다.
과거의 나의 마음과 현재의 나의 마음을 떠올리며
그리고 마음때문에 힘들고 마음덕분에 힘내며
성장하는...
비록 몸은 다 자라지만 마음은 더 자랄 수있다는
에필로그의 구절이 큰 위로가 된다.
사춘기의 우리 아이에게 슬며시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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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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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동화 부문 대상 수상의 전수경 작가 신작 <별빛 전사 소은하>는 현실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유니콘피아 게임을 오가는 SF동화이다.

학교에서는 주목받지 못하고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6학년 소은하는 게임상에서는 한자릿수 랭킹을 가진 아이디 별빛전사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우연히 출생의 비밀(?)과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신에 대한 존재'의 고민과 가족간의 사랑과 친구들과의 우정도 깨우치게 되고, 남들에게 보이는 '나'가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는 과정을 경험한다.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는 한낫 우주변방의 아주 작은 행성이 될 수 있듯, 지구인도 다른 행성에 가면 외계인일 수 있듯, 절대적인 우위란 것도 없고 저마다 존재의 이유는 있는 것이다.

주인공 소은하가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게임밖에서 자신을 찾아가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p.31 우주는 다양한 우주인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고 모든 우주인은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

p.64 게임은 또 하나의 세계예요. 새로운 기회의 땅이죠. 어른들의 간섭과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경험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린이들에게 현실 세계는 너무 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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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 한주 기행
백웅재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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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통주 대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술을 한주(韓酒)라는 단어로 좀더 폭넓게 개념지으면서 전통주의 대체하여 '한국 술'을 설명한다.
이책은 우리나라 홍천, 충주, 문경, 부산 등지의 양조장을 기행하며 프리미엄 한주를 만드는 곳과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즐기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코로나19로 혼술족이 많아지면서 맥주, 와인 등의 소비가 늘어났다고 한다. 나 역시 평소 맥주를 즐겨마셨는데,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맥주 외 전통주에도 눈을 돌리게 되고 심지어 막걸리도 직접 담아 마시기도 했던터라 이 책의 출간이 더욱 반갑기도 했다.
우리 술하면 탁주나 청주가 떠오르고 와인, 맥주에 비해 왠지 젊은 사람들이 즐기기엔 쉽게 손이 가지 않은 한주에 대한 선입견이 있엇다. <우리술 한주 기행>을 읽다보니 이렇게 다양한 우리 한주가 있었나 싶고, 양조장 소개글 말미에 해당 양조장의 술을 테이스팅 노트의 도수 뿐 아니라 산미, 감미, 감칠맛, 점도등 소개와 작가의 맛표현을 읽다보면 절로 그 맛을 상상하게 된다. 무뚝뚝한 경상도 아저씨의 장난기 같은 느낌이라던가, 정승의 잘 손질된 예복 깃을 보느 느낌 등의 표현은 어떤 맛일까하고 당장에 나도 맛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양조장이 생기게 된 배경이나 대표들의 고민들을 읽다보니 한주가 와인, 맥주에 비해 너무 저평가되어 있고,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구나 싶다. 또 저자가 지적하는 마케팅, 주세법, 인프라 구축 , 유통 제반의 문제 등의 한주 한계를 극복해 한주가 재조명 받고 이미지 변신도 꾀하여 기존의 틀을 벗어버리고 좀 더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내면 좋겠다.
책 읽는 도중 한주판매사이트를 찾아가며 소개된 술들을 주문했는데, 저자가 서문에서 말했듯,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도 왠지 한주에 빠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한 명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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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참 좋다! 춤추는 카멜레온 115
바바라 레이드 글.그림, 서소영 옮김 / 키즈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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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엠의 따땃한 신간 <나무는 참 좋다!>
바바라 레이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이모가 선물해 준

 <노아의 방주를 탄 동물들>이란 책 때문이었어요.
책 속의 일러스트들이 그림인 줄 알다가 클레이작품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노아의 섬세한 수염, 디테일한 동물표현에 클레이의 한계란 과연 무엇일까라는 궁금증까지 더했지요.
바바라 레이드에 대해 검색해보니, 캐나다 출신의 점토공예기법으로 유명한 작가이더군요.
일반점토가 아닌 클레이메이션에 쓰이는 점토인 유성점토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장면.
표지 바로 다음장에 표현된 다양한 나무의 모습.
사계절의 모습 뿐만 아니라 집 안의 분재, 작은 섬에 있는 나무, 나무 속에 함께 하는 자연친구들...
마치 자연의 한 부분을 클로즈업하여 사진을 찍어놓은 듯 정교한 표현은 엄마와 아이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나무는 참 좋다>는 나무가 주는 풍요로움에 대한 그림책입니다.
작가가 "나무는 요술쟁이예요"라고 표현했듯,
나무는 나란히 줄을 세우면 터널이 되고, 넓게 펼쳐 놓으면 바다가 되고,
새들과 청설모, 벌들에겐 멋지고 행복한 집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겐 해적선이 되기도, 정다운 친구가 되기도 하며 여름날엔 시원한 양산이 되기도 하지요.
나무는 자라는 내내  자신을 다 내어주는 것이 임무인듯 모두를 포근히 감싸안아줍니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지요.
그러나 우린 이런 나무의 혜택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 소중함과 감사함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예요.
비올 때의 상쾌함과 쾌적함, 마치 그림에서 비냄새가 날 것만 같습니다. 또 낙엽더미에서 노는 아이들은  저도 함께 그 낙엽을 던지며 놀고 싶을 정도로 생동감이 살아있어요.
어떻게 점토로 다양한 색감으로 입체감이 잘 살아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했는지,
나무가 요술쟁이인 것 만큼 바바라 레이드도 요술쟁이로 보입니다.

  
나무가 주는 혜택을 계절에 따른 나무의 특징도 함께 그리고 있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고, 세상을 만납니다.

늘 그자리를 지키는 나무를 때로는 낭만적으로, 때로는 역동적으로 그리면서

그 속에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나무는 참 좋다>.

우리 아이도 이 나무처럼 주변사람들을 배려하고, 아낌없이 나눌 줄 아는,

그리고 때로는 변화무쌍한 변신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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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고! : 밥상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3
박남일 지음, 김우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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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알기 전 우리아기가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뜨고 지고>의 말이 재미있어 한때 푹 빠져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새롭게 알게 되는 단어들의 발음이 신기했는지, 아니면 그 발음자체가 좋았던지 따라했던 아이모습이 생각나네요.
<지지고 볶고>는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의 세번째 이야기로 밥상에 대한 우리말들의 모음집입니다.


하늘은 아름답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도 있고,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 새털 같은 구름이나 양떼구름이 덮힌 하늘, 그리고 석양에 노을이 지는 하늘까지……
우리의 밥상은 하늘처럼 다채로운 맛과 수많은 어울림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한 맛과 어울림을 우리말로 담아낸 책이 바로 <지지고 볶고>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우리말 표현의 다양함에 감탄합니다.
맛이 달다, 맵다, 시다 외에도 달콤하다/얼큰하다/새콤하다/간간하다는 표현의 그 맛의 느낌과 깊이가 확 다르게 다가오거든요. 음식을 썰 때도 모양에 따라 통썰기, 반달썰기, 어슷썰기, 채썰기, 깍둑썰기, 나박썰기, 같은 밥이라도 임금님이 드시는 밥은 수라, 웃어른 드시는 밥은 진지, 머슴이 먹는 밥은 입시, 제사상에 올리는 밥은 메.
얼마전 아이와 함께 한 김장날 김치를 담글 때에도 그 과정에 따라 절이고, 버무리고, 얼버무리고, 뒤버무리려 담는다는 말을 사용하니 단어자체에서도 그 맛이 느껴지네요.

 

항상 정해진 단어의 틀 안에서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엄마입장에서
아이와 함께 밥상을 준비하며 맛을 담는 단어의 풍요로움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지지고 볶고>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밥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각들을,
우리말을 통해 표현해내는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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