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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 2013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6
맥 바넷 글, 존 클라센 그림, 홍연미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7월
평점 :
2013년 칼데콧 명예상과 2012년 보스톤 글로브혼북 상을 수상한 <에너벨과 신기한 털실>.
새하얀 눈과 까만 검댕밖에 없는 작고 추운 마을에서 애너벨은 갖가지 색깔의 털실이 등러있는 조그만 상자를 발견합니다.
자신과 강아지 마스의 스웨터를 뜨고도 남은 털실로 친구들과 선생님, 부모님, 이웃사람들에게도 스웨터를 떠주죠,그러고도 털실이 남자, 동물이란 동물에게는 모두 스웨터를 떠주고, 옷을 입지 않은 물건들에게도 스웨터를 떠줍니다.
뜨고도 또 떠도 떨어지지 않는 털실을 가진 놀라운 애너벨의 이야기는 여기저기 퍼져 나가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애너벨의 스웨터를 구경합니다.
어느 날 먼 나라에 사는 귀족은 거금을 제안하며 그 신기한 털실상자를 사려고 하지만 애너벨이 절대 넘겨주지 않자, 몰래 훔쳐내요. 털실상자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저주의 말과 함께 그 상자를 바다로 던지고 맙니다.
그러나 그 상자는 다시 애너벨의 낚시질로 돌아오게 되면서 애너벨은 다시 행복을 되찾았다는 환상적이고도 따뜻한, 그리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 1990년대 후반에 나온 <플레전트 빌>이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흑백뿐이고 무언가 억눌리듯 답답하게 살아온 플레전트 빌은 자신의 색깔이 생겨나면서 영화 속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자신의 개성과 자유에 눈을 뜨고 그 과정에서 점점 마을은 색감을 얻게 되는 내용이에요.
<플레전트 빌>의 영화에서 사람들에게 색깔을 전해주는 남매처럼 하얀 눈과 까만 검댕밖에 없는 흑백의 마을에 에너벨은 알록달록 털실로 생각과 감정따위는 없을 것 같은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어줍니다.
스웨터를 입은 애너벨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던 무표정의 주변사람들은 알록달록 색상의 스웨터를 입으면서 미소를 머금게 되요.스웨터를 입지 않는다는 크랩트리 아저씨에게 털모자를 떠주는 애너벨의 재치와 흡족해하는 아저씨 표정은 읽는 이를 흐뭇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털실상자를 가져간 귀족이 그 상자를 열었을 때, 우리 아이도 어떤 털실이 담겨있을까 무척이나 기대를 했는데,아무것도 없는 안을 보고는 귀족과 마찬가지로 당황하더라구요. ^^
신기한 털실은 아마도 마음이 따뜻하고 함께 나눌줄 아는, 사랑이 가득한 사람에게만 보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