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들의 어린시절은 회색으로, 흑백의 단조로움으로 남아 있다
그것이 즐거움 이든, 우울한 지겨움이든, 상처의 답답함이든간에
저자의 회고적 만화책(이 류를 그래픽노블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구분이 어렵다)인 이 담요는
그 회색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인공 크레이그는 부모의 영향으로 교회와 신앙의 테두리에서 생각하고 고민한다
내성적이면서도 자기표출을 그림으로 하는 그가 청소년기를 통해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그 속에서 불우한 가정의 레이나를 만나게 된다
그 둘은 만나면서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삶에서 위로를 얻는다
그러나 현실의 한계와 인식으로 더 이상의 만남은 성년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크레이그는 고3시절 레이나 집에 2주간 놀러가게 된다
레이나의 가정은 이혼을 앞둔 부모, 입양되었으나 저능아인 여동생과 오빠,
그리고 이런 환경이 싫어 자기만의 욕심된 생활만 하는 언니와 형부로 채워져 있다

이 책 제목 [담요]는 크레이그가 레이나 집에 놀러 갔을 때 레이나가 오랜시간 준비한 선물이다
담요는 여러 모양의 사각 천을 이야기 엮듯이 만들어진 레이나의 마음이었다

2주간의 만남과 사랑을 뒤로하고 헤어진 이후에는 더욱 애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 담요를 껴 안고 통화하며 추운겨울을 나는 모습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만남없는 통화는 단조롭고 그것은 또하나의 허망이었고, 계속될 수 없는 사랑을 인식하게 하는 것일뿐이었다

이후, 크레이그는 성년이 되어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한다
그는 집을 떠나며 성경과 담요를 묶어 골방에 넣어둔다
그리고 신학까지도 생각했던 크레이그는 이후 7년이상을 교회를 멀리하며 지낸다

나는 크리스천이다
이 책은 성경구절과 기독교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깊게 이야기되어 지고 있다
그러나 난 신앙의 논박 잠시 접어두고 저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쪽으로 말하고 싶다

어찌보면 신앙의 옳고 그름 이전에 가정의 행복과 건강함?
그의 어린시절은 많은 답답함과 고뇌를 생각케 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의 돌파구를 추억으로 생각하는 그의 섬세한 이 책이 나는 아름답게 생각되어졌다

인생은 생각의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사춘기의 고민, 가정환경, 신앙 그리고 사랑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저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울하든, 지루하든, 단조롭든, 아프든 어떻든 그것을 받아들이며 지금의 나를 위해 힐링할 수 있는 우리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추억이 피하고 싶은 추억일지라도, 후회되는 일일지라도 거기에 있는 나는 나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는 크레이그, 레이나,그리고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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