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니까 시인의일요일시집 33
리호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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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같은 시라고 할까, 칵테일 같은 시라고 할까, 망설여지는 시집이었습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롭고 아찔하고 어리둥절한 그런 시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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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내가 더 사랑해서
고성만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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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 봤던 <인간시대>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삶의 한 능선을 넘어가는 작가가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무슨 교훈이나 경계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저그런 이야기로 들린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4교시 체육을 하고 점심을 먹고 맞은 5교시 국어시간, 맘 좋은 선생님께 졸라 그의 닳고닳은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솔솔 잠이 오다가도 어느 순간 눈과 귀가 쫑긋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학업을 위해 어려서 혼자 올라온 대도시의 경험, 따돌림과 폭력, 첫사랑과 대학생활, 초보 교사 시절, 동네 호숫가 산책 이야기, 동네 카페 이야기 등 그저 그런 이야기인데 왠지 마음이 가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봄날 홀로 조용히 읽을만한 책이다. 

수업 시간에 어떤 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고추 보여주세요."
여학생이, 그것도 아주 맹랑한 얼굴을 하고. 당황해서 멍하니 있는 나에게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다음 말을 던졌다 - P71

5월 27일 밤 월산동 사거리에서 탱크 몰고 계엄군 들어
오는 소리가 들려 창밖을 기웃거렸는데 최락희 아저씨는 다시 한번 경고하셨다.
"밖으로 기어 나오면 대갈통 깨버린다!"
이번 경고에도 우리들은 건너편 건물 옥상 이마에 태극기 질끈 동여맨 사람들이 궁금해 그분들께 다가갔다. - P76

"우리가 왜 헤어졌죠?"
먼저 연락을 끊은 사람이 누군데, 내가 물어야 할 말 아닌가? 오랜 세월 후 이제야 헤어진 이유를 묻는다. 뭐라 대답해야 할까? 할 말이 없어 나는 둘러대었다.
"운명, 아닐까요!"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고,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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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내가 더 사랑해서
고성만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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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따뜻한 이야기.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목격한 풍경과 경험과 속마음을 천천히 풀어놓고 있는데, 읽다보면 흠뻑 빠져듭니다. 잠시 잊었던 나의 모습도 되돌아보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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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게이징 시인의일요일시집 32
김병호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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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을 흔드는 시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는데 시의 한 행 한 행이 마음에 척 척 들어붙으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내 마음을 이렇게 몰랐었구나 하는 생각과 내가 애써 감추려고 했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시집이었습니다.

시를 이렇게 아프게 쓰면 어쩌나, 마음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밑줄을 그으며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많아서 한 권 더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해주려 합니다.

가을과 겨울에 딱 어울리는 시집입니다.

많이많이 추천해드립니다.

실은 처음부터 오래였던 마음입니다
소홀한 마음은 이제 얼마나 나의 편일까요? - P11

바다보다 멀리 당신이 있어
나는 다만 오래 무서웠습니다
첫눈보다 멀리 당신이 있어
나는 다만 오래 위태로웠습니다 - P13

당신이 묻습니다
아직 거기 있어요?
오래 생각하는 대답 대신 오래 슬퍼할 일 없이 그저 오래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P16

어제도 없이 나는 이 먼 데까지 왔습니다.
보람도 없이 조금 더 늙어야 할까 봅니다 - P19

나는 어디로 스며야 할지를 몰라, 울음만 궁금합니다
어쩔 작정도 없이 당신 안부만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도
잘못한 심부름 같아 마음을 꺼뜨립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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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게이징 시인의일요일시집 32
김병호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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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마음이 간지러웠습니다. 감각적 표현도 도드라졌지만 미처 가두고 있던 마음 속까지 들어와 흔들고 달래는 것 같아서 조금 놀랍기도 했습니다. 천천히 오래 읽어야 하는 시집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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