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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평점 :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7가지 테마를 채사장답게 쉽게 알맹이만 쏙 설명해 놓은 책.
#교육
한국인들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 세금과 복지의 문제를 합의와 절충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 선과 악의 이념 대립으로 다루려고 하는 이유를 교육의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던 부분. 납득이 가는 설명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객관주의 인식론에 기반한 교육체계를 유지해 온 한국, 강의식 교육과 전통적인 교실 구조 그리고 객관식 평가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교육형식이다. 빠른 경제성장과 산업화가 요구되던 시기에 이러한 교육관은 매우 효율적으로 기능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서 한국인이 표준화의 과정을 거쳤다는 데 있다. 우리는 진리가 실재한다는 절대주의 세계관에 익숙하다. 반대로 고정된 진리가 존재한지 않는다는 상대주의와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성에 대한 담론들에는 불편해하게 돼 버렸다.
#미래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간의 인식 차이와 갈등의 이유, 자녀 세대로서 공감하며 읽은 부분.
우리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취향과 성향과 선택은 나의 것이 아니라 계급적인 것이다. 이것이 아비투스다. 사회적 계급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 나의 사고와 행동의 패턴. 아비투스는 그 자체로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 노동자는 노동자의 취향을 갖고, 자본가는 자본가의 취향을 갖는다는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사람은 각자가 처한 환경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문제는 지배적 위치를 점유한 계층이 아비투스를 이용해서 지배를 정당화하고 지배질서를 유지한다는 점에 있다. 부르디외는 명명한 `상징적 폭력`이 이것이다.
이렇게 자본가와 노동자의 아비투스를 나눌 수도 있지만, 부모 세대와 자녀세대의 아비투스를 나눌 수도 있다. 부모 세대는 성장하는 사회를 경험하면서 그 속에서 성장하는 사회의 아비투스를 내재화한다. 타인보다 노력함으로써 성공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하고, 저축과 투자를 함으로써 부를 쌓아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내재화된다.
반면 자녀 세대는 앞으로 정체된 사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하지 않는 사회의 아비투스를 내재화 했고, 노력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최소한의 권리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음에 만성적인 피로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