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오랜만에 그의 글을 본다. 그의 글은 온갖 물기를 머금고 있어 축축하다. 때론 손에 잡힐듯 그 뚜렷한 실체가 모두의 가슴을 서늘하게 아니 춥게 만들어버린다. 과작인 그가 펴낸 누구에겐 지극히 사소할 터이고, 혹은 지독히 아득할 지도 모를 이야기에 지금까지 먹먹함이 쉬이 가라앉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