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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훼스의 창 1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초등학교 시절이었고, 당시에 무한한 감동을 받았다. 몇번이나 되풀이해 읽으며 대사와 설명 그 장면장면들을 거의 다 외우다시피 했다. 올훼스의 창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러시아혁명과 1차 세계대전에 관한 책들을 구해서 읽어보기도 하고, 독일과 러시아(당시는 소련으로 여행자료가 전무했다) 여행책자들을 거의 매일 펄럭거리며 언젠가 꼭 가보리라고 다짐도 했다.
독일의 레겐스부르크. 그곳에 올훼스의 창은 없었다. 음악학교는 있긴 했는데, 초등학교 어린이가 다니는 아주 작은 학교였다. 내가 방문한 날은 일요일이었고, 방학중이었기 때문에, 더이상 자세한 것을 알 수는 없었다.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서 알아낸 정보는 보이 소프라노로 유명한 학교라고 한다. 유리우스도 보이소프라를 하지 않았나.
레겐스부르크 곳곳에 올훼스의 창의 자취가 있었다. 올훼스의 창을 닮은 타워가 있기에 올려다보니, 세상에 거기 한남자가 창밖을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영어와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그곳에 올라가고 싶다고 그남자에게 소리쳤다. 그 남자는 처음에 안된다고 고개를 가로젓더니 잠시후에 밑으로 내려왔다. 나는 여행자인데 그 탑을 찾아서 멀리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했더니, 조금 망설이다가 탑으로 안내했다. 올훼스의 창을 닮은 그 곳은 그 남자가 사는 아파트였다.!!! 그 사람은 너무나 즐거워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밑에 내려가서 창밖을 내려다보는 내 모습까지 찍어주며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진은 오질 않았다.
교회, 시장, 음악학교, 타워, 레겐강, 독일 전설을 조각해놓은 석상, 귀족의 저택 등, 올훼스의 창의 발자취를 찾아떠난 레겐스부르크는 유럽여행중 가장 소중하며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오르페를 아느냐고 물어보니 한 여자가 안내해주었다. 오르페, 그곳은 조그만 호텔이었다. 독일의 레겐스부르크에 왜 오르페의 창대신에 같은 이름의 호텔이있는 걸까. 작가가 그 호텔에서 묵으면서 그 만화를 구상했었던가보다. 기차시간이 촉박하여 더 있을 수가 없어 아시워하며 떠나야 했다.
올훼스의 창을 아끼는 독자들은 레겐스부르크에 꼭 가보길 권한다. 그곳은 크게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용하고 아름다우며 유리우스와 이자크, 크라우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서평이라기보다는 기행문에 가까운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