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장르소설, - 특히 로맨스 소설의 - 문법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이란 "얕은 편견으로" 추측했을때는 이런 것 아닐까?


"여자 주인공이 "남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졌다가,사랑이 곤경에 처했다가, 결국 잘 되는,"


폴라 호킨스는 이 책을 쓰기전에 가명으로 로맨틱 코미디 소설을 썼던 모양이다. 그러나 성공적이지는 못했고 "내가 희극보다는 비극에 소질을 깨달았다"는 것을 깨달은 뒤,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어둡고 침침하고 우울하다. 굳이 따지자면 살인/실종사건을 풀어가는 추리 소설인데, 멋진 탐정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되니까 자제해야할 것 같다.>


이런 느낌을 다크 하드보일드 로맨스라고 불러도 될까? 알콜중독에 실직한채 기억을 잃어버리는 이혼녀를 탐정의 변형이라고 봐도 될까? 통상적인 전개는 전혀 아니지만, 어쨌든 이 화자의 힘은 대단하다. 그렇게 오랜동안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있었던 이유를 알법도 하다.


두껍지만 술술 읽히며, 특히 기차에서 시작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의 전개는 아주 일품이다. 알콜중독자의 심리적 내면묘사도 멋지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끝을 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 잘 맞는 태엽식 시계처럼 착착 돌아간다. 그리고 번역도 거슬리지 않게 잘 된 편이다.

나도 아침에 버스에서 시작해서 밤 늦게 다 읽어버렸다.


이 소설은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로맨틱하며, 결국 Tragedy 보다는 Comdety 이다. 

(끝이 만나지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은 살아남고, 그리고 자녀는 구원받는다. 그리고.... 다행이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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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아주 새로운 내용은 그닥 없었을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유시민이라는 존재에 대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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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발매본이 있는데 가격은 기억이 안난다. 문제는 80장을 다 들었느냐는건데, 그건 아닌것 같다. 어쨌든 더 좋아져서 나온다니 좋다. 또 살거냐고 물어본다면, 일단 집에 있는것 좀 정리하고, 라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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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윤형의 데이트 폭력이 화제가 된 모양이다. 연관 검색어로, 박가분, 그리고 송곳의 모델이 되었다는 누군가가 공공연히 인터넷에서 논의되었다. 나는 대체 폭력을 당하면서도 데이트를 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세상에는 그런 일도 있기 마련이다, 맞으면서도 남편이 사실은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 부인도 있는 모양이니까. 그러나 나는 남자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욕이 "여자를 때리는 남자"라고 생각한다. 


초식남이 되더라도 누구를 때려가며 무언가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이게 좀 더 재미없는 이야기일 수는 있겠다. 폭력이 반드시 육체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여튼 어렵다. 그냥 이런 부분은 좋게좋게 서로 사랑하며 예쁘게 지내면 안되나 싶다. 무슨 거창한 명분이 있길래 2-30대의 연인들이 서로 "장난으로라도" 때리면서 연애를 하느냐 말이다. 그레이의 그림자인지 뭔가 하는 소설이 BDSM 과 연관이 있는것 같던데 설마 그 영향은 아니겠지.



2.


그러나 슬프게도 우리는 폭력적인 존재들이다.



"유발 노아 하라리"(이렇게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다.)의 사피엔스를 읽고 있다. (진도가 무지 안나간다. 내용이 재미없다기 보다는 영어를 읽는 속도가 느리고 요즘 여유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다.) 나는 이 책의 제일 앞 부분에 반해서 감히 이 긴 책을 읽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약 135억년전, 물질, 에너지, 시간, 그리고 공간이 빅뱅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다. 이 기본적인 우리 우주에 대한 설명을 물리학이라고 한다.


약 30만년 후, 물질과 에너지가 원자라는 형태로, 그리고 분자라는 형태로 조합되었다. 원자와 분자 그리고 이들의 상호 작용에 대한 설명은 화학이라고 한다.


약 38억년전, 지구라고 불리우는 행성에서 어떤 분자들이 조합하여 유기체라는 형태로 조합된다. 이 유기체에 대한 설명을 생물학이라고 한다.


약 7만년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한 유기체들이 문화라는, 훨씬 더 정교한 체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인간 문화의 발전에 대한 설명을 "역사"라고 한다.


세가지의 중요한 혁명이 인간의 역사에 영향을 주었다. 인지혁명은 약 7만년전에 "역사"를 시작하게 했고, 12000년 전에 농업혁명이 일어났으며, 약 500년전에 시작된 과학혁명은 어쩌면 역사의 종언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멋지지 않은가?


요즘 유행한다는 "거시 역사서"의 한 종류라고 볼수도 있겠고, 굉장히 긴 호흡에서 인류 역사를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리고 나의 진도에 따르면 인류는 이제서야 농업혁명을 이루게 된다. ( 킨들의 계산에 의하면 나는 대충 다음달 쯤에야 이 책을 마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천천히 읽는게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지만 왠지 그 전에 엄청 충실히 번역된 책이 나올것 같다는 불안감도 있다.)



농업혁명이전의 인류는 사냥꾼이나 채집자로서, 수많은 종들을 멸종시키며 존속해온 "정복자" 들이었다. 현재에도 인류는 수많은 종들을 멸종시키고 있으며, 다른 경쟁집단을 폭력으로 멸망시켜왔다. 농업혁명이후에 더 온화해진 것이 아닌 이유는, 사냥꾼 채집자로서 다른 집단에 밀리는 것은 다른 지역으로의 단순한 이주를 의미했지만, 농업혁명 이후의 피정복은 집, 일구어놓은 밭을 포함한 삶의 터전 자체를 뺏기는 것이 되었기 때문.


뭐 이런 부분을 읽고 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폭력적인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적으로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본성을 거스르기 쉽지 않으며, 우리 속의 선한 천사가 존재한다고 하여도, 그들이 우리 인간을 완전히 비폭력적인 존재로 인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논리/대의/이론/철학을 가지고 인간의 유전자적 본능과 싸울 수 있다. 제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가장 그 첨단에서서 인류를 계도 (너무 거창하지만) 해야할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 이론가들이자 운동가들이라고 감히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글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실제 사생활이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유전자속에 숨겨진 본성을 완전히 이길 수 없다, 그러나 계속해서 싸워나갈 수는 있다. 







3.


알라딘에서 공짜로 빌려주고 있는 공허한 십자가를 읽었다. 쉽게 읽히는 책이고 그다지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 알라딘에서 전자책쪽을 어떻게 해보려고 상당히 애쓰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이 책은 현재 리디북스 1위 베스트 셀러다. 이건 거의 저격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하) 다만, 인간의 폭력에 대해서 어떤식으로든지 - 최소한 10분 정도는 -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개념적인 속죄라던지 복수라던지하는 부분이 아니라, 인간은 갑작스럽게 마주친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7만년전의 사피엔스가 지금보다 다양한 음식을 먹었던 어쨌던 간에, 당장 현재의 지극히 개체적인 레벨에서의 개인의 고통과 구원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말이다.


어쨌든, 나는 알라딘의 이북에 대해서 할말이 아주 많다. 나는 리디북스와 킨들로 전자책을 사고 있으며, 그렇게하는 이유도 아주 명확하다. 이번에는 파우치...에 낚여서 딱 3만원 어치의 이북을 구매하게 되었지만, 솔직히 알라딘은 이북에 대해서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언젠가 몇토막의 글로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란다.



4.


데이트 폭력은 나쁘다. 그리고 그 발생영역이 사적이고, 공론화 되기 어려운 층위에 있다는 것 때문에 더더욱 언급하기 미묘하다. 그러나 그 폭력의 나쁨에 대해서는 물론, 그 이전에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 위로하고 싶다. 좋아서, 사랑하게 되어서 만났던 것이었을텐데, 그런 식으로 나쁜 결과를 만나게 되어서 안타깝다. 


결론이 좀 쌩뚱맞지만 그러니까 초식남들이 좋다. 그 여자들도 남자들도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아픈 구석을 잘 마무리하고, 각자 앞으로의 사랑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이상한 결론이지만, 여튼 딸한테 남자보는 눈을 기르도록 잘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중압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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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주년이면 엄청 오래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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