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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치킨 먹고, 사춘기! 책이 좋아 3단계
박효미 지음, 임나운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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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사랑의 첫 감정을 만나는 다섯 아이의 풋풋함이 가득하다.

첫 장면 그만 만나라는 문장을 보면서 괜스레 나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몸무게에 대한 고민으로, 체중계에 적힌 문장들이 아이답고 재미있었다. 저무는 햇살 속에서 마주한 자신에 대한 깨달음이 지금은 부끄러울지언정, 믿음직스러웠다.

단짝과 남자친구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관계의 설렘 속에서 만든 규칙이 상대를 얽고 있다는 자각, 사랑의 실패 후, 아픔 속에서 맛있게 치킨을 먹는 씩씩함.

좋아하는 아이를 인생의 첫 경쟁자 언니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 분투, 그리고 엄마들의 책략은 비겁했다. 하지만, 독자로서는 무지 재밌었던 작품이었다.

사과 향 속에서 튀어 오른 농구공과 땀 냄새 그리고 순식간에 스며든 사랑의 감정. SNS를 뒤지며 사랑을 좇다 발 딛고 선 내 세상의 단단함을 발견하기도 한다.

생명을 키워낸 할머니의 굽은 손가락과 엄지손가락 대화가 만든 친구. 그 친구를 빼앗길까 봐, 친구가 나를 잊어버릴까 봐 부러 가족들에게 투정도 부려본다. 엄마의 빈자리를 친구로 채워보려 했지만, 그 자리가 서로 다른 위치에 있음을 확인하기도 한다.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가 정겨웠다.

 

사랑의 다섯 가지 아름다운 밑그림을 본 것 같았다. 아이들은 그 감정과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더 멋진 사랑을 할 것이다. 작품 속 아이들 이름이 멋졌다. 몽실몽실한 첫사랑을 읽으면서 까마득히 잊혔던 내 첫사랑도 수줍은 발가락을 슬며시 들이민다. 커피 한 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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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은 맑음 도넛문고 2
이서유 지음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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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갇히지 않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삶을 볼 수 있다. 톡톡 튀는 서술과 입담이 인물들을 생생하게 한다. 학교에 갇힌 규격화 된 모습이 아닌, 팔딱이는 청소년들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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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전학
정란희 지음, 신슬기 그림 / 현암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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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전학을 하게 된 아이의 상황과 아픔이 찬찬히 펼쳐집니다. 웃고자 하는데 웃을 수 없는 아이가 만드는 웃음 목록에 눈물이 났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건강한 우정과 생명력을 보이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참 예쁩니다. 아픔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작가의 손길이 미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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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캐는 시간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12
윤혜숙 지음 / 서해문집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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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 우리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 또 하나의 독립운동이라는 신념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영화 <말모이>가 생각났다. <말모이>의 청소년판이라고 할까. 조선어학회는 <조선어 사전>을 편찬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로 각 지방의 사투리를 모은다. ‘시골말 캐기운동은 일반인도 많은 도움을 주는데 그 중 배제고 문예반 아이들의 활동을 그려낸다.

박선생이 문예반 학생들을 의도적으로 각 지방의 아이들로 뽑고, 방학을 이용해 사투리를 채집하게 한다. 더불어 상록수 활동과 야학당 활동, 일본의 감시를 피해 조선어학회의 중요 원고들을 순사부장의 집 항아리에 숨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사투도 벌어진다.

 

일본인 여학생 노리코의 한국말 사랑이 뜻밖이었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시를 사랑하고, 조선 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순수했다. 마치무라 교수의 일본어의 어원이 조선말에 있고, 다수의 일본어와 제주도 사투리가 비슷하고 억양은 경상도 말과 유사하다는 부분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정말 그렇구나. 수많은 문화가 백제에서, 조선에서 건너갔으니 말도 또한 그럴 것이다.

 

김원봉, 이상, 백석, 김소월, 정지용, 주시경. 최현배, 이극로 등의 인물이 반가웠는데 스케치하듯 지나가서 아쉬웠다. 소작농의 아들로 출세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민위의 변화된 모습도 믿음직스러웠지만, 순사부장의 아들로 연애 시를 쓰기 위해 문예부에 들어왔던 규태의 생생한 캐릭터가 좋았다. 원고들을 지키기 위한 규태 새어머니의 모습은 우리 글과 말을 지키기 위해 조선 각지에서 사투리를 보내는 마음과 같을 것이다.

화자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대화가 중간중간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게 아쉬웠다.

어른들 뿐 아니라, 청소년도 아이들도 모두가 조선의 말과 글을 지키고, 독립을 위한 작은 몸짓이나마 머뭇거리지 않았기에 오늘날 우리가 우리 말과 글로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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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밥상 - 뒷산 새 먹이 관찰 도감 개똥이네 책방 40
이우만 글.그림 / 보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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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산에 사는 새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새들 뿐 아니라 벌레와 나무와 풀까지. 정말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했다.

  어렸을 때 자주 보았지만, 이름을 몰랐던 미국자리공, 환삼덩굴은 반가웠다

  그 자리에 늘 있었지만 이름을 몰라 불러주지 못했다비둘기는 암수 모두 모이주머니에서 만들어진 비둘기 젖을 새끼에게 먹이는 사실이 독특했다.

 

  비슷해 보이는 새들이었지만, 먹이를 먹는 방법, 둥지를 짓는 방법도 제각각이었다.

  보리수나무 새순이나 작살나무 열매를 부리로 휙 던져서 받아먹는 직박구리는 통째로 꽃을 따 먹기도 한다. 밀화부리는 왕벚꽃 씨방의 껍질을 사과 깎듯 돌돌 깎아내고 먹는다. 검은머리방울새도 씨앗 껍질을 벗겨 먹는다. 쇠박새는 두 발로 씨앗을 잡고 부리로 콕콕 쪼아먹는다.

  지렁이를 좋아하는 호랑지빠귀는 꼬리깃을 부채처럼 펼쳐 가랑잎을 탁탁 친다. 투둑 투둑 소리에 비가 오는 줄 알고 밖으로 나온 지렁이를 잡아먹는다. 곤줄박이나 동고비는 다람쥐처럼 먹이를 저장한다.

 

  까치는 나무 꼭대기에 나뭇가지를 엮고 진흙을 발라 튼튼한 둥지를 짓는다. 둥지 안은 은사시나무 속껍질이나 동물들의 털로 꾸민다. 쓰고 난 둥지는 파랑새나 새호리기 같은 여름 철새들이 사용하기도 한다. 동고비는 딱따구리가 뚫어 놓은 나무구멍을 골라 진흙으로 입구를 좁혀 둥지로 쓴다.

 

  땅에 떨어진 나뭇잎과 죽은 곤충들은 미생물이 분해하여 흙이 되고, 흙 속 양분을 지렁이가, 지렁이를 지빠뀌가 새끼에게 먹인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듯, 온 숲이 생명을 키운다. 동박새가 동백꽃의 꿀을 먹고 꽃가루를 옮겨주고, 씨앗을 먹은 새들이 배설물로 번식을 돕는다.

 

  새들이 우는 소리도 제각각이었는데, 특히 짝을 찾을 때 아름답게 우는 꾀꼬리가 평소에는 쿠에엑 하는 괴상한 소리를 낸다고 해서 우스웠다.

 

  층층나무가 외래종 미국선녀벌레의 배설물과 솜털 때문에 죽어갈 때, 어느 날 참새떼가 나타나 벌레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새, 쇠박새, 솔새 등 다른 새들도 합세했다. 인간이 들여와 환경을 망치던 벌레들을 이 땅의 텃새들이 함께 물리쳤다. 그렇게 자연은 스스로를 치유한다.

 

  1950년대 중국에서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며, 참새, 들쥐, 파리, 모기 등 네 종류를 모두 없애자는 제사해운동이 벌어졌다. 한해에 2억 마리가 넘는 참새가 죽임을 당하고, 그 참새가 없어지니 벌레가 엄청나게 늘어 오히려 몇 해 동안 큰 흉년으로 수천만 명이 아사했다.

 

  산새들에게 소중한 먹이 창고가 되는 들풀을 잡초라는 이름으로,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제거하고, 생태공원을 만든다며 습지들을 메워 오히려 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가.

 

  멋스러운 세밀화가 책장을 넘기는 걸 방해했다. 표지의 물까치 모습이 참 멋있다. 한국동박새, 큰유리새, 흰눈썹황금새, 동고비, 산솔새, 파랑새 등 예쁜 새들이 많았다. 작가의 새에 대한 애정이 사진보다 더 훌륭한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듯 편안한 글투가 좋다. 새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특히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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