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 - 천만 명의 인생을 자극한 소유흑향의 1525 청춘사용법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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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자기계발서라던지, 성공시대에 나올법한 에세이 같은 건 읽고 싶지 않았다. 한때 그런류의 책들이 붐을 이루었을 때, 나도 그 대열에 휩쓸려 그런 책들을 열심히 읽던 시절이 있었다. 그 책들은 대부분 거창한 자기자랑이나 불행자랑이 주를 이루었고, 말미에 이르러선 하지만 난 이렇게 성공해서 지금은 잘나간다, 에헴! 이란 결론을 내며 마침표를 찍었다. 주제 역시 언제나 너 자신이 변해야 한다 였지만, 사람이 변하기가 어디 쉬운일이던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건 세상사람 모두 어머니 뱃속에서 부터 듣는 이야기지만 그렇게 살기 쉽지 않은 것처럼 막연한 이야기들과 번지르하게 늘어놓는 전형적인 성공담에 난 점점 질려갔다. 도통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좋은 말도 한두번이라야지, 결국 난 어느순간 그런 책들을 책장에서 싹 다 치워버리고 다신 돌아보지 않게 됐다.

 

이런 내가 처음 노경원씨를 알게 된건 동생을 통해서였다. 당시 이미 유명 공부 블로거였던 그녀의 블로그에 어떻게 흘러 들어가게 됐던 모양이다. 그녀에 대한 동생의 감탄을 들으면서도 나는 그냥 열심히 사는 친구구나하며 지나쳤다. 이미 그녀같은 사람들은 세상에 너무 많았다. 번지르르한 윤기가 좔좔 흐르는 쌀밥상들같은 이야기들조차 다 물리고 지겹다고 치워버린 내게 수수한 현미밥상 같은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을 쏟을 여유따윈 없었다. 공부만 열심히 해본, 아직 사회생활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풋내기라고 여겼던 것도 같다. 최소한 그때까지는 그랬다.

 

그녀는 계속 용감하고 당차게 앞을 향해 전진해나갔다. 내가 커다란 벽에 앞이 가로 막혀서 신세한탄만 하며 제자리에 주저 앉아 버린 동안, 그녀는 자신의 앞을 가로 막은 커다락 벽을 땅을 파거나 밧줄을 만들어 넘고 건너 앞으로 향해갔다. 어느순간 그녀는 아직 풋내난다고 넘겨버렸던 내가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고 그녀에게 교감하고 내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됐다. 나는 그녀의 용기가 질투가 났고, 동시에 그 당찬 한걸음 걸음이 부러웠다. 분명 몇년전 우리는 비슷한 배경을 갖고, 비슷한 경험을 하며 비슷한 시대를 살고 있었는데 그녀는 저만큼 나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왔다는 걸 알고 읽고 싶다는 마음만큼 읽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컸다. 질투와 동경과 부끄러움. 그게 나를 괴롭혔다. 그렇게 한참을 컴퓨터 앞에서 화면만 보고 앉아 있다가 결제 버튼을 눌렀다.

 

내가 좋은 책이라고 평가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어려운 단어들을 쓰지 않고도 충분하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 그건 내가 글을 쓸 때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내 기준을 충족했다. 누군가 대신 해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글은 잘 정돈되어 있고, 각기 다른 단어들을 통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있었다. 번지르한 자기계발서에서 보이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난 이렇게 성공했다! 이런식의 반복되는 내용들도 없었다. 난 이렇게 했습니다. 눈물이 났지만 노력하기로 했어요. 마치 누군가가 내 옆에 앉아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걸 조용히 듣는 것 같은 기분이였다. 무리하지 않고 과장하지 않으며 담담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들에 내 마음이 움직였다. 진심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끌어당기는 힘을 지녔다는 걸 새삼 절감했다. 난 마침내 복잡한 내 마음에 백기를 들어 그녀에게 항복하고 그녀의 이야기에 좀더 귀 기울이게 됐다.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 부처님도 살아생전에 깨달음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았던가. 그녀의 말처럼 그 고민을 어떻게 풀고 해결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녀가 노력한 지난 세월동안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참동안 잊고 있었던 중요한 메세지를 겨우 다시 기억해낼 수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자기계발서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그 말을. 나 자신이 변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변한다. 이 메세지를 나는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예전엔 무심코 넘겨버렸던 그 빛좋은 개살구 같았던 말이 그녀를 통해 지금에서야 비로소 내 가슴에 닿은 것이다.

 

나는 새해가 되어도 새해 계획조차 세우지 못할 정도로 많이 지쳐 잊었다. 그래서 몇년만에 다시 우연히 마주하게 된 그녀의 빛나는 모습에 질투가 났고, 이 책을 읽는 게 망설여졌다. 탁해졌던 눈을 깨끗한 물로 씻고 다시 정면을 응시했을 때 같이 출발했던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볼 일이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라도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이 길에서 벗어나기 전에 겨우 다시 내가 원하던 길로 돌아갈 용기를 얻었으므로.

 

어쩌면 이 책은 그녀와 같은 계열의 공부를 하고 비슷한 경험들을 했기에 더 공감이 갔던 걸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 중에선 내가 치워버린 책들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겐 이 책이, 그녀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책이였다. 그 무엇보다 내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멀리 다시 도전하기 위해 떠난다고 한다. 내가 다시 출발하려는 그 시작점에 그녀 역시 다시 서는 셈이다. 이번엔 나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고자 한다. 실패하더라도 정말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을 그런 노력과 도전을 해보리라. 그래서 몇년뒤에 책으로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됐을 땐, 부러움이 아니라 동지애라는 마음으로 그녀와 같은 선상에서서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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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 - 천만 명의 인생을 자극한 소유흑향의 1525 청춘사용법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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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이야기라는 건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이런 남 얘기같은 건 이제 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난 이 책에 항복해버렸다. 그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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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세계사 2 : 동남아시아 - 동방의 천년 문명이 열린다 가로세로 세계사 2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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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받은 책은 2011년 12월 27일 1판 47쇄로 가장 최신판입니다만, 연도 표시에서 오류가 존재합니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입문서로는 추천합니다만, 정확한 연도 부분은 다른 책을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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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귀족 1 세미콜론 코믹스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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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여사 팬이거나 일본 문화에 흥미가 있다면 소소한 재미가 있을 듯, Only 생활툰 팬이라면 비추천. 가격에 비해서 책 두께가 얇은 것이 흠이라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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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 루나파크 : 훌쩍 런던에서 살기
홍인혜 지음 / 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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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파크의 모든것을 사랑한다면 추천, 루나웹툰의 감성을 기대한다면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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