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작은 집 인테리어 - 빈티지 스타일과 심플한 수납을 동시에
다키우라 데쓰 지음, 맹보용 옮김 / 앨리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보고 한번에 후루룩 읽기 좋겠다 싶어서 선택했다.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의 사진들도 마음에 들었고, 그 배경이 파리인 것도 좋았다. 이 책을 보면서 깨닫게 된건데, 난 아마도 파리에 어떤 로망을 갖고 있었나 보다. 이화열씨 에세이를 읽으면서도 단순히 책에 담긴 이야기와 분위기가 좋았던거라고 생각했것만, 사진집에 가까운 이 책을 보면서도 이화열씨의 책을 읽었던 때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약간은 두근거리면서도 부럽기도하고 공감가기도 하는 그런 감정들. 파리엔 개똥과 찌린내가 진동을 한다는 얘길듣고 절대 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도시였는데, 현실과 로망의 이 엄청난 차이를 어찌할꼬. 역시 사람 일에는 절대라는 단어는 붙이면 안되는거다.

 

어쨋거나 이 책은 파리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에 썩 괜찮은 책이다. 요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유럽풍 빈티지 스타일 위주로 센스있게 편집도 잘되어 있어서 그런쪽으로 관심있는 사람들이 읽기에도 유용할 듯 싶다. 무엇보다 내주변에서 흔히 볼수있는 평범하고 소박한 물건들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인테리어로 녹아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하여 덕분에 요즘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이쁜 방 사진들에서 보이던 침실 속 꼬마전구들 장식이 유럽에서 온 유행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분명 이쁘고 귀엽고 낭만적이기까지한 인테리어 아이디어였지만 난 자다가 감전되거나 불날것 같아서 별로 해보고 싶진 않았다. 

 

물론 침실말고 거실쪽에 설치해둔 꼬마전구 인테리어 중에는 실제로 해보고 싶을만큼 마음에 들었던 경우도 있었다. 한쪽 거실벽을 파랗게 칠하고 무채색 계열로 칠한 반대쪽 벽에는 파란불빛이 나는 파랗고 동그란 동양풍 전구와 함께 꼬마전구를 이용해 인테리어한 8번째 챕터의 <센 강의 소녀풍 인테리어>가 그 경우였다. 자칫하면 동떨어져 보일수도 있는 거실이란 공간에 고작 전구 몇개로 통일성을 준 집주인의 센스에 감탄을 하며 한참이고 뚫어지게 그 사진을 쳐다보았더랬다. 단연 이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든 인테리어였다.

 

이것이 바로 <센 강의 소녀풍 인테리어> ▼

 

 

펼친 부분 접기 ▲

 

이 책 자체에 대해서 그냥 막연하게 한국 작가가 기획한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적인 아이템과 일본계 파리지앵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걸 보고 혹시나 싶어서 책 뒤쪽을 들춰보니 역시나 일본 작가의 책이다. 아, 어쩐지 계속 비슷한 취향과 비슷한 카테고리를 가진것 같은 사람들만 나오더라니. 그래도 나쁘진 않았지만 좀더 다양한 직업군에 좀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자택 인테리어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책을 만드는데 이젠 뒤떨어지진 않으니 우리나라 시각과 취향에 맞춰서 이런 책들이 제작되면 참 좋을 것 같다. 수입하는 비용보다 제작하는 비용이 더 비싸려나. 간만에 쉬엄쉬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다. 눈도 즐거웠고 내 방과 비교하는 재미에 마음도 즐거워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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