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을 필요한 것보다 원하는 것이 더 많아요 다들 그렇게 살아가죠 하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건, 필요한 것이 원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에요"p193 어떤 사람을 가리켜 카멜레온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진부한 표현이다 환경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1백만 명 중 한 명도 안 된다 반면 나비 같은 사람들은 수만 명이나 있다 이브처럼 근본적으로 다루 두 가지 색깔을 지닌 사람들. 한 색깔은 매력을 발산하고, 다른 색깔은 자신을 감춰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날개를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색깔을 바꿀 수 있다p209 아버지는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아무리 풀이 죽고 기운이 빠져도, 자신이 언제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당신이 아침에 일어나 처음 커피를 마시는 순간을 고대하는 한은 이겨낼 수 있을거 라고. 나는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그것이 아버지가 내게 해준 조언이었음을 깨달았다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게는 찰스 디킨스의 책들이 아버지의 커피 한 잔과 같은 역할을 했다 소외계츠에 속하면서도 용감한 책 속의 젊은이들과 아주 적절한 이름을 지닌 악당들에게 조금 짜증스러운 구석이 있는 것은 솔직히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우울할 때도 디킨스 소설을 읽다가 정거장을 지나칠 만큼 책에 몰입할 수만 있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p468 세월은 마음에 술수를 부리는 재주가 있다 과거를 돌아보다 보면 동시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1년 동안 쭉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 계절 전체가 단 하룻밤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p517 인생은 여행보다는 허니문 브리지와 더 가깝다 20대 때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래서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수많은 꿈을 좇다가 다시 방향을 바꿔도 시간이 충분할 것처럼 보인다 게임을 하면서 카드를 하나 뽑으면 그 카드를 그냥 갖고 다음 카드를 버릴 건지, 아니면 먼저 뽑은 카드를 버리고 그다음 카드를 가질 건지 곧바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탁자 위에는 우리가 뽑을 수 있는 카드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방금 내린 결정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1966년 10월 중년이 된 케이티가 1930년대 말 뉴욕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인물 사진을 전시한 현대미술관에서 옛 사랑 팅커의 사진을 발견하며 그와 처음 만났던 1937년 뉴욕 겨울의 밤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이민자의 딸이자 노동자 계층의 케이티와 헐리우드 드림을 꿈꾸는 이브 앞에 젊고 유능한 팅커가 나타난다새로운 음악과 혼돈의 대공항 시대 맨해튼의 사교계, 흑백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했다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좀 더디게 읽었지만 후반부는 몰입되어 빠르게 읽혔다팅커가 성공을 위해 따르던 젊은 조지 워싱턴의 110가지 '품위있는 행동 규칙'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