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낀세대 헌정 에세이P130 2016년에 사망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008년 내한 당시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한국 사람들,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가까운 미래에 없어질 직업을 위해서, 전혀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의 잘못입니다"우리는 아이들에게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하긴 부모가 되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우니 쉬운 일은 아니다세상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변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100년 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P164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인생이 그렇다 포기만 안 하면 된다 왜 야구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인생도 야구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건 이 책을 읽는 독자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하는 주문이기도 하다 지지마라P167 우리의 꿈은 항상 성공과 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누가 정한 것인가? 꿈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으면 한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삶을 풍족하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또 다른 일이 꿈이어도 된다 인생 전체를 담보로 걸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게 꼭 꿈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P188 이제까지 나의 인생은 회사에만 얽매여 있었다 생각해보니 좌천 전까지는 회사 밖의 삶에 대해 머리 싸매고 걱정만 했지, 이를 위해 직접 몸을 움직여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 진짜 인생은 회사 밖에 있는데 말이다P223 방학마다 찾던 외갓집의 밤하늘에 쏟아지던 별과 메뚜기를 잡다 잠시 올려다본 미세먼지 하나 없던 가을 하늘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절이 그립다 여름밤 외할머니가 삶아주신 옥수수와 겨울밤 새 모이 주듯 하나하나 까서 손자 손녀 입안에 넣어주던 군밤 맛이 그립다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천 마리의 종이학을 접고, 네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던 시절의 고단함이 그립다 스마트폰으로 쿠폰을 토스하며 생일을 축하하는 대신, 좋아하던 가수의 테이프와 LP를 직접 건네던 시절의 불편함도 그립다병장이 된 것만큼 기뻤던 팀장이 되던 날과 좌천으로 괴로워하던 날들이 버무려진 회사 생활도 언젠가는 그리워질까?그리고... 2020년의 끝자락에서 이런 것들이 그리워질 줄 몰랐다안부를 가장해 치부를 드러내려는 친적들의 모임이, 생각이 다른데도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보내야만 하는 회사 사람들과의 회식이, 사회생활이라는 명목으로 얼굴을 내밀던 공허하기만 한 연말 모임이 그리워질 줄은 정말 몰랐다우리가 사랑했던 그 시절 추억 속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느리고 불편했던 아날로그의 낭만무엇보다 진짜 인생은 회사 밖에 있다는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회사 밖의 인생을 위해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 애쓰고 돈을 많이 벌려고 노력하는 것일텐데... 먹고 사는 일, 고민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무얼 좋아하는지도 잊고 사는 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