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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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세계의 끝,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릴 생의 보관소


P207 언젠가 의사가 된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의사가 가장 바쁠 때는 진찰할 때도, 치료할 때도 아니고 환자가 사경을 헤맬 때라고 한다 특히 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인 경우는 더 그렇다는 것이다
죽으면서까지 남에게 수고를 끼쳐야 하다니 우울한 이야기다
무엇을 해도 심장이 멎는 것은 막을 수 없고, 환자 본인도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에 비록 그게 주치의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바쁘게 만들자면 염치가 없다

여행 가방 하나 메고 한 노파가 세운다는 박물관의 기사로 일하기 위해 고즈넉한 마을을 찾았다
예상과 달리 노파가 내민 것은 그간 마을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유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파의 지시 아래 노파의 양딸인 어린 소녀와 저택을 관리하는 정원사와 가정부 부부의 도움을 받아 유품을 수집하는 일에 빠져드는데...
마을에서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와 동시에 박물관은 확장된다
한 사람의 생이 끝나고 그 사람이 살다 갔다는 증거이자 그 사람의 상징을 찾는 유품 그리고 유품을 보존하고 침묵으로 애도하는 침묵 박물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침묵 박물관 속으로 들어가보기를

살아있었다는 단 한 가지 증거,
그 증거를 고요히 감싸 안는 침묵 박물관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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