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참견> 작가 고민정이 발견한무수한 사랑의 가능성들P64 그런데 있잖아사랑하다보면 누구나 상처를 입어실수도 하고 속아 넘어가기도 해진심인 척 속인 사람이 나쁜 거지진심이었던 사람이 나쁜 게 아니야사랑한 척한 사람이 나쁜 거지사랑한 사람이 나쁜 게 아니잖아네 탓이 아니야대신 아플 수 없어서 이렇게 말해나를 이용해P73 오랜만에 연락해 와"다시 만나자, 나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했을 때통쾌함보다 고마움보다 동질감에 마음이 놓였다혼자만 괴로운 게 아니었단 사실이알량한 위로가 되었다너무 괴로워 우리는 다시 만났다이별 직전의 우리가서로에게 생채기를 내지 못해 안달했다면다시 만난 우리는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전전긍긍했다화내지 않았다싸우지 않았고, 흥분하지 않았다이해하려고 했고, 이해받고 있었다처음처럼 뜨겁진 않았지만서로가 곁에 있다는 것으로 위안 삼았다한 번 잃었던 경험이 있는 우리는애썼다그리고즐겁지 않았다이별 직후 올랐던 체온,그만큼도 뜨거워질 수 없음을 알았다우리가 그리워한 건 서로가 아니라함께 뜨거웠던 그때의 우리라는 걸 알기까지오래 걸리지 않았다진짜 이별은그렇게 왔다P81 정말로 네가 그리웠다면늦은 밤,손가락 몇 개로차마 너를 깨우지 못했겠지떠난 사람의 연락에 뒤척이지 마네가 그리운 게 아니야그저 네가 쉬운 것뿐이야P140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것을자기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자존감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때때로 원치 않게 나는 가해자가 된다자기애의 영역을 침범하는 사람자존감의 벽을 허무는 사람P218 "절기라는 게 참 자연스러우면서도 위대해이렇게 가을이 오나 봐"그는 말했고 그녀가 끄덕였다어느샌가 둘 사이를 감싸는 온도는달라져 있었다연인 관계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가까워지고 또 멀어지는 일은 상처를 남기는 것 같다헤어지고 만나는 일은 몇 번을 반복해도 면역체가 생기지 않고 도돌이표처럼 또 돌아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차마 친구에게조차 털어놓지 못 할 고민들, 책으로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