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환자'를 만나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P19 만약 내가 철저한 이성주의자가 아니었다면, 면접을 보러 병원까지 가는 길의 분위기를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여러분이 한 번이라도 뉴잉글랜드의 봄을 겪어봤다면 예고도 없이 험악하게 바뀌는 날씨에 대해 잘 알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뉴잉글랜드 날씨 치고도 궂은 날이었다 바람이 나무 사이로 괴성을 지르며 황소처럼 맹렬하게 돌진하더니 차체를 수차례 들이받았다 자동차 앞 유리에는 빗줄기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와이퍼로 빗물을 걷어낼 때마다 겨우 반쯤 보이는 길은 대로라기 보다 연옥(죽은 사람의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남은 죄를 씻기 위하여 불로써 단련 받는 곳)으로 가는 길 같았다 도로까지 퍼진 안개는 으슥한 시골길을 갈 테면 가보라는 듯 적막하고 기분 나쁜 덩굴손을 뻗으며 대기를 가득 메웠다엘리트 정신과 의사, 파커는 병원에 부임한 첫날 가장 난해하고 위험한 환자를 알게 된다 여섯 살에 처음 입원한 후 진단 불명 상태로 30년간 입원해 있는 환자그를 진단했던 간호사나 의사가 모두 미치거나 자살하면서, 제한된 인원만이 그와 접촉이 허용되고그 환자를 둘러싼 기괴한 소문에 매료된 파커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시작한다읽는 내내 실화가 바탕인가 싶을 정도로 빠졌다생각지도 못했던 내용과 새로운 공포 속에 마지막 장까지 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