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어둠 속에서 미량의 빛을 포집하기 위해 확장되는 예민한 동공, 김멜라 첫 소설집P127 죽음은 어떤 공간이어서 계속 걸으면 나오는 길이다 나는 쉬지 않고 그 길을 걸었다 그 길을 산책하고 때론 다람쥐를 만나며 레사와 호흡했다P164 나는 수험생이었다 가슴에 크고 빛나는 리본을 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나의 변치 않는 꿈이었다 나는 해마다 시험을 치렀고 매번 탈락했다 그런데도 내바 포기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 이유는 조직에 속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었다 나는 조직을 원했고 조직 문화를 신뢰했다 누군가는 조직이 개인의 자유와 창조성을 억압한다지만 나는 조직이야말로 타인의 무분별한 망상과 폭력으로부터 개인을 지켜주는 보호막이라 믿었다2014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작 <홍이>외 6편의 작품이 수록된 김멜라의 첫 소설집이다7편의 작품 모두가 독특한 소재와 매력적인 이야기로 김멜라라는 작가의 이름이 각인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고 쉽지 않은, 책으로 만나는 김멜라라는 세계에 빠져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