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오단계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2
이루카 지음 / 허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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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장 빛나던 시절,
그 시간을 언니들과 함께하고 싶었어

독립의 오단계
P31 대리인은 기계를 대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으나 소유주와는 다른 의미다 기계의 권리를 인정하고 그 권리를 보증할 수 있는 인간을 말한다 대리인 제도가 인간이 기계를 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달랐다 인간의 소유물이던 기계는 인공지능과 결합한 안드로이드 시대가 도래하자 기계권이라는 것을 얻게 되었다 다만 이 기계권은 권리를 보장해주는 인간의 필요로 만들어졌다 기계권을 놓고 기계를 생명체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지만, 소수 인권 단체와 인간 수준으로 성장하는 인공지능이라면 인간으로 봐야 한다는 몇몇 지식인들의 영향력만으로는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P100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인간이 져야 하는 스스로에 대한, 그리고 사회에 대한 책임감, 그에 대한 의무와 사명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기계도 그것을 따를 것입니다 한 인간의 죽음으로 한 기계가 태어났습니다 가재민이 이끄는 세상이라면 그것이 어떤 삶이든, 저는 앞으로도 계속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잘 살아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혜라가 만드는 세상이라면 저는 거부합니다 가재민이 그랬듯이, 거부하겠습니다

새벽의 은빛 늑대
P108 에어시티에서는 창문을 열고 바깥공기를 마실 수 있다며? 에어시티를 꿈꾸는 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말이었다 구역 건물마다 공기청정기가 있었지만 정화 수준이 약해 먹거나 씻을 때를 제외하고는 종일 코와 입 주변에 필터 마스크를 붙여야 하는 삶. 태어나면서부터 마스크와 한 몸으로 살아온 세대는 마스크 없는 삶을 알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공기가 공평했고 어쩌면 지구 전체가 에어시티였던 세대가 기억하는 공기, 풍경 그리고 바람의 내음.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한 번 느끼면 다시는 잊을 수 없었던 자연의 조각들을 끝없이 음미하는 삶을 허락받았던 이들은 지금의 노인들뿐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이유를 찾으려는 생각은 두슬기에게는 희끗해지는 머리처럼 자연스레 바래졌다 그러나 바람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빛을 잃지 않고 아직 그와 함께였다

루나벤더의 귀가
P175 혈연과 이성 간 혼인 중심의 가족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원하는 이와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동성, 비혈연, 비혼 그리고 비성애 구성원으로 이뤄진 가족 신청법이 진통 끝에 결국 시행되었다

초인공지능 사회 로봇의 기계권을 소재로 했다 설정값에 충실한 노예일지 스스로 업그레이드해 구성원이 될지 우리에게 로봇은 어떤 존재가 될까 <독립의 오단계>

미래에는 공기도 사야할거라는 말이 있었는데 필터 마스크가 필수인 시대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공기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새벽의 은빛 늑대>

가족도 선택할 수 있는 시대, 혈연이나 결혼이 아니어도 서로를 보호해줄 수 있는 제도, 찬성이다 <루나벤더의 귀가>

문소리 주연, MBC SF 앤솔러지 드라마 <인간증명> 원작소설 수록

우정과 연대를 건강한 서사의 힘으로 들려주는
SF 작가 이루카의 첫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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