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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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보다 고향을 떠난 것이 결정적인 변곡점이었다 나는 상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촌스러운 내 옷들과 함께 내 말투를 버렸다 그 다음은 옛 친구들이었다 그들을 향한 기만의 달콤함과 배덕의 재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대부분의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었고 고맙게도 시간과 거리가 나를 대신해 끊어주기도 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듣기 싫었고, 껄끄러워지고 싶지 않았고, 화내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내가 없어지는 쪽을 택했다 내가 선명해지는 동시에 내가 사라지는 기분은 아주 근사했다

소설집 <여름, 스피드>으로 알게 된 김봉곤 작가님의 두번 째 소설집 <시절과 기분> 정식 출간을 앞두고 사전 서평단으로 표제작이 담긴 가제본을 받았다
대학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귀었던 혜인이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등단한 '나'의 책을 발견하고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전적 소설인가 싶게 소설 속 '나'와 작가님과 닮았다 글이 너무 순수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수록 작품들은 또 어떨까 기대된다
2019년, 2020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고 <여름, 스피드>로 주목을 받았던 터라 자연스럽게 젊은 작가하면 떠오르는 김봉곤 작가님
정식 출간 전에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속 작품부터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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