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한 삶, 존엄한 죽음 -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배우다 삶과 이야기 2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 시대의 품위 있는 삶, 그리고 두려움 없는 죽음에 대하여

P73 불치의 병을 앓는 아홉 살 아이는 늙은 현자입니다 고통을 겪은 아이, 사춘기가 되기 전에 신체의 사분면이 이미 아주 아픈 상태인 아이는 모두가 늙은 현자입니다 신은 인간을 정말로 놀랍게 창조하셔서 보통은 사춘기가 지나야 형성되는 영성의 사분면이 그런 경우엔 일찍부터 발달하여 손상된 신체의 능력을 메워준답니다 그래서 죽음을 앞둔 꼬마들은ㅡ여러분이 이런 상징적인 표현을 허락하신다면ㅡ 아주 늙은 현자랍니다 온실에서 자란 건강한 아이들보다 훨씬 더 지혜롭지요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끊임없이 당부합니다 "아이를 과잉보호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고통과 아픔을 아이와 함께 나누세요 그러지 않으면 아이는 불구가 될 겁니다 온실에서 키우는 식물은 조만간 밖으로 옮겨 심어야 할 텐데, 너무 오냐오냐 키우면 추위와 바람을 견딜 수 없습니다"

당신이 곁을 지킨 모든 환자는 당신에게 선물을 줍니다 죽어가는 환자라고 해서 꼭 죽음과 관련된 선물을 주는 건 아닙니다 삶과 그 삶의 극복과 관련된 선물일 수도 있지요

P91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죽음의 과정만이 아닙니다 풀지 못한 한을 훌훌 다 털어버리고 편안하게 사는 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사는 사람들은 삶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풀지 못한 한이나 이룰 수 없는 바람을 품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어린 시절을 잘 보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 한 세대만이라도 자연스럽게, 그러니까 '창조주의 뜻대로' 성장할 수 있다면 굳이 죽음을 다룬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며 죽음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 이유도 없을 겁니다 해마다 수천 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살이나 살인으로 생을 마감하는 충격적인 현실과 씨름해야 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P127 슬픔은 자연스럽고 신이 주신 선물이지만 애도 작업은 "그때 내가 그랬다면..."이라는 후화와 다름없으니까요
억지로 참은 상심과 분노, 질투와 부정적 감정만 여한으로 남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경험을 다른 이와 나누지 못했더라도 여한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여러분의 삶에 의미와 목표와 방향을 정해주신 스승님이 계십니다 언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려 했는데 미루다가 그만 스승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여러분은 생각할 겁니다 "편지라도 한 통 보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족이 아니더라도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그분들이 세상을 뜨기 전에 여러분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세요 전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여한으로 남습니다

여러분의 삶은 물론 건강까지 망가뜨리는 증오와 탐욕과 애도 작업과 나쁜 마음을 정리한다면 스물다섯 살에 죽건, 쉰 살에 죽건, 아흔 살에 죽건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다고 느낄 겁니다 이제는 걱정할 일이 없다고 느낄 겁니다

해결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 짓는 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먼저 자신을 치유하지 못하면 세상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그걸 꼭 깨달으셔야 합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 대부분의 책들이 죽음을 앞둔 노인을 통해 삶의 의미와 깨달음을 전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어린 아이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암에 걸린 엄마의 병을, 죽음을 이해시키지도 설명하지도 못하고 '하늘 나라로 가셨어'라는 말로 대신한다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 불치병에 걸린 아이와 가족들의 다양한 사연을 통해 '죽음'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삶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느끼게 된다
죽음학의 선구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네 번의 강연을 엮은 내용으로 현장에 있는 듯 생동감있는 묘사가 돋보인다 책을 읽으며 하나라도 더 배우기를, 한 걸음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바로 이 책이다

'죽음학'의 대가, <인생 수업>의 작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들려주는 네 번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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