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고고학 -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최은창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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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재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허위정보를 이용한 정보전쟁은 인쇄 기술 이전부터 시작되었는데, 인쇄 기술이 보급된 이후에는 팸플릿이 활용되었다 옐로 저널리즘의 시대를 거쳐, 냉전시대와 전쟁 시기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파간다와 정보 심리전도 행해졌다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는 여론을 주도하고 지지를 얻으려는 치열한 정보전쟁의 수단인 경우가 많았다

P37 검색엔진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정보라도 1~2초 이내에 물어오고,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에 유입된 가짜뉴스는 수백만 명에게 전달된다 포털 사이트의 댓글, 카카오톡, 트윗, 뉴스피드는 정식 뉴스도 아니었지만 흥미를 자극한다면 퍼져나가게 되었다 허위정보는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생산되며, 전달 비용도 급감했다 뒤늦게 잘못된 허위정보라고 해명하거나 바로잡기 위한 해명을 하더라도 그 소식이 퍼져나갔던 그 경로로 다시 모두에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가짜뉴스의 생산자들은 이런 맹점을 노려서 허위를 진실로 속이거나 집단적으로 퍼 나르는 식으로 온라인 심리전에 뛰어들고 있다

정보의 흐름은 연결되어 있으며 웹에서 서로는 서로에게 지식의 원천이 되고 있다 웹의 구조를 살펴보면 어떤 단일한 노드나 소규모 노드들의 집합도 그 정보 흐름을 완전히 막거나 통제하지는 못한다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는 정보의 흐름을 연결하는 노드들이 밀집되는 지점에 몰리는데 그 곳은 바로 '플랫폼'이다 뉴스, 소문, 대중을 오도하는 정치 광고가 집중되는 플랫폼에는 고도로 뻑뻑한 링크의 연결성이 존재하고, 플랫폼 운영자는 그 정보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알고리듬으로 무장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정보 유통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자 익명의 개인들도 허위정보를 널리 퍼뜨리는 활동이 가능해졌다 그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진짜 뉴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대중의 판단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사실을 조작하거나 허위정보를 뿌려서 여론을 조종하려는 '댓글 부대', '키보드 군단'과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을 파는 '팔로워 팩토리'가 등장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지 않아도 풍부한 자금과 자동화 기술만 확보하면 가공의 여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P58 혹스hoax는 '괴담' 또는 '속임수'로 번역된다 그럴듯한 설명을 붙인 진실이 아닌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는 악의적 사기와는 거리가 있다
이 단어는 '호쿠스포쿠스hokus-pokus'에서 왔는데 마술을 부릴 때 쓰는 주문이었다

괴담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독자의 공감을 유도하고 공포나 호기심을 합리적으로 자극한다

최근에는 신종 전화 결제 사기 수법, 휴대폰 전화를 받는 순간 자동으로 결제되는 악성코드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괴담이 소셜미디어와 문자등으로 나돌고 있다

P161 가짜뉴스의 생산자는 유명세를 이용하기 위해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사들여서 많은 공감을 표시하거나 댓글을 다는 수법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블로그에 올린 글에 자동적으로 댓글을 다는 프로그램은 원래는 마케팅 용도로 개발되었지만 정치적 내용의 댓글을 블로거들에게 뿌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종래에는 인터넷 카페나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형 웹사이트에 허위정보를 게시하는 방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전파, 유튜브에 논평 형식의 영상을 올리기, 위키백과의 내용 조작 등 가짜뉴스 유포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

P450 허위정보는 인쇄시대 이전부터 정치적 술수의 일부분이었고 여론을 장악하려는 많은 경쟁자들은 치열한 정보전을 펼쳤다 군사적 대결, 고조된 정치적 갈등의 국면, 냉정시대에는 공식적, 비공식적 프로파간다가 수행되었다 열광, 이성의 마비, 집단 히스테리, 무조건 지지, 집단행동, 폭력의 합리화는 프로파간다가 의도한 반응이었다

허위정보가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민주주의 취약점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저널리즘의 신뢰 회복, 정확한 보도 관행, 팩트체킹의 강화, 뉴스 정보에 대한 비판적 수용도 중요하다 진정한 해결책은 개인 발언자를 추적하는 방식이 아니라 허위정보가 전달되고, 증폭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수단이 되는 플랫폼의 역할에서 찾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과잉 정보화 시대 우리는 한번의 클릭으로 수많은 이슈에 노출되어 있다 역사의 현장 곳곳에 '가짜 뉴스'가 있었다 인쇄술이 발달했을 때부터 오늘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 여론을 조작하려는 정치인 뿐 아니라 광고 수익을 노리는 개인 방송도 허위정보의 생산자다
이 책은 로마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흔든 수많은 가짜뉴스를 폭넓게 다루면서도 우리가 가짜뉴스를 어떻게 차단해야 할 지를 생각하게 한다

정보과잉과 탈진실의 시대,
가짜뉴스 현상을 이해하려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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