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모두의 그림책 27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시리즈왼쪽 장갑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어요소리가 너무 작아서 장갑 주인인 트리누는 듣지 못했지요장갑은 주머니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어요아, 이걸 어쩌면 좋아요? 반대쪽 주머니에 들어 있던오른쪽 장갑이 차디찬 눈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지저분한 흙더미와 누렇게 바랜 단풍잎이 바로 옆이었어요왼쪽 장갑은 더럭 겁이 났어요한 짝만 남은 장갑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었거든요장갑은 꼭 짝이 있어야 해요짝이 없어진 장갑은 쓰레기장에서 나뒹굴게 될 거예요까마귀와 갈매기들이 콕콕 쪼아 댈 거고요에스토니아 그림책 <작은 사랑 이야기>는 흰색, 검은색, 빨간색만을 사용해 겨울을 표현했다 책을 보는 순간 색감에 먼저 놀랐는데 2018년 에스토니아 '디자인이 훌륭한 어린이책'에 선정되었다고 한다소녀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장갑을 지켜보며 다른 한 쪽 장갑의 상실과 두려움, 추억을 떠올리는데...장갑은 한 쌍일 때 온전하다 짝을 잃어버렸을 때에는 쓸모가 없어지는 존재이다 사람 사이에서의 관계도 마찬가지임을 한 쌍의 장갑을 통해 보여준다 단짝 친구, 연인, 부모와 아이 등등 혼자 맺을 수 없는 소중한 관계의 이야기로 추운 겨울 따뜻한 장갑처럼 너무나 예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