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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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P177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은 정치적ㆍ사회적으로 거대한 힘을 발휘하고 인간의 몸과 삶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일 리 없습니다 OECD 국가 중 다른 인종에게 가장 적대적인 한국인들이 한국사회의 인종차별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가해 행위가 문제로 인식되지 않을 만큼 한국사회에 인종차별이 깊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사회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그냥 주어진 역사는 없었습니다 다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사회의 많은 부분이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 세계의 질서가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때리는 줄 모르고 던진 돌도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프기는 매한가지지요 그래서 다수자 입장에서는 과도하다고 생각되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소수자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생존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혹시라도 왜 그리 불편한 긴장을 계속 감당해야 하느냐고 묻는 다수자인 한국인이 있다면, 한반도만 벗어나면 한국인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소수자라는 사실을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P236 현대 의학은 인간의 질병과 고통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간의 고통을 줄이고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합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질병과 고통 앞에 무력했던 과거와 다른 태도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현대 의학이 인간이 보다 존엄하게 살고 존엄하게 죽는 과정을 보조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의학의 몸에 대한 판단이 그 몸으로 살아가는 환자 자신의 판단보다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책이 왜 읽느냐고 왜 좋으냐고 묻는다면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함께 읽고 사유하고 싶은 책으로 독서 모임 책으로 선정하면 더없이 좋을 책이다
조선, 일제 강점기 중세 서양과 현대 서구 사회를 폭넓게 오가며 지식과 과학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모든 사람이 건강과 죽음 앞에서 평등하고 내 몸의 주체는 의학이 아니라 내가 되어야겠다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 추천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더욱 읽고 싶어졌다 꼭 알고 읽어야 할 대중 교양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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