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영 ZERO 零 소설, 향
김사과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P83 모든 꽃이 활짝 피어나지는 않지만, 모든 꽃은 반드시 진다 꽃이 시드는 모습은 피는 장면만큼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 추함이 인상적임에 있어 개화를 능가한다 꽃병에 갇힌 채, 서서히 생기를 잃어가는. 조금씩 탁하게 변해가는, 탄력을 잃어가는 꽃잎, 죽음에 가까워지는 냄새

P120 세상 사람들이 다 내 불행을 바란다
그것은 진실이다
어쩌면 세상에 대한 유일한 진실이다 김지영 선배는 미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했다
좀 더 정확하게 서술하자면, 사람들은 누군가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바란다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커튼 삼아 자신의 방에 짙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를 가리고자 한다

P187 나는 앞으로 아주 잘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내 인생은 앞으로도 잘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하여, 세간의 소문과 달리 인생에 교훈 따위 없다는 것. 인생은 교훈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0.제로
없다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내가 응시하는 이 텅빈 허공처럼 완벽하게 깨끗하게 텅 비어 있다

공감되는 글도 진짜 많고 직설적인 표현도 많아서 당황하기도 하고 웃음나는 부분들도 많았는데 주인공 성격이 워낙 독특?해서 조금 난해하기도 했다 뒷장 김사과 작가님과 황예인 평론가님의 대화를 읽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읽어봐야 알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