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알고 있다 - 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여성 식물학자의 사건 일지
퍼트리샤 윌트셔 지음, 김아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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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여성 식물학자의 사건 일지

P12 아마도 여러분은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을 테다 적어도 4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전히 그렇다 내가 죽은 사람의 비강에서 나온 꽃가루를 채취하는 방법을 개발한 뒤 여기저기서 나를 '콧구멍 여인'이라고 불렀던 일이 문득 떠오른다 그것 말고도 여러 이름으로 불려봤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 세계의 한 측면을 해석해 형사들을 돕는 '법의생태학자'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나 교외에 살지만, 큰 도시든 외딴 시골이든 어디에나 자연은 있다

우리는 요즘 감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당신의 움직임은 카메라에 찍히는 것 이상으로 추적 가능하다 예컨대 나는 신발에 묻은 미세 입자를 살펴 당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숲 지대나 정원을 따라 자란 블루벨 꽃가루가 신발에 묻어 있다면, 당신이 어느 길을 따라 걸어왔는지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연은 우리 온몸에, 몸의 안과 밖에 흔적과 단서를 남긴다 우리가 환경에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환경 또한 우리에게 흔적을 남기는 셈이다

P99 꽃가루는 결국 널리 퍼지도록 진화했다 또한 꽃가루를 너무 적게 생산해 공기 중에 섞이지 못하는, 꽃가루를 실어나르는 곤충이 수분을 도와주는 식물이 많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은 특히 법의학 수사관에게 중요하다 이런 '흔치 않은' 꽃가루가 누군가서 신발이나 바지춤, 자동차 페달에서 발견되면 그 식물과 직접 접촉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관지염과 폐렴을 앓아 병약했던 유년 시절 백과사전 전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는 했는데 이때의 지식과 호기심으로 식물학을 공부하고 미생물과 일반 생태학을 강의하다 런던대학교 고고학연구소에 부임했다 어느 범죄 사건의 증거 분석의 도움을 요청하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법의생태학자가 되었다
살인, 강간, 납치 등 강력한 사건의 증거품 속에 있는 꽃가루, 포자, 미세 입자를 분석해 범인을 찾는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현장 속에서 찾은 작은 식물성 잔류 물질을 통해 사람과 장소를 연결 짓고 무고한 사람의 누명을 벗기고 가해자를 법정에 세우며 '법의학의 여왕'으로 불린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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