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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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0 가족은 헤어졌다가도 다시 만나는 법이지,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마치 물처럼 말이다 이 사막 같은 삶에서, 가족이란 바로 그 물이었다

P149 어떻게 한 시대를 끝내고 백 년의 삶을 묻은 다음 저녁 전에 집에 올 싀 있단 말인가? 빅 엔젤은 모두가 몸을 담은 이 더러운 거래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죽음이라.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인 농담이지 노인들이라면 어린애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하는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모든 수고와 욕망과 꿈과 고통과 일과 바람과 기다림과 슬픔이 순식간에 드러낸 실체란 바로 해질녘을 향해 점점 빨라지는 카운트다운이었다

결국 마지막 한 방울의 피와 불꽃을 가지고 매 분의 생명을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는 깨달음. 그리고 피와 불꽃은 대부분 별 생각 없이 화장실에 쏟아버리게 된다는 사실

그래서 사람은 남은 시간에 허풍을 떤다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70세 빅 엔젤 그러나 생일 일주일 전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빅 엔젤은 생일 전날을 어머니의 장례식날으로 잡고 대가족들이 모인다
이 이야기는 작가님의 큰형이 불치병 말기일 때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루었는데 장례식은 형의 생일 전날이었고 많고 많은 손녀 중 하나가 시끌벅적한 파티를 열어주고자 온 가족을 설득하여 열었던 송별 파티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많은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자전적이라 더욱 풍부하고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소재지만 가족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다
죽음을 앞두고 가족이 모두 모여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 참 특별하고 뭉클하다 빅 엔젤의 '좋은 인생이었어'라는 말을 나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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