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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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P12 그래도 운동을 한다
가늘고 길게, 미래의 내가 쓸 체력을 비축하려고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마음으로
남 보기 예쁜 몸이 아니라, 적절한 나의 동반을 만드는 마음으로
나약한 나를 극복하여 '더 강한' 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약점이 있거나 아픈 몸이라도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P15 체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실수에도 지나치게 엄격해지고, 퇴근하고 만나는 가족에게 짜증이 난다 다정도 체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게 점점 실감하는 것이다 아, 이러다 나는 결국 짓무르고 터지겠구나 일터가 나를 빨아먹는 대로 내버려뒀다가는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겠구나 인성 때문에 운동한다는 후배의 말은 이런 맥락이다

인성이라는 모호한 단어에는 타인과 관계 맺는 태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운동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일은 단순히 나 혼자 잘 살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공정한 마음을 기르고 타인을 정확하게 사랑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다정하고 너그러울 수는 없겠지만, 그런 순간을 늘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운동복을 챙긴다

P167 산을 오를 때 목표만 보는 사람이 있고, 눈앞어 풍경과 꽃과 흙과 나무의 냄새를 더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운동의 궤적은 궤스트를 깨듯 쭉쭉 나아가기만 하는 전진형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멀어진 지점을 찍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나선형에 더 가깝다 변화하는 몸은 '이미 깬 판'과 달리 '나'와 단절되거나 지나가지 않고, 매번 똑같은 위기나 다른 변수에 봉착하기도 한다 그러니 얼마나 멀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나가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운동에서 성취는 중요하다 그러나 성취가 운동의 전부는 아니다 운동이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은 종종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으로 깃든다

P180 장비는 운동에 쓰는 도구인 동시에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동기를 부여하는 펌프다 운동이 질릴 때 새로운 운동복을 사서 기분전환을 하거나, '지금부터 이 운동을 한다'라는 스위치를 켜는 의미가 있다

나에게 운동은 숨쉬기 운동뿐이데 이 책 너무나 재밌다 여자의 운동은 건강보다는 다이어트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나이 먹으면서 살도 찌고 체력이 떨어져서 운동을 해야할텐데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숨쉬기도 잘하면 운동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내 몸에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야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작가님이 체험한 다양한 운동 그리고 무엇보다 말빨? 글빨?이 너무 좋으셔서 읽는내내 엄마 미소 지으며 읽었다 내가 점점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지는게 체력 탓도 있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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