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 - 미국 문학의 꺼지지 않는 ‘초록 불빛’ 클래식 클라우드 12
최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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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학의 영원한 초록 불빛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재즈 시대의 대표 작가 피츠제럴드를 찾아서

P57 지나간 인생은 고칠 수 없기에, 작가가 고칠 수 있는 것은 작품밖에 없다 그로 인해, 남은 인생을 바꾸려는 것이다 게다가 피츠제럴드는 자신을 시인으로 여기지 않았던가 시로 점철된 소설을,
각 음절이 음악적이고, 각 문장이 시어처럼 울림을 주는 소설을 위하, 그는 이 빨간 의자에 앉아 <마지막 거물>을 고쳤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거물이 되기를 바라며......

P107 전업 작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글을 써야 한다 취재지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생산성 없는 경험을 했다 해서, '바깥 공기 한번 상큼 했다'는 식으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피츠제럴드는 아내가 정신 병동에 입원해 있을 때에도, 더 이상 책을 내는 것이 불가능해 무명 시나리오 작가로 지낼 때에도, 계속 소설을 썼다 빚더미에 앉았을 때에도, 계단을 오르내리기 벅찰 만큼 건강이 악화됐을 때에도, 죽기 며칠 전까지도 희망을 품고 재기작 원고를 썼다 역으로 말하자면, 그는 언제나 써야 했던 작가였다 피츠제럴드라는 산에 비하면 고작 한 웅큼 정도 자라난 풀에 불과하지만, 작가의 삶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떠한 이야기라도 써내야 하는 날들의 이어짐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새겨졌다

P108 좋은 술과 소설에는 공통점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익는다 <분별 있는 일>을 꺼내 읽을 때마다 다른 향과 맛을 느낀다 이 글을 쓰려고 다시 읽어보니, 행간에 밀봉되서 알아채지 못한 새로운 향이 풍겨왔다

P117 간혼 생은 일상이 고통으로만 이어질 때 기쁨의 순간을 휴가처럼 주는데, 이곳이 그 휴가지 같았다 아마, 피츠제럴드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우리 경험의 시간적 배경이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이런 공기가 흐르는 곳이라면 누구에게라도 그럴 것이다

P199 문학의 위대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시대는 변할지라도, 작가가 쓴 문장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시대를 뚫을 힘만 있다면, 문장은 살아남는다

P201 <위대한 개츠비>야말로 원문으로 읽어야 하는 소설이다 많은 역자들의 노력으로 여러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그들의 노력과 성취와는 별개로 그 어떤 번역본도 이 아름다운 영어 문장을 온전히 옮기는 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례없는 대호황기를 맞은 미국의 1920년대 재즈의 시대
계급 사회, 물질 만능주의와 퇴폐 주의로 훼손되어가는 아메리칸 드림, 당시 미국의 사회상을 서정적인 문체로 실감나게 묘사한 작품 <위대한 개츠비>
지금도 세계적으로 매년 50만부 이상 팔리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는 '영어로 쓴 위대한 20세기 소설' 2위의 미국 문학의 대표 작품이지만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의 데뷔작이었던 <낙원의 이편>의 대성공으로 사교계의 상징이자 재즈 시대의 왕자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아내의 정신병, 알코올 중독, 막대한 빚과 <밤은 부드러워> <위대한 개츠비>의 실패로 걷잡을 수없이 추락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그의 사후 10년 후 군 부대에 보급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한다
피츠제럴드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미국, 최민석 소설가와 함께라 더욱 특별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빠져들어 읽을 수밖에 없었다 '쓴다'와 '산다'가 동의어였을 만큼 사는 동안 늘 써야했던 피츠제럴드 그리고 자칭 생계형 작가 최민석 소설가 최고의 만남이었다 읽어보면 안다
<위대한 개츠비>를 안 읽었어도 너무 좋았고, 읽기 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고 읽었어도 좋을 거 같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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