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냉정 - 난폭한 세상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박주경 지음 / 파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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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세상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P24 꼰대질이 무서운 건, 거기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갑질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꼰대질과 갑질은 한 끗 차이일 뿐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느냐, 눈물을 쏟게 했느냐의 차이다 지위나 권세를 이용해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면 꼰대질이고, 남의 눈에서 눈물이 나도록 만들었다면 갑질이다 갑질은 꼰대질이 쌓이고 쌓여 부지불식간에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꼰대질이 꼰대질인 줄 모르고 마음대로 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갑툭튀'하는 게 갑질이라는 말이다 일단 한번 밖으로 불거져 나오면 그때는 이미 수습하기에 늦다 갑질 하나로 패가망신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꼰대질이 갑질로 성장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끊어내야 하는 이유다

P114 단죄란 보복과는 다른 차원이다 물어야 할 책임을 확실하게 묻는 일이다 다시는 그런 정의롭지 못한 일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본보기를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보복이라는 주장은, 책임져야 할 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가장 흔하게 인용하는 레퍼토리다 그 궤변에 휩쓸려 단죄를 소홀히 하면 결국 능욕이 돌아온다 나라 대 나라에서도 그렇다 일본이 우리에게 보이는 행태가 확실한 사례다 과거 역사의 책임을 확실하게 묻지 않았던 업보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우리 뒤통수를 치고 있다 정당한 책임 규명과 배상 요구를 일본은 보복이나 몽니로 몰아세우고 있지 않은가 한국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되레 '외교 분쟁'으로 비화시키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한일 간우 과거사 문제는 외교적인 조율의 사안이 아니다 애초부터 선과 악이 명징하고 책임과 보상 소재가 확실하다 그런데도 일본은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역사에서 우리가 단추를 잘못 끼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단죄를 소홀히 한 그 업보 말이다

P279 삶은 나의 역사 그리고 당신의 역사다 어느 누구도 아닌 당신만이 유일한 집필자다 삶의 주인은 시대도 사회도 아닌 오로지 자신일 뿐이다 그러니 삶을 껴안자 삶을 끝까지 보듬어 안자 자신이 써 내려가는 역사책의 마지막 장을 섣불리 비관하지 말자 그 비관으로 집필을 중도 포기하지 말자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생의 모든 가능성들을 희망과 절망 사이에 덤덤히 열어두자

<KBS 뉴스>을 진행하는 앵커이자 20년 차 기자 박주경, 기자들 세계에서도 '사회부 통'으로 통하는 그가 경험한 수많은 사건 사고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따뜻한 온기를 담은 글로 전한다
지금 내가 제일 힘들고 내가 보는 우물 안 세상이 내 세계의 전부였는데 책을 읽다 보니 조금 더 넓은 우물 밖의 세상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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