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별이 내리는 밤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17 데이비드는 자신은 아직 젊으니 세상을 구경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한지 알아내서 그 일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말했다 자신이 찾고 있던 것을 몇십 년 늦게, 늙은이가 되어 발견하는 것보다 더 서글픈 일은 없을 거라고. 어떤 변화의 기회가 있는지 몰라서 변화를 시도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 말이다

P35 "너무 적게 말하거나 너무 많이 말하게 될 때가 있죠 그럴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아요"

P125 누구든 혼자 있어서는 안 되는 밤이었다

P164 "저 별들이 아테네에도, 우리의 고향집에도 비치고 있겠죠 모두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우리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그들은 짐작이나 할까요"

P342 "나는 그 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말은 여러분 모두에게 할 만큼 했어요 그리고 여러분 모두를 화나게 만들었고요 그게 늘 내 문제였어요 나 자신만 빼고 모두에게 뭐가 맞는지를 아는 거요 여기 있는 안드레아스와 요르기스가 그 사실을 확인해줄 거예요 어리석은데 가르치려 드는 사람, 세상 사람들한테는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어도 자기 인생은 어떻게 할 줄 모르는 보니"

P352 몇 주 동안 이렇게 여행하면서 나는 정말로 완벽한 삶이라는 건 없다는 것, 그러니 그걸 추구하는 건 그만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번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문제는 내 문제보다 훨씬 더 컸어 신기하게도 그걸 보니 내 마음이 진정되더라

아일랜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국민 작가 메이브 빈치, 마지막 작품으로 사후 출간된 <그 겨울의 일주일>로 이미 그녀의 소설에 매료되었었다 이 책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은 그보다 무려 8년 먼저 나온 작품으로 이번엔 그리스의 작고 소박하지만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마을 아기아안나를 찾은 네 명의 여행자, 일과 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 위해 온 독일인 엘자, 안식년 휴가와 아들에 대한 고민으로 온 영국인 토마스, 자신의 사랑을 반대하는 가족을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온 아일랜드인 피오나, 기업을 물려받기 싫어 자신의 길을 찾고자 떠나온 미국인 데이비드의 이야기가 <그 겨울의 일주일>과 비슷한 구조로 진행된다
아기아안나의 유람선이 화재로 침몰하면서 24명이 사망하는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행지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마주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보듬는 사람들
서로의 문제와 고민을 이야기하며 현지인과 이방인들이 진정한 친구가 된다 우리는 타인의 문제에 대한 답은 쉽게 찾지만 내 고민의 답은 잘 보지 못한다 이들이 마음을 나누는 중심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때 하지 못한 '말'을 평생 후회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귀기울여야 되겠다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비는 별의 길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P417 "기적이 있다는 걸 알려면 오늘밤을 보기만 하면 돼요 그걸 믿지 않는다면 더 나아갈 이유가 없는 거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