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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평점 :
이게 어디 잊어불 일이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
4.3 제주의 봄은 두 얼굴로 온다
P26 이 산 저 산 천진난만하게 얼굴을 내미는 꽃사태의 봄날 제주의 봄에 취한 자, 향기도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됐지요 제주의 4월에 피는 꽃들은 미안해서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너무 눈부신 것도, 너무 우아한 것도 죄가 되나요 견디고 견뎌내고 올라온 봄이기에 그렇죠 이렇게 경이롭고 매혹적인 봄 그럼에도, 봄의 발바닥은 저린 통증입니다
P59 4월에서 5월 사이 피던 향기로운 꽃송이는 다 어디로 갔나 작별도 없이.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모두가 잠든 밤, 바다를 향해 홀로 우는 이의 등이 서럽다
그래도 세월이란다 아니다 기억해야 한다 세월이 지나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바다에 아이의 넋을 띄욱 부모가 홀로 바다에 나와 우는 저 슬픈 등바닥을.가장 무서운 것은 과오를 잊는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잊기에 반복되는 역사다 무너져선 안 되는 정의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P259 오랜 저항 정사이 스며 있는 제주도의 지울 수 없는 상처는 현대사의 비극, 제주4.3항쟁이다 제주도를 하루아침에 '붉은 섬'으로 내몬 가장 참혹했던 역사의 바람이었다 국가 공권력이 동족끼리 적을 만들었던 야만의 시대, 광기의 시대이다
그날 이후, 한라산과 오름, 바다 어디든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절경마다 학살터 아닌 곳이 없다
제주 4.3 연구소 소장 허영선 시인이 제주와 4.3에 대해 써온 글들을 묶은 책이다 7년 7개월 동안 3만 여명의 제주도민 희생된 역사의 비극
4.3 71주년 제주의 역사와 자연 등 그 모든 것들을 담았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노란 표지, 빨간 동백꽃은 제주의 4.3의 상징 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섬 제주의 아픈 역사, 막연하게 알고 있던 제주 4.3 사건의 진실을 들여다 보니 읽는 내내 먹먹하고 아팠다
''이게 어디 잊어불 일이야"
7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그날들의 기록
P27 전혀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을 살았습니까. 그렇게 살았던 적 있습니까. 그럼에도, 다시 봄날입니다 묻혔던 진실의 봄이 왔고, 봄은 침몰하지 않았습니다 덧없이 사라진 목소리들이 노랑노랑 복수초 속에 피어납니다 이토록 간결하고 짧은 봄의 나날에 조금 더 머물러 있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봄이 몇 센티미터쯤은 누적됐을 저 높은 담벼락에도, 닿지 못할 당신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