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어가는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
둘 사이를 오가며 마지막 온기를 전하려는 한 남자

결혼식을 앞두고 만삭의 아내 카린을 급성 백혈병으로 잃은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의 기록으로 그의 첫 소설이자 실화이다

임신 33주, 태아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지만 카린의 독감 증상, 고열 , 기침 호흡곤란 증상으로 입원해 제왕절개로 딸 리비아를 출산하고 카린이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할 때까지의 긴박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의료 용어를 모르지만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다
실화이기때문에 더 슬프고 더 아프다
자세하고 꾸밈없이 담담히 써내려간 글과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어 아내의 삶과 죽음,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하다
지금 살아있음을 곁에 있는 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P78 전문의가 나를 부른다 방 안은 덥고 갑갑하다 투명한 에크모 관 하나가 카린의 쇄골 바로 위 목에서 늘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사타구니에서 뻗어 나와 있다 정원용 호스만큼 굵은 그 관을 통해 몇 리터나 되는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P365 너는 나를 보며 죽음 앞에 독특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현실 속에서는 모든 보호막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과 마주할 수밖에 없고, 어디선가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나는 그때 너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너는 이제 세상에 없는데. 그것은 의식을 초월한 무(無).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