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 김현의 詩 처방전 시요일
김현 지음 / 미디어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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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김현의 시로 쓴 마음처방전

P47 가까이에서 정답을 찾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나요? 오답이 아니라 정답만이 인생의 항로를 결정해줄 수 있다고 배우고 있나요? 매사 흐리멍덩한 사람보다 약삭빠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듣고 있나요? 하지만 모주가 가까이 있는 것만을 보려고 했다면 망원경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테고, 별과 별을 이어 별자리를 상상한 이도 없었을 테고, 모험을 시작하기 위한 지도 또한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달이 등장하지 않는 시의 목록은 얼마나 심심한 것이었을까요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먼 곳에서 더 가까운 나를 찾기도 하는 법입니다 당신 자신을 먼나무 한 그루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P97 제가 몇번의 '첫 이별'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우리는 이별할 때 비로소 하나의 연애를 완결하게 된다는 겁니다 두 사람이 한채의 집을 쌓아 올리는 것도, 그 집을 허물어 상대방이 챙겨 가지 않는 벽돌을 하나씩 들고나오는 것도, 그 벽돌만 한 마음의 구멍을 창문 삼아 나와 타인의 마음을 내다보기 위해서지요 마음이 벽돌 같던 순간과 마음에 벽돌이 떨어진 순간과 마음의 벽돌을 바라보는 순간과 마음의 벽돌이 사라진 곳을 쓰다듬는 순간이 '그래봤자, 첫'입니다

모든 이별은 옳아요 모든 이별은, 옳아요 모든 이별은 모든 사랑의 다름 아닙니다

P118 말은 못할 때보다 못 들을 때 더 무서운 겁니다

P191 사람은 사람에게 기대며 사는 존재라지만 그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 수 없지요

P208 산다는 것 살아 있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위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요일 독자들의 사연에
위안이 될 수 있는 한편의 시와
작가님이 건넨 위로의 산문

좋은 시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시는 좀 어려워서 즐겨 읽지 않기도 했지만 이 책에 수록된 시 진짜 좋다
알고 있던 시가 한 편도 없다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사연들에 김현작가님의 처방시와 처방전
읽고 있으면 따뜻해진다
흐뭇한 엄마 미소 지으며 읽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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