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 사용법

P55 그 사람의 사진이 갖고 싶어서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꼭꼭 숨겨야 해서 기꺼이 친절을 베풀던 그때 마음을 숨기지 위해 내내 웃어야 했던 적이 있어요

P71 걱정 많은 고슴도치는 우리와 닮았어요 다가가기에는 거절이 두렵고, 홀로 있기에는 너무 외로운 우리. 관계에 지쳐 혼밥을 먹으면서도, 기어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좋아요'를 기다리는 마음

P95 우리 말에 '속상하다'라는 절묘한 표현이 있죠 내 몸속이 '상한다'라는 뜻인데 괴롭고 슬픈데도 눈물을 밖으로 밀어내지 못하면 몸속의 울음이 우물처럼 고여 섞을 수 있다는 뜻일 거예요 그렇게 보면, 속이 쓰릴 때 나오는 위산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이라는 코르티솔도 어쩌면 눈물의 다른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은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맑은 날만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죠 비 온 후, 우리가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일 거예요

P102 살면서 많은 장애물들에 부딪혔어요 돈이 더 있었다면, 외국어를 잘했다면, 나이가 조금 더 어렸다면, 아파트 대출금을 갚는 대신 나를 위해 월급을 쓸 수 있었다면, 더 먼 곳까지 갔을텐데, 지금보다 다 괜찮은 사람이 됐을 텐데 하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하지만 늦잠을 자고 허둥대다 티셔츠를 뒤집어 입고 출근했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 줄 앞에서 깨달았어요
바로 그 장애물 자체가 내 삶이라는 걸요

P112 갈등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건,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할 때, 나의 다름도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P129 섭씨 99도가 되어도 물은 절대 끓지 않아요 나머지 1도가 더 필요하니까요 우리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느낀 깨달음이 하나 더 있어요
한 번만 하는 웨이트 운동 같은 건 세상에 없다는 거죠 무조건 3세트, 5세트씩은 반복해야 합니다 반복의 반복이 이어지죠 지루함을 견뎌야 하는 겁니다

진정한 재능이란 지루한 반복을 견디고 지속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지구인에게는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듯한 책 속에서 일상에서 깨달은 것들을 언니가 옆에서 이야기해주는듯한 책 우울하고 스산한 비오는 날에 마시는 라떼처럼 따스한 글이다
한강의 <가만 가만 부르는 노래> 책 속 구절 또 '기도는 나에게 건네는 위로'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사랑, 이별, 일, 인간관계 등 가까운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너무 애쓰지도 말고 느리게 또 느슨하게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남보란 듯이 말고 나 보란 듯 (쫌) 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