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경영학 - 리더가 알아야 할 모든 것
김영수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동양고전에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기이다.

사기가 비록 중국 역사서이지만 왠지 남들 이야기 같지가 않다.



우리들은 태어날 때부터 누적되는 직 간접적 경험 속에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찾으며 과거를 통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아기가 말을 배우고, 걸음마를 배우는 것 조차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어떤 개인의 삶 속에서, 또는 어떤 국가의 역사 속에서도 매 한가지로 잘하고, 잘 못했던 것을 찾아 잘못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며, 잘 된 일들은 재현되기를 바래는 맘 또한 우리들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사기는 중국의 3000여 년 역사를 정리한 책이며, 춘추전국시대를 주름잡았던 영웅 호걸들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온갖 군상들의 치열함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연속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과 여운을 함께 남겨주기도 한다. 더불어 책 속에서 지혜를 배울 수도 있다.



우리 실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고사성어조차도 사기에서 유래된 것이 많이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기에서 전해져 오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많이 인용하게 된다. 그만큼 중국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아마도 동양 문화권에서 중국이 차지했던 비중이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요즘에는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저들의 역사 속에 편입시키는 야욕을 그대로 드러내며 진행하고 있음을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들의 역사를 알고 거기서 중요한 교훈을 찾아 배우고 행함으로써 개인의 자질과 역량을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국위선양과 국력에 보탬이 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처럼, 중국을 제대로 알려면 그들의 역사도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경영전략 편에서는 전략 없는 전쟁은 필패임을 가르치고,

둘째, 인재경영 편에서는 사람이 모든 것임을 가르치며,

셋째, 리더십 편에서는 리더십이 기업의 흥망을 결정한다고 점을 말하며,

넷째, 조직관리 편에서는 조직관리 없이 천하 제패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소진과 장의에 의한 합종과 연횡에 관한 경영전략으로 중국의 통일 기반을 닦았던 전략들과 진나라에서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 왔으나, 진나라에서는 관심 밖에 있는 자초라는 인물을 진나라로 돌아가 왕으로 만들고, 그 아들을 진시황제로 만든 전설의 장사꾼 여불위에 관한 내용이다.



지금으로부터 2천200여년 전에 있었던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보자.

아들 : 아버지, 땅에다 농사를 지으면 이윤이 최대 얼마나 남겠습니까?

아버지 : 잘 하면 10배쯤 되겠지.

아들 : 보석 따위를 팔면 어떻겠습니까?

아버지 : 100배쯤 남지 않겠니?

아들 : 그렇다면 누군가를 왕으로 세우면요?

아버지 : 그야 따질 수 없지.

아버지의 마지막 대답과 함께 아들은 싱긋이 웃었다.



바로 이것이 여불위와 그의 아버지 사이에 오간 말이라 한다. 대화 속에서 이미 짜릿한 비범함이 철철 넘침을 느낀다.



한가지 더,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뜻하는 관포지교에 대해서 흥미로운 부분을 알게 되었다.

“환공은 기런 관중을 압송하라고 요구하면서 관중의 시체로 포를 떠서 젓갈을 담글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 무지막지한 말은 해서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관중을 무사히 압송하도록 하였고, 제나라에 들어서자마자 친구 포숙이 극진한 예로 마중을 하여 훌륭한 수레에 옮기고 환대하여 재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활을 쏜 장본인을 재상으로 발탁하는 환공의 대담함. 그리고 “제나라 하나만을 다스리려면 저 포숙 하나로 충분하지만, 천하 제후들을 호령하는 패주가 되시고 싶다면 관중이 없으면 안 됩니다”라고 하며 관중이 자신보다 나은 이유를 들어 환공에게 관중을 노나라에서 무사히 데려와 재상으로 발탁하게 했던 관중.



어렵지 않게 와닿는 내용들에서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던 책. 왜 “사기”를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역사서라고 하는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천필독서 최고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지를 알게 해 준다.



곁에 두고 싶은 한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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